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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4년내 붕괴하는 다섯가지 이유


입력 2011.12.22 11:53 수정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핵심계층 고립-우상화 실패-개방화 필연-도발후 응징

북한은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에 성공한 후 4년 이내에 붕괴한다. 이렇게 단언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핵심계층이 고립화될 수밖에 없다.

3대 세습이 진행되면 북한 인민들이 자신이 공화국의 인민이 아니라 전제 군주국의 신민(臣民)으로 확실하게 인식하게 된다. 이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다.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만을 앞장서서 잠재워 주는 견고하고 대규모의 핵심지지 세력이 필요한데, 3대 세습체제로의 이행은 "3대 세습체제를 두둔 하는 사람 = 정신나간 사람" 이런 당연한 도식이 먼저 들기 때문에 체제를 두둔해 줄 사람들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된다. 핵심계층의 왕따현상 즉 고립화가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체제유지를 위한 사상교육 등이 먹혀들기 힘들다. 현재 공산국가에서 3대까지 세습한 성공한 국가는 없다. 자본주의 국가를 포함해도 2대 세습에 성공한 나라도 북한, 싱가포르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두 국가의 공통점은 윗세대와 기득권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충효를 강조하는 봉건유교문화가 뿌리 깊었던 나라다. 하지만 이 문화도 권력이 3대에 까지 이어지면 효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정도로 21세기는 개방화, 다원화, 개인주의화되었다.

둘째 김정은 우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화폐개혁의 실패를 시작으로 급격하게 몰락한 북한 경제는 필연적으로 개방화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좌파정권이었던 김대중 노무현정부의 대북지원까지 끊긴 상황에서 몰락하지 않으려면 개방화 이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게다가 김일성과 김정일은 십년 이상의 오랜 기간에 걸쳐 인민들을 우민화시킨 우상화로 정권유지에 큰 도움을 받았지만 김정일의 급사로 김정은 우상화를 진행할 시간적인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김정은 우상화는 앞으로도 불가능하다.

우상화를 하려면 과거 행적 중 전설로 미화할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 데 김정은의 경우는 이것조차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상화는 비웃음만 사게 된다. 김정일이 살아있다면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작업을 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최상위 권력자들을 차례로 제거할 수 있지만 김정일이 너무 일찍 죽는 바람에 이런 방법 또한 불가능하다.

셋째 개방화가 진전될수록 체제는 붕괴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북한 인민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방안은 짧은 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재 북한의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판단하면 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 유일한 방식은 개방화 뿐이다. 뚜렷한 성과가 없어도 최고 권력자의 결정만으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확실한 변화를 실감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또 이것이 김정은이 무사히 천수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개방화가 진행될 수록 점점 체제는 붕괴된다. 하지만 이 경우 김정은은 살아 남을 수 있다.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개방)를 추진한 결과 소비에트 연방이 급격하게 붕괴되었지만 무수한 인민들에게 자유를 주었고 동시에 자신도 살아 남았다. 권력을 장악하는 김정은이 이 길을 거부하고 폐쇄적인 체제를 고집하다가는 얼마 못가서 북한 인민은 물론 결국 자신까지 불행해질 것이다.

김정은은 공산국가의 최고 권력가들 중에 너무나 어린 나이에 권력을 잡았다. 그에게는 김일성 김정일이 가졌던 가공된 카리스마조차 없다. 김정은은 장기독재를 성공시킬 기반이 아예 없다. 여기서 그가 갈 길은 두가지다.

불가능한 장기독재를 획책하다가 근근이 몇 년 동안 권력유지에 성공하다가 폭발한 민심에 의해 카다피 처럼 처형당하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개방화로 과거와 확실히 달라졌음을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인민들의 환심을 산 후에 자신도 살 길을 모색하는 방안이다.

북한의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개방을 하든 안하든 북조선인민공화국은 붕괴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수십만 대가 넘는 휴대폰이 북한 인민들의 손에 있는 이상 과거처럼 폐쇄체제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남한과 미국 등 자본주의 국가들에 대해 북한 인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고 하겠지만 이미 자본주의화를 진행한 후 눈부시게 발전해 가는 중국까지 방어할 수는 없다.

넷째 김정은의 나이도 중요한 변수다.

독재국가에서 독재 권력자는 그 국가의 핵이자 모든 변화의 원동력이다. 김정은은 불과 28세다(27세라는 설도 있다). 이는 무분별한 모험을 하지 않게 하는 요소가 된다. 게다가 그가 무모한 선택을 하기에는 자신의 연령대가 같은 파워 엘리트들이 없다.

김정일과 이익을 공유했던 혁명 2세대들도 죽었거나 살아남은 사람은 전부 80대 중반이 넘었기에 곧 죽는다. 김정은은 자신과 이익을 공유할 계층조차 빈약하다. 이는 권력 장악에 성공하더라도 오래 갈 수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권력을 잃은 자신의 형 김정남도 외국에서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자연스러운 가르침이 된다. 김정남이 권력에 집착했다면 벌써 비명에 갔을 것이다. 김정은의 남은 생애는 50년이나 된다. 3~4년 철권통치의 대가로 카다피 같이 비극적 최후를 맞는 뻔한 선택을 하지는 않으리라 본다. 개방화는 김정일이 자행한 폭압정치의 죄를 벗어던질 수 있는 길이며 그로 인해 자신도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최악의 경우 망명을 하면 된다. 하지만 폭압정치의 연장을 꾀하면 비상구조차 막힌다.

다섯째 김정은이 도발한다면 미국은 그를 후세인처럼 죽일 것이다.

미국이 두 번이나 전쟁을 치루며 많은 희생을 치루었음에도 이라크 전쟁은 끈질긴 저항을 받으며 지속됐다. 전쟁으로 산업시설이 폐허가 되고 경제가 망가지면 이라크 국민들이 봉기해서 후세인을 실각시킬 것이라는 예측은 착각이었다. 미국은 후세인에게 수백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후세인의 목을 구하는 전략으로 수정했다.

그렇게 오래 끌어 온 전쟁이 단 한 명의 자연인 후세인이 죽자 정리되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세계 독재국가에 대한 미국의 외교 전략은 그 독재자의 제거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래서 카다피와 빈라덴도 죽이는 전략을 폈다. 이 두 인물이 죽자 많은 것이 정리되었다.

만일 북한이 남한에 도발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무엇보다 김정은을 죽이는 방법을 전방위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김정은이 죽는 순간 전쟁은 끝난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상황을 종료시키는 방법이다. 이런 점은 모든 독재정권의 속성이다. 북한의 도발은 결국 김정은이 자신의 목을 베는 순간을 앞당기는 일일 뿐이다. 이것 또한 북한정권의 붕괴를 의미한다. 물론 남한을 떠보기 위한 사소한 도발은 한 두 번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어리석은 짓은 결국 개방화를 할 수 있는 여지마저 봉쇄시키고 김정은이 천수를 누릴 가능성까지 확실하게 없애는 길이다.

또 김정은은 권력의 독배를 물려받았다.

그가 물려받은 권력의 술잔에는 향기로운 술이 아니라 치명적인 맹독이 들어 있다. 마시는 순간 비명에 가는 길 밖에 없다. 그가 사는 길은 술잔을 비우고 개방화로 채우는 길 뿐이다. 개방에 박차를 가하는 것만이 북한 인민들이 억압과 배고픔에서 해방되고 김정은 자신도 살 길이 열린다.

필자는 역술가도 점술가도 아니다. 하지만 필자가 여태껏 한 예측은 다 들어 맞았다. 과거 민주노동당이 정치계에 등장할 때, 그 의석 수 까지 정확하게 맞추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퇴임시에 30억원 이상 들고 나가면 비극적 최후를 맞을 것이라는 예언도 맞추었다.(필자 칼럼 <노무현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조건-브레이크뉴스, 2006.03.21)

이때 필자는 북한정권이 3대 세습을 획책하고 이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모든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할 때 이 방법 밖에 다른 묘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때 3대 세습이야말로 북한 정권의 붕괴하는 시한폭탄이 작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 기간은 길게 잡아 7년이라고 했다.

김정일이 급사함으로 해서 세습의 시기가 엄청나게 앞 당겨졌고, 그 당시의 상황보다 더 취약한 상태에서 세습을 하는 관계로 붕괴 시나리오도 더 급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결론을 도출한 건 여러 데이터와 앞으로 전개될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결합해서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다. 현재의 북한은 폐쇄체제를 고수하든 개방화의 물꼬를 틀든지 상관없이 붕괴할 것이다. 폐쇄정책을 쓰면 머지 않아 탈북자나 북한의 해외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북한 자유화를 위한 망명 정부도 생길 것이다.

이런 저런 점을 종합하여 길게 잡아도 4년 정도다. 북한의 붕괴는 필연적으로 남한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다. 홍수를 막는 방법은 댐 건설 밖에 없다. 북한의 붕괴를 상수로 받아 들여 이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건 향후 민족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문제다.

무상급식이나 반값 등록금 정책보다 훨씬 중차대한 것이기에 하루 빨리 통일세 등을 신설해서 이 충격을 완화시키면서 우리 민족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한 준비에 만반을 기해야 할 때다. 북한 붕괴에 대한 준비는 아무리 빨라도 이미 늦어진 상황이 되었다.

글/김휘영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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