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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는 불세출의 천재, 비교 대상조차 없다”


입력 2012.03.31 11:32 수정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가 보는 배우의 조건

“한국배우 뛰어나지만 프로 정신 아쉬워”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왼쪽)와 배우 조승우.

“조승우는 천재이기 때문에 열외로 해야 합니다.”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53)는 대표적인 한국 뮤지컬 1세대 프로듀서다. 그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에비타’ 등의 대작들을 히트시키며 한국 뮤지컬의 산업화를 이끈 공연계 미다스손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성악가이자 연극배우였고, 뮤지컬배우이자 안무가였다. KBS 상임안무가를 거쳐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 피날레의 안무를 책임진 주인공이 바로 설도윤 대표다. 그만큼 뮤지컬 작품과 배우를 보는 안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뮤지컬은 음악이 제일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해야 하죠. 그렇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배우의 진정성입니다.”

최근 논현동에 위치한 설앤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진정성’을 꼽았다. 그리고 가장 먼저 조승우(32)를 언급했다.

그런데 ‘진정성’을 설명하기 위해 조승우를 언급한 건 아니다. 뮤지컬 배우로서 조승우는 모든 것을 뛰어넘은 천재이기 때문에 평가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거다. 한 마디로 비교 대상조차 없다는 것.

“조승우는 타고났기 때문에 열외로 해야 합니다. 어느 분야건 천재들은 이미 다르기 때문에 열외로 할 수밖에 없어요.”

설 대표는 조승우 외에 ‘딱 이 배우야’ 하고 떠오르는 배우는 없다고 했다. “과거에는 남경주, 최정원 같은 배우들을 높이 평가했었다”는 그는 “지금도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있지만 아직은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미 실력들은 다 갖췄어요. 다만 연기의 철학, 연기의 인생, 연기의 사상 등을 가진 배우가 드물다는 거죠. 좀 더 깊고 넓은 연기를 하기 위해선 연기자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연기자가 될 것인가,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 등의 고민들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너무 가벼워요!”

브래드 리틀은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에비타’에서 후안 페론 역과 앙상블을 번갈아가며 소화하고 있다.

설 대표는 배우 브래드 리틀을 예로 들었다. 브래드 리틀은 브로드웨이에서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으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른 배우다. 국내에서도 ‘지킬앤하이드’ ‘천국의 눈물’ 등에 출연하며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5년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내한공연 당시 ‘팬텀’ 또한 브래드 리틀이었다.

설 대표는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에비타’가 새롭게 공연 중이다. 그런데 그 유명한 브래드 리틀이 앙상블을 하고 있더라. 과연 우리나라에서 인정받고 대단한 배우가 앙상블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브래드 리틀은 당초 ‘후안 페론’ 역으로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안 페론’ 역과 앙상블을 번갈아가며 소화하고 있다. 그나마 ‘후안 페론’ 역은 다른 작품에 비해 그리 비중이 큰 편은 아니다. 설 대표는 “이런 게 바로 ‘배우정신’이다”고 강조했다.

설 대표는 “한국 배우 대다수가 출연료나 유명 작품에 지나치게 휩쓸려 다니는 감이 있다. 진정으로 훌륭한 배우들이 지금부터라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게 배우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그런데 받은 사랑만큼 보답을 했으면 하는데 아직은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설 대표는 오는 5월 31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되는 뮤지컬 ‘위키드’ 오리지널 팀 내한공연으로 또 한 번 흥행신화에 도전한다. 뮤지컬 ‘위키드’는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9년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흥행 대작이다.

설 대표는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이 뮤지컬 산업화를 이끌었듯 ‘위키드’가 한국 뮤지컬계의 흐름을 바꾸는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 ‘위키드 카드’ 쥔 설도윤…그가 꿈꾸는 뮤지컬 제2막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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