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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벼룩 간 빼먹는 야만적 정치공작"


입력 2012.09.01 10:00 수정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인터뷰>"의원 몇사람 데려간다고 민심 따라가지 않아"

"박근혜 통합행보? 정치적 제스처…안철수 출마 밝혀야"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는 잠재적 대권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 행보와 관련, “지금도 늦었지만, 하루 빨리 국민 앞에 본인이 대선정국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최근 <데일리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안 원장 본인이 어떤 결심을 하느냐는 것은 완전 미지수다. 현재는 모든 게 애매모호해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안 원장의 ‘룸살롱’ 파문과 관련, “누구도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면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도 다 사람이다 보니 흠도 있고 과오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게 있을 때는 솔직하게 국민 앞에 얘기하고 용서를 받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건의) 본질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젊었을 때 누구나 몇 번 (룸살롱에) 갈 수 있는 일이지 않겠느냐”면서 “그러나 공직, 특히 대통령직에 나가려고 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용서받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론, “대통령이 된 사람도 거짓말을 하면 용서받지 못하지 않느냐”며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에 쫓겨났는데 그 때 문제가 된 것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됐느냐가 아니라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안 원장을 매개로 한 민주통합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은 지역패권과 냉전적인 진보·좌파의 이념 틀 속에 아직도 갇혀 있다”며 “독자적인 제3세력이 민주당고 연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보수대연합론과 관련, “지금은 현실적인 단계가 전혀 아니다”면서도 “앞으로 대선 정국이 진행되면서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순간이 올 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보수대연합은) 연합의 주체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해야 하고, 연합의 필요성이 있어야 하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의명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3가지 조건을 제시한 뒤 “이 조건들이 성숙돼야만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에 대해 “앞으로 국민의 여망을 어떻게 받드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등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에 대해선 “정치적인 제스처로, 그런 것이 바로 국민대통합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평가절하했다.

다음은 이인제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 취임하신지 3개월 정도 됐다. 그동안의 소회는?

"당이 정체성을 더 확대·강화하고 당의 좌표를 잘 설정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만 주권당원 운동을 활성화해서 당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민생과 통일이라는 양날개 활동을 더 확고히 해 나가는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 취임 직후 당내 통합을 강조했는데, 당내에선 여러 가지 목소리들이 나온다.

"전당대회 때부터 당을 와해시키려고 하는 세력들 일부가 지금도 이런 저런 고소·고발을 해서 수사과정에 있다. 대선 정국이라는 큰 파도 속에서 우리 당이 현재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동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당은 양대 패권세력을 반대하는 모든 정치시민 세력과 연대해서 범국민적으로 독자후보를 내기 위해서 지금 노력하고 있다. 대선을 통해 당이 더 건강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이명수 의원 등이 탈당을 선언했는데.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때부터 탈당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사람이다. 함께 계속 가자고 설득해 왔는데 갑자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탈당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성적으로 정도에 맞게 행동해 주길 바랐지만 그렇지 못했다. 정치는 국민을 보고 하는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을 것이다.”

- 이 의원 등에 이어 줄지어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데.

“대선을 앞두고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느냐. 그러나 의원 몇 사람 데려간다고 국민의 민심이 따라가는 게 아니다. 야만적 정치공작을 하면 민심은 기대와 달리 반대로 가게 돼 있다.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

- 이 의원 등의 탈당에 새누리당이 연루돼 있다고 보나.

“탈당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고,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집단 탈당해서 집단으로 간다는 것은 그 당과 사전에 협의를 하지 않고선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 생사에 기로에 있는 작은 정당을 흔들어서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처럼 하느냐. 정치도의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정치공작이자 파렴치한 행동이다.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중대한 시기에 정권을 잡아보겠다고 하는 쪽에서 이렇게 공작한다면 참 불행한 일이다.”

- 독자후보를 낼 생각이냐.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지만, 앞으로 대선정국에서 어마어마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니 불가능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 안 원장과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데.

“아직은 모두가 다 미지수다. 그분들이 아직 분명한 결정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그 분들이 우리당과 결합할지도 미지수다. 우리는 지금 국민과 함께 제3후보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지, 우리가 독자적으로 누구하고 손을 잡고 바로 후보를 내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 두 사람의 장점은 뭐라고 보나.

“우리는 양대 패권세력, 만날 싸움만 하는 낡은 정치를 거부하는 국민들과 함께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우려고 하는 것이다. 그 분들은 양대 제도 정당에 물들어 있지 않은 분들 아니냐. 그게 그 분들의 유일한 장점이다.”

- 제3후보 가운데선 안 원장이 유력하다.

“그것은 하나의 현상이다. 안 원장 본인이 어떤 결심을 하느냐는 것은 완전 미지수 아니냐. 그러니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지금도 늦었지만, 하루 빨리 국민 앞에 본인이 대선정국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 정치권에선 안 원장을 야권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도 야당이다. 그 분은 아직 정당 소속도 아니고 본인이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아니다. 야권이라고 하는 것도 부정확한 표현이다.”

-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안 원장과 선진통일당의 정책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안 원장의 책이 나왔다고 하지만, 정치적인 실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객관적으로 나와 있는 것도 없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 다만 느낌으로는 사회경제 문제에 있어선 리버럴한 분인 것 같고, 국가 안보 등에 있어선 비교적인 우파적인 성향에 있다고 느끼고 있다. 그런데 그것도 본인이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해야 실체가 드러나고 뭐라고 말할 수 있는데, 현재는 모든 게 애매모호하다.”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 안 원장은 정치적 지지기반이나 정치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정치적인 힘은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결심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와 국민이 거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진다. 미리 이렇다 저렇다 단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 국민의 힘이 동반된다면 그 결과는 아무도 단정할 수 없다.”

- 최근 북한인권법을 대표 발의했다. 안 원장으로 인해 대선에서 북한인권법 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민주통합당과 손을 잡아야 할 상황이 온다면.

“제3세력은 민주당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민주당은 지역패권이라든지, 냉전적인 진보·좌파의 이념의 틀 속에 아직도 갇혀 있다고 우리들은 보고 있다. 지금 독자적인 제3세력이 민주당과 연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안 원장을 둘러싸고 ‘룸살롱’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웃음) 젊었을 때 몇 번 (룸살롱) 누구나 갈 수 있는 일이지 않겠느냐. 본질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공직, 특히 대통령직에 나가려고 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용서받기 힘들다. 대통령이 된 사람도 거짓말을 하면 용서받지 못하지 않느냐.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는데 그 때도 문제가 된 것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 됐느냐가 아니라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도 다 사람이다 보니 흠도 있고 과오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게 있을 때는 솔직하게 국민 앞에 얘기하고 용서를 받는 게 올바른 태도다. 하지만 누구도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

- 정치권에선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가면 안 원장이 주저앉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는 어떤 얘기도 할 수 없다. 안 원장이 어떤 결심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출마를 안 하겠다고 하면 다 끝나는 얘기 아니냐. 출마하더라도 ‘독자적인 세력으로서 양대 세력과 별개로 정치개혁의 길로 끝까지 가겠다’고 하든지, 아니면 어디하고 손을 잡으면 손잡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검증은 그 때의 문제 아니겠느냐.”

- 새누리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특별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국민의 지지가 제일 높다. 앞으로 국민의 여망을 어떻게 받드느냐에 따라서 성공여부가 갈릴 것이다. 남의 당 후보니까 내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입장에 있지 않다.”

- 최근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행보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국민대통합은 정치적인 제스처를 갖고 도달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국가적인 비전이나 목표 등을 선명하게 제시하고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켜야만 국민대통합이 가능한 것이다.(박 후보의) 그런 행보가 바로 국민대통합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나의 정치적인 제스쳐다. 그러나 그런 것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국민들한테 주고 싶어하는지,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 당내에선 여전히 보수대연합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당 안에선 당의 진로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고민들이 많이 있어야 되고, 또 있다."

- 보수대연합에 대해선?

“지금은 현실적인 단계가 전혀 아니다. 앞으로 대선 정국이 진행되면서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순간이 올 수는 있을 것이다.”

- 그런 순간이 온다면 결단을 내릴 것인지.

“모든 게 상대적인 것이다. 우선 연합의 주체들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연합의 필요성이 있어야 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의명분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이 성숙돼야만 현실적으로 보수대연합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성숙되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자꾸 서둘러서 얘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우리 당은 현재로선 ‘독자성과 정체성을 더 강화해 나가고, 국민과 함께 독자적인 후보를 만들어낸다’고 하는 것이 전부다.”

- 올 연말 대선의 시대정신은 뭐라 보는지.

"우리 사회 내부의 모순이 극도로 격화돼 있다. 실업대란, 중산층의 붕괴, 급속한 노령화 등 우리 사회 내부의 모순을 격화시키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대응하고 처방해서 상황을 돌파해 나가느냐는 것이 이번 대통령이 감당해야 될 제일 큰 책무 아니겠느냐. 또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위기, 유럽의 재정위기 등이 세계적인 불경기를 급속히 심화시키고 있고, 여기에 에너지 위기, 식량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이런 거대한 시련과 도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도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이 직면하고 있는 임무가 아니겠느냐.

그런데 지금 현재 양대 정당에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분들 입에서 나오는 얘기는 ‘세금을 더 걷어서 어떻게 복지를 확대하겠다’와 ‘재벌을 개혁해서 어떻게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두 가지 밖에 없다. 나는 이분들이 과연 우리 사회의 국민들이 앓고 있는 병이 무엇인지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지, 또 우리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세계적인 도전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고 있는가 걱정이 많이 된다."

- 제대로 된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냐.

"다들 너무 한가한 얘기만 하고 있다. 재벌 그룹들, 대기업들은 생존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초비상경영 체제로 들어간 지 이미 오래됐다. 물론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도 필요하지만 순서가 있는 게 아니냐. 우리나라와 국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세계적인 도전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리 사회 내부의 실업대란·중산층 붕괴·급속한 노령화 등은 무엇으로 돌파할 것인가를 말하는 사람이 없다. 성장의 원천이나 동력을 확충하지 않고선 (세계적인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 내가 볼 땐 통일이 1~2년 안에 갑자기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확실한 돌파구는 통일 밖에 없다. 그런데 통일을 말하는 사람도 없다. 답답한 상황이다.

양대 정당은 지역감정과 시대적으로 시효가 지난 냉전이념을 갖고 싸우고 있다. ‘어떻게 하면 민생과 민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는 것을 놓고 시각이나 방법의 차를 갖고 경쟁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우리 정치에서 보수나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은 국민을 더 잘 살게 하고, 나라를 더 잘 되게 하기 위해서 정책이나 전략, 방법 등을 갖고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부정하고 공격해서 반사적 이익이나 보려고 하는 냉전 논리에 빠져 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 되고 싸움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런 정치는 싫다’고 해서 정치와 아주 무관한 한 교수한테 기대를 모아주고 있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 지금 논의되고 있는 재벌개혁이 ‘대기업 때리기’라는 지적이 있는데.

"모든 게 다 그림자가 있지 않느냐. 재벌기업, 재벌 경제라는 것이 국가 사회에 가져온 좋은 결과도 많이 있지만, 부작용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부작용은 우리가 꾸준히 고치고 개혁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훨씬 더 절박한 우선순위에 있는 과제들이 너무 많이 있지 않느냐. 그것은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재벌 때리기를 완전히 포퓰리즘적인 방법으로, 국민들의 불평과 불만을 그쪽으로 돌려서 표를 얻어 보겠다는 의도를 갖고 접근한다면 이것은 마치 소의 뿔을 고치려다 소를 죽이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

- 새누리당 쇄신파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등에선 대기업 지배구조를 건드리려고 하는데.

"그런 움직임을 내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문제, 더 우선순위가 급한 문제를 말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또 경제민주화도 과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지, 포퓰리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혁을 말한다면 정치부터 개혁해야 되지 않느냐. 본인들이 가장 국민으로부터 지탄받는 나쁜 정치를 하면서 자기개혁, 자기혁신에 관해서 말하지 않고 다른 분야 개혁을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아니냐."

-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개헌이 언급된다.

"정치개혁을 얘기하면서 자꾸 ‘공천비리와 친인척 비리를 내 의지로 없도록 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대통령 개인의 의지나 노력으로 되는 일이냐. 그건 낡은 제도나 틀, 문화에서 자꾸만 생겨나는 것이다. 음습한 곳에선 아무리 닦아내도 곰팡이가 계속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와 틀을 고쳐야 한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는 시대에 맞지 않는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어떻게 분권형으로 고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내가 제왕적 권력의 자리에 가면 내 의지로 부패나 비리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또한 당이 상향식의 완전한 대중적인 민주 정당의 구조로 바뀌고, 정당 문화를 바꾸면 공천비리가 있으라고 해도 있을 수 없다. 당을 어떻게 민주적인 대중정당으로, 과학적인 정책정당으로, 공천도 완전히 당원대중이나 일반 시민대중 뜻에 따라 상향식으로 민주적으로 하겠다는 개혁의 비전과 목표, 전략을 내놔야 한다. 그렇게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

- 최근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논의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잠시 동안 침묵) 그것은 진정한 개혁을 통해서 국민으로부터 정치의 신뢰를 획득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국민의 질타를 벗어나기 위한 잔꾀에 불과한 것이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은 그것을 남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단순한 자연인이 아니라 수많은 유권자들의 주권의 위임을 받아서 국민을 대신해 국가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 아니냐. 그런데 제도적인 권력인 일개 사법권력이 그냥 덜커덕 구속을 해서 감옥에 가 있으면 위임받은 국민의 주권행사가 멈춰버리기 때문에 그 최종적 판단을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그게 왜 나쁜 제도냐.

그것을 정당이나 국회의원들이 나쁜 의도로 악용한 게 문제다. 악용을 안 하겠다는 것은 천번만번 약속해야 되지만, 그 제도 자체를 없애버리겠다고 하면 유죄가 확정돼서 감옥에 가기 전에 장기간 동안 주권행사를 못하는 유권자들은 어떻게 되느냐. 본질과 현상을 완전히 혼동한 접근이다."

-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놓고 논란이 많다.

"그것은 악용 아니냐. 나는 박 원내대표를 ‘구속해야 맞다’, ‘구속해선 안 된다’는 선입견 갖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박 원내대표가 주권의 위임을 받아 활동하는 국회의원이지만, 사법기관이 꼭 구속을 해야 되겠다고 하면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내 국회의원들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면 된다. 이전에 국회의원 2명에 대해 그런 절차를 밟아서 결정하지 않았느냐."

- 탈당한 이회창 전 대표와는 대선 정국을 앞두고 만날 계획이 있느냐.

"그런 필요성이 생기면 만나야 되겠지만, 현재는 그런 계획은 없다."

-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느냐.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우리 영토를 시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것이 정치쟁점화 돼 있는데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얘기해보면 이 대통령을 독도에 가게 만든 것은 일본 사람들이다. 일본이 계속해서 도발을 해 왔기 때문에 결국은 (이 대통령이) 쐐기를 박기 위해 간 것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해선 정파를 떠나 초당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강력히 지지해줘야 된다. 그런데 일부 정파들이 자기들 이해관계 때문에 다른 소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일본 사람들 주장에 동조하는 것 밖에 더 되느냐."

-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

"한·일간에는 비오는 날도, 바람 부는 날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일관계의 본질이 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쪽에서 보면, 일본 국민들이 여러 가지 장기간의 경기 불황 때문에 정치적 불만이 누적돼 있고 현재 집권세력들도 국민 지지가 바닥으로 가고 있으니 그런 것을 탈피하기 위해 정략적인 의도로 독도 문제를 시끄럽게 하는 측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독도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 영토다. 전쟁을 하지 않는 이상 일본이 무슨 짓을 할 수 있겠느냐.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한·일간 기본적인 관계는 손상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은.

"우리 당은 독자성과 정체성을 갖고 우선 당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나라를 위해 건강한 정권이 들어서야 된다는 목표를 위해 헌신을 해 나갈 생각이다."[데일리안 =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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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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