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표기 논란에 경영학 석사 학위증만 SNS에 띄워 해명
본보 입수한 학위증엔 '최고경영자과정' 표기 논란 여지
안철수측 "근거없는 논란에 일일이 대응해 올리진 않아"
'가위바위보, 하나빼기' 어렸을 적 자주 하던 놀이다. 양 손에 낸 것중 유리한 손 하나만 빼보이기 방식의 게임이다.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 캠프의 금태섭 상황실장이 최근 안 후보가 이수했다는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경영학석사 학위증을 SNS에 공개한 가운데, 이것이 마치 '가위바위보, 하나 빼기'같은 인상을 주고 있어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학력 부풀리기 논란을 집중적으로 받아왔던 경영학석사 부문의 학위증은 공개했지만, ‘같은 논란’을 받고 있는 공학석사의 그것에 대해서는 학위증을 선뜻 내놓지 않는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안 후보에게 제기된 학력표기 논란은 크게 두 가지 학위에서였다. 하나는 경영학석사, 나머지 하나는 공학석사.
경영학석사 부문에서는 안 후보가 정식 MBA냐, 아니면 일종의 최고경영자 과정인 EMBA(Executive MBA)를 이수했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었다.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서는 안 후보가 EMBA를 이수했으면서도 정식 MBA를 이수한 것처럼 표기했다며 비판하고 있으며, 이는 안 후보가 지난해 4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제출한 ‘교원 임용 후보자 조서’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임을 나타내는 ‘MBA for Executives Program’으로 표기한 부문 때문에도 해당 의혹의 신빙성을 더했다.
이에대해 안 후보측은 “해당 경영학석사 과정 정식 명칭 자체가 ‘MBA Program for Executives’로, 정식 MBA”라며 “입학할 때도 입학능력시험을 봐야하고 서류 전형만으로 입학이 허가되는 최고경영자 과정과는 전혀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즉, 이름 자체가 ‘최고경영자를 위한 MBA’이지 ‘최고경영자 과정’은 아니라는 내용.
공학석사 부문에서도 똑같은 논란을 받고 있다. 안 후보는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공학 석사(MSE)를 이수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것 역시 최고경영자 과정인 EXMSE 수료를 부풀리기 했다는 의혹이다.
금 실장은 1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공학석사도 역시 코스만 경영자에게 맞췄을 뿐이지 정식 학위 과정이고, 정식 공학석사학위”라며 일반 MSE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는 부분은 지금부터. 지난 11일 금 실장은 이들 석사 학위 2개 가운데 하나의 학위증 사진을 SNS에 띄웠다. 안 후보의 이름이 적혀있는, 이수과정의 명칭이 ‘MBA’로 적힌 와튼스쿨의 경영학석사 학위증이다.
금 실장은 같이 올린 글에서 “안철수 후보의 경영학 석사(MBA) 학위증 사진 파일입니다^^ 근거 없는 학위논란이 종결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썼다.
그러나 똑같은 논란을 받고 있는 공학석사 학위증은 17일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다만, 본보가 입수한 안 후보의 펜실베이니아대 공학석사 학위증에는 그의 공학석사 명칭이 ‘Master of Science in Engineering(Executives Engineering)’이라고 적혀있다. 글자 그대로만 해석하면 최고경영자 과정이라는 뜻이다.
안 후보측은 이에 대해 코스만 경영자에 맞춘 정식 MSE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학교측은 학위증에 MSE 표기 뒤에 괄호를 붙여 ‘(Executives Engineering)’라고 표기했다. 안 교수측의 주장대로 정식 MSE가 맞더라도 해명하는데 있어 여러가지 논란의 소지가 있어보인다. 안 후보가 서울대 교원임영후보자조서에 낸 학력 표기에도 'EXMSE program'라고 적혀 있는 상황이다.
결국 MBA로 표기된 경영학석사 학위증은 공개하면서도 불리하게 해석될법한 공학석사 학위증은 공개를 하지 않는 '속 보이는' 태도가 아니냐는 시선을 받을 소지가 있어 보이는 대목.
금 실장은 통화에서“학위증을 모두 대선 예비후보 등록할 때 선관위에 냈다. 논란이 있다면 선거법 논란이기에 (문제될 게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학석사 학위증도 SNS에 올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학석사학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근거 없는 논란에 일일이 (대응해) 올릴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필요하면 생각해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