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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광장에 휘날리는 태극기 물결


입력 2006.03.30 19:28 수정        

자유동맹국민연합, "친북정권 타도하자" 목소리 높여

노무현 정권을 규탄하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사수하기 위한 시민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30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태극기를 하나씩 손에 들고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언론협회, 나라사랑시민연대, 자유개척청년단, 뉴라이트청년연합 등의 시민단체가 연합한 자유동맹국민연합(상임의장)은 이날“노무현 정권은 반대한민국, 좌파정권”이라고 강력히 규탄하면서 “자유시장경제를 파괴하고 분배라는 허울을 내세우는 어리석은 정치지도자들의 실책과 독선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국가 정통성을 사수하고 친북정권을 몰아내자”고 주장했다.

고 이승만 대통령의 아들인 이희수 박사의 “북한 괴뢰 정권은 불법이며 우리의 정체성을 수호하자”는 개회선언으로 집회는 시작됐다.

“친북정권 타도하여 대한민국 사수하자” 격앙된 목소리로 외쳐

자유동맹국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건국사의 정통성 부정하는 모호한 정체성의 정권”이라고 노무현 정권을 규정하면서 “북한 조선 노동당의 남한 전위 조직인 ‘남민전’의 대한민국 파괴활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하는 것도 모자라 보상을 해주려 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활빈단 홍정식 대표가 구호가 적힌 문구를 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오늘 집회에서는 노 대통령이 며칠 전 실시한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도 도마에 올랐다.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정체성을 밝힌 노 대통령의 발언에 “좌파, 공산주의는 파괴의 논리이다. 노력한만큼 대가를 얻는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호도하지 말라”고 한결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민주화 운동본부 박상학 사무국장은 “나를 보고 조국의 배반자라고 친북세력들이 욕한다. 그럼, 그들의 수도는 평양인가. 북한 인권 유린과 탈법 행위에 눈감는 현 정부는 적화통일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날렸다.

인공기 불사르는 퍼포먼스로 전경과 마찰 빚기도

"이적단체와 친북단체 타도"를 외치며 인공기와 김정일 얼굴이 그려진 기를 불태우고 있다.
자유청년개척단 최대집 대표는 “연산군, 광해군이 패륜과 폭정으로 폭군이 된 반면, 노무현 정권은 세습 독재자 김정일 부자의 대량학살에는 입도 뻥긋 못하고 마당쇠처럼 굴종한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서 “국민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대통령은 지워졌다. 노 대통령은 불굴 적자의 적군이고 현대판 패주다”라며 “국민 저항권을 행사하여 조국 주권을 지켜내야할 때이다”라고 선언했다.

최 대표의 연설에 이어진 인공기 화형식 퍼포먼스로 전경들과의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김정일의 얼굴이 새겨진 인공기에 불을 붙이자 사태를 관망하던 전경이 뛰어나와 소화기를 뿌린 것.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태우자 곳곳에서 “이적단체의 국기를 태우는 것이 무슨 죄냐”는 야유와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나라당도 각성을 해야, 야당이 야당 역할 못하면 국민은 외면할 것

나라사랑노인회 임환성 회장(좌)와 자유개척청년단의 최대집 대표(우)가 "애국열사가 되자"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과거와는 달리 한나라당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졌다. 나라사랑 노인회 임환성 회장을 비롯해, 뉴라이트청년연합의 장재완 회장, 북한 민주화 운동본부 박상학 사무국장 등은 한 목소리로 “한나라당도 체제정비없이 안일하게 있다가는 다음번에는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사학법과 과거사 진상 규명에 대해 한나라당의 소극적인 대처를 불만족스러워 하는 가운데 “´Oldlight´는 좌파 수구꼴통이 만든 것이고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28청춘의 ´Newlight´"라며 ”정치인이 아니라 경험이 풍부한 진정한 인재를 육성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겠나”, 하나로 뭉친 민심

현 정권의 행보에 고조된 위기감은 현장에서 그대로 전해졌다.
국민대자보에는 노무현 정권을 강경하게 비판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국민대자보판에는 그동안 노무현 정권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적나라하게 표출되었다. 최근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 살해, 청와대 관계자의 친북성향과 간첩혐의를 성토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이번 집회는 꽃샘추위와 평일 오후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1500명 가량의 인파가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집회 초반에는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서울역 광장을 지나던 인파가 가세, 예상외의 인원이 결집했다. 특히 이번 집회의 광고를 신문에서 접하고 지방에서 올라온 중장년층이 많았던 것이 특징.

연천에 사는 농부라고만 밝힌 한 60대는 “우리는 월남전에서 젊은피를 희생하고 얻은 경제의 소중함을 아는 세대”라면서 “그러나 지금의 젊은 세대는 간첩활동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조직화되어가는 상황에 문제의식조차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기주(봉천동, 75세)씨는 “자식에게 피해가 갈까봐 함부로 말하지 못하겠다”면서도 “우리 손자, 손녀들도 아무것도 모르더라. 간첩은 북으로 돌려보내주는데 납북자와 국군포로는 왜 돌아오지 못하느냐, 우리가 북한의 하수인이냐”며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 날의 집회는 “대한민국 만세”, “자유민주주의 만세”, “자유동맹 국민연합 만세”의 만세 삼창으로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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