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연의 우리터, 우리 혼>개구쟁이들과 즐거운 한양도성 나들이
“이곳은 한양도성 4대문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숙정문입니다. 문루에서 바깥풍경을 감상해 보세요. 저 위로 보이는 곳이 팔각정이며, 성문아래 큰 기와집은 삼청각이라는 음식점입니다. 저 기와집에서 남북적십자 대표단의 만찬이 열렸던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지난 5월11일 오전 신록이 짙게 물든 서울 북악산 산잔등에는 30여명의 개구쟁이 초등학교 아이들과 엄마들이 한양도성 답사를 했다.
최근 ‘우리아이 첫 서울 한양도성 여행“ 펴낸 저자인 정선영 위례역사문화연구회 산하 현장체험주말학교 교장은 “한양도성에서 아이들과 엄마가 답사를 통해 우리 역사 바로알기에 동참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우리나라는 문화유산이 미래의 관광산업"이라고 말했다.
새벽 6시에 버스를 서너번 갈아 타고 왔다는 서산시 음암면에서 온 박옥자 씨는 이현빈, 현욱 남매를 데리고 가파른 성벽 길을 걸었다. "피곤하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보람된다"고 했다. 용인시 수지에서 온 이도형, 소은 남매는 산을 오르며 힘들어하는 엄마를 부축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도형 군은 정말 이성계 임금이 쌓은 것이 맞느냐고 호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은평구 진관동에서 온 은진초등학교 3학년 조민정 형제의 엄마인 정정윤 씨는 “우리 지역 문화유적에 대해 공부도 할 겸 아이들과 함께 걸어보자는 생각에 참가했는데 얘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북악산은 산세와 주변풍경도 참 아름답네요. 아이들이 나머지 성문도 보고 싶다고 해 가을에 갈 계획이에요”라고 말했다.
강서구 염창동 김혜영 씨는 “아이가 역사를 알기에는 어리지만 함께 다니면서 도성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어 왔다"며, "답사여행이 자주 있으면 자라는 아이들에게 역사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답사 참가자들은 수도권과 충정지역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도성이 위치한 서울에서 신청이 저조했다.
이번 답사여행은 도서출판 삼성당이 꾸준히 출간하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문화유산 시리즈물로 YES24와 알라딘, 인터파크 온라인서점이 독자를 추첨해 이뤄진 것이며, 매번 새로운 시리즈가 출간될 때마다 무료 답사 이벤트를 추진행하고 있다.
정 교장은 “아이들의 꿈과 마음,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는 데는 현장체험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성곽은 지형과 성곽의 시설물을 익혀야만 유적을 쉽게 이해 할 수 있으며, 올바른 역사공부도 된다"고 덧붙였다.
창의문은 도성의 성문 중에서 옛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천장에는 오색구름과 닭처럼 생긴 봉황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창의문 밖의 땅 모양이 지네를 닮아 나쁜 기운이 성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닭을 그렸다. 지네는 닭의 천적이라고 한다.
삼성당이 마련한 ‘우리문화유산 제대로 알기‘는 오전 10시 종로구 명륜동 와룡공원에서 출발해 창의문까지 북악산코스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양도성에서 가장 가파른 성벽 길이 개방 된지 7년이 지났다. 주말이면 성벽나들이가 이제 일상생활이 된 것 같다.
서울도심을 타고 넘으며 약 18km 이어진 한양도성은 600여년 역사 문화적 우수성과 뛰어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도성 안에는 최첨단의 대중문화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성곽도시로서 서울시에서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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