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법안 현실화 된 건가…" 재계, 참담한 분위기
금산분리 강화법, 일감몰아주기 규제법, 프랜차이즈법 등 통과
기업 경영 활동 제약 '우려'
2일 일감몰아주기 규제법, 금산분리 강화법, 프랜차이즈법 등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자 재계는 우려됐던 것이 드디어 현실화됐다며 되레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소위 ‘경제민주화’법으로 불리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서 기업 경영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일감몰아주기 규제법, 금산분리 강화법, 프랜차이즈법 등을 통과시켰다. 6월 임시국회 마지막인 이 날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일제히 처리한 것은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한도 축소,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는 금산분리 강화법은 기업 경영 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가 소유한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해 예외적으로 의결을 제한하는 것은 경영 활동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어 만약 경영권이 약화되면 적대적 M&A에 노출될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산업자본이 은행에 대한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한도를 현행 9%에서 4%로 축소하는 방안 역시 글로벌 금융산업의 흐름과 맞지 않아 산업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성일 전경련 금융조세팀장은 “금산융합이라는 세계적 추세와 다르게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를 축소하는 내용으로 은행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향후 금산분리 논의가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건설적 방향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산분리 강화가 나아가 기업 경영권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점에 비춰봤을 때 오히려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에 힘을 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금산분리 강화로 기업들은 투자 대신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일자리 늘리기 등에 투자해야 하는 돈을 엉뚱한 곳에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일감몰아주기 법안과 관련, 기존 논란이 된 공정거래법 제3장(경제력집중 억제) 편입 여부에 대해 3장에 관련 조항을 별도로 신설하지 않고 제 5장(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의 내용을 강화하는 선에서 논의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간 거래를 규제할 수 있는 재량권을 쥐게 된 만큼 '기업 길들이기‘로 악용될 소지는 남아있다.
이 과정에서 부당 지원행위의 판단 요건을 현재 '현저히 유리한 조건'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완화해 입증을 용이하게 했지만 이 역시 기준이 모호하다는 평가다.
대기업 관계자는 “‘상당히’ 혹은 ‘현저히’ 모두 규정이 애매모호할 뿐 아니라 일반적인 기업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추광호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공정거래법의 본질적 위법성 요소인 경쟁제한성에 대한 입증 없이도 계열사간 거래를 손쉽게 규제할 수 있는 재량권을 공정위가 갖게 됨으로 인해 향후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향후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시행령 개정에는 지배주주의 부당한 사익편취행위만 규제하고 정상적인 계열사간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보장해 기업들이 안심하고 기업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개정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테리어 비용을 점주에게 부당하게 떠넘기거나 예상 매출액을 부풀려 무분별하게 예비 점주를 끌어모으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측 횡포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시한 ‘프랜차이즈법’도 통과됐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법 국회 통과로 인해 중소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사업을 하려면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이로 인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체적으로 약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됨에 따라 대부분 국가에서는 기업 살리기를 위해 관련 규제를 풀어주거나 경기 회복에 힘을 쓰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기업 죽이기’에 들어간 것 같다”며 “기업들이 선제적인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