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악재 불구, CJ 제품 잘 팔리는 이유는?
CJ계열사 제일제당 주요 인기상품 매출 여전히 강세
“남양유업과 달리 재벌 회장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CJ 관련 제품은 여전히 잘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A대형마트 관계자)
“그룹 회장이 잘못했다고 해서 CGV에서 영화를 안보거나, 빕스에 식사를 하러가지 않거나 하지는 않잖아요” (대학생 김모 씨)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구속되는 등 오너 악재가 발생한 가운데 CJ그룹 산하 계열사들의 식품·소비재들의 매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언뜻 생각해보면 남양유업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처럼 이번에도 매출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다. 검찰이 이재현 회장의 구속에 앞서 지난 5월 21일 CJ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한 이후 매출은 그 이전(4월 1~5월 20일)보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
27일 A대형마트에 따르면 검찰이 CJ그룹을 압수수색한 시점인 지난 5월 21일부터 이 회장의 구속 수감이 결정된 7월 9일까지 CJ제일제당의 주요 제품인 햄통조림(스팸), 즉석밥(햇반), 식용류, 홈메이드믹스 등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압수수색 이전 기간(4월 1일~5월 20일)에 비해 매출이 대부분 증가했다.
우선, 햄통조림은 압수수색 시점 이전 기간보다 21.3% 올랐고, 즉석밥과 식용유도 각각 3.2%, 2.2% 매출이 올랐다. 반면, 홈메이드 믹스는 매출이 37% 매출이 떨어졌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 관계자는 “해당 기간 동안 CJ제일제당이 홈메이드 믹스 보다는 다른 제품군의 행사에 집중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제품군들의 매출이 늘어난 만큼 홈메이드 믹스의 매출이 떨어진 것이 그룹 총수의 구속으로 인한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CJ제일제당 제품의 매출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B편의점의 경우 매장에서 판매하는 CJ제일제당 주요 제품 매출은 그룹 압수수색 시점 이후(5월 21일~7월 9일) 매출이 이전 기간(4월 1일~5월 20일)에 비해 늘었다.
맛밤의 경우 21.5% 매출이 올랐으며, 맥스봉 치즈(11.3%), 햇반(11.9%) 등 주요 제품들도 매출이 이전기간보다 올랐다.
C편의점에서도 5월 21일부터 7월 9일까지 CJ제일제당의 햇반, 스팸, 헛개수 컨디션 등 제품 매출을 집계한 결과 이전기간(4월 1일~5월 20일)보다 매출이 늘었다.
제품별로는 햇반이 11% 상승했고, 스팸은 3.5%, 헛개수 컨디션은 1.3%로 각각 매출이 조금 늘었다.
반면, 남양유업의 경우 사태가 발생한 지난 5월 한 대형마트의 전월대비 남양유업 우유 매출은 52%, 커피 매출은 48% 떨어지는 등 이로 인해 경쟁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리기도 했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대리점주가 회사측의 횡포에 휘둘리는 것이 알려지면서 서민들의 공분을 삼으로써 결국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면서 "하지만 이와 달리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속은 서민들과는 상관없는 재벌의 구속이란 점에서 공분까지는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5월부터는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6월 중순부터는 휴가를 가는 고객들이 늘면서 햇반, 스팸 등의 가공식품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그룹 총수의 구속여부가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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