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김원홍에게 배신 당해... 임직원에 사과”

검찰, 2심에서 1심보다 2년 더 많은 6년 구형

최태원 SK그룹 회장

검찰이 29일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4년을 선고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2심에서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에게는 1심과 똑같은 징역 5년,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는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3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최원홍은 믿었던 사람인데 배신을 당했다. 그래서 김원홍과의 관계를 숨기고 싶었다. 차라리 밝혀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창피함을 감당하고 김원홍과의 관계를 사실대로 밝혀 펀드 출자금의 지급에 관여했다고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쉽지는 않았다. 구치소 안에서 심격의 변화가 있었고, 신앙의 변화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베넥스 출자 결정은 제가 했고 제가 책임져야 한다. 변명인지 모르겠지만 펀드를 너무 하고 싶었고 잘 되기를 바랐다”며 “이 사건을 통하여 많은 것을 잃었고 또 못지않게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최후진술에서 그룹 임직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최 회장은 “SK임직원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며 “가족들과 우리 SK그룹 임직원들, SK그룹을 사랑하고 아껴 주시는 수많은 사람들이 저를 애정과 사랑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