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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단협 결렬…파업 위한 명분 쌓기?


입력 2013.08.07 09:12 수정 2013.08.07 09:26        박영국 기자

대의원선거 앞두고 현 집행부 재선 위해 파업수순 돌입 의혹

현대자동차 노사가 6일 울산공장에서 여름휴가 후 첫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가 결렬을 선언했다.ⓒ연합뉴스

지난 6일 현대자동차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교섭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이를 두고 대의원 선거에 대비해 노조 집행부가 파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대표이사 사장과 문용문 노조위원장 등 노사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8차 교섭을 진행했다.

교섭 후 노조측은 “휴가전 노조가 일괄제시안을 내줄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전혀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고 8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을 결의한 뒤 13일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등 파업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노조가 제시한 요구안은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상여금 750%에서 800%로 확대, 퇴직금 누진제 보장, 완전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대학 미진학 자녀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술취득 지원금 1000만원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측은 노조측의 일괄제시안 요구와 교섭 결렬 선언에 대해 “애초에 협상을 진행할 의사가 있었는지 의심된다”며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상 임단협 교섭은 노조가 요구사항을 내놓고 이를 두고 노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세부사항을 논의하며 서로에 입장을 조율하는 식인데, 이번엔 아예 그런 과정이 없었다”며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결렬을 선언한다는 게 납득이 안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노조측의 태도를 보면 애초에 요구사항 관철보다는 다른 쪽으로 의도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오는 9~10월 현대차 노조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현 노조 집행부가 노사 관계를 의도적으로 강경 일변도로 몰아나가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임단협 교섭이 결렬돼서 파업 수순을 밟는 게 아니라 대의원 선거에서 현 노조 집행부가 유리하도록 파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임단협 교섭을 결렬시킨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노조 대의원 선거는 2년에 한 번씩 치러지며, 올해가 선거 연도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부장(현대차 노조위원장)이 결렬선언을 할 때도 일부 노조 교섭대표들 사이에서 논의도 안 해보고 무슨 결렬 선언이냐는 반발이 있었다”며, “집행부가 애초에 파업 수순을 밟기 위해 교섭 결렬을 염두에 두고 테이블에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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