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이석기 교주 모시듯 "사랑해요"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 앞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통진당 당원들 전체 모임
“이석기! 이석기! 이석기!”
“이석기 의원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기자들 뭐야 저리 비켜. 이 의원님 얼굴이 안 보이잖아!”
‘내란예비음모’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해 열리는 본회의 참석에 앞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약250여명의 당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통진당 당원들은 이날 2시20여분부터 계단 앞 잔디에 모여들어 일제히 ‘체포동의안 결사반대’ ‘내란음모조작 국정원 해체’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앉아 100여명의 경찰과 대치상태로 이 의원을 기다렸다.
이후 2시30분경 이 의원이 의원회관 정문에서 걸어오는 모습이 포착되자 이들은 “이석기, 이석기”라며 연신 이 의원의 이름을 부르짖기 시작했다. 이 같은 함성은 이 의원이 계단 앞으로 다가올수록 더욱 커졌다. 이에 짐짓 긴장된 모습이 감지됐던 이 의원의 얼굴에도 미소가 펴오르기 시작하며 일부 당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심지어 이날 당원들은 이 의원의 발언에 앞서 “이석기 의원님 사랑한다”고 외치기도 했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이어갔다.
이를 뿌듯하게 바라보던 이 의원은 당원들을 향해 “동지 여러분 반갑다. 동지들 웃는 모습을 보니 뭉클하다”며 운을 뗀 뒤 “이 싸움은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는 역사의 정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저들은 역사의 정 반대 방향으로 가기 때문이다”며 “사랑과 의리로 뭉친 통합진보당을 막을 자는 없다. 조금 힘들어도 웃으며 함께 할 것이라 믿는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현장에 있던 당원들은 좀 전보다 더 큰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짖거나 “사랑한다” “이 의원님 믿는다” “힘내시라”고 이 의원을 응원했다.
이정희 통진당 대표도 이날 이 의원의 발언에 앞서 “진보당과 나는 모든 것을 걸고 진보와 진보정치를 지키겠다”며 “숨죽이고 몇십년 후 무죄가 나기만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이름도 설립 시기도 회원도 지휘체계도 없이 프락치 거액 매수로 사건을 조작했다”며 “진실을 밝히고 누명을 벗겨 바로 이 자리에서 이석기 의원이 다시 국회로 들어가는 것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본회의에서 통진당 대표로 첫 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오병윤 원내대표는 “법률 취지에 맞게 판단해 달라”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번 표결은 마녀사냥이나 자당의 당리당략이 아닌 법의 취지에 맞게 적용할 것인지 판단하는 자리”라며 “민주당만큼은 내란죄가 법리 구성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반대표결 할 것으로 믿는다”고 민주당을 향해 마지막까지 호소했다.
통진당 당원들 “이석기 사랑해요” 이석기 “뭉클하다”
이날 약 10분간의 브리핑을 마친 통진당 의원들은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이석기 위원과 이정희 대표는 연신 조그만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특히 이 의원은 이 대표에게 “나 좀 뭉클했다”라고 말하자 이 대표도 미소로 응답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열고 해당 사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으로 당론을 정했다. 또 다른 야당인 정의당도 찬성 당론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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