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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이석기 교주 모시듯 "사랑해요"


입력 2013.09.04 16:03 수정 2013.09.04 17:30        김수정 기자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 앞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통진당 당원들 전체 모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가 이뤄지는 가운데 본회의에 앞서 이정희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가 이뤄지는 가운데 당원들에게 발언 후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석기! 이석기! 이석기!”
“이석기 의원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기자들 뭐야 저리 비켜. 이 의원님 얼굴이 안 보이잖아!”

‘내란예비음모’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4일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해 열리는 본회의 참석에 앞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약250여명의 당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통진당 당원들은 이날 2시20여분부터 계단 앞 잔디에 모여들어 일제히 ‘체포동의안 결사반대’ ‘내란음모조작 국정원 해체’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앉아 100여명의 경찰과 대치상태로 이 의원을 기다렸다.

이후 2시30분경 이 의원이 의원회관 정문에서 걸어오는 모습이 포착되자 이들은 “이석기, 이석기”라며 연신 이 의원의 이름을 부르짖기 시작했다. 이 같은 함성은 이 의원이 계단 앞으로 다가올수록 더욱 커졌다. 이에 짐짓 긴장된 모습이 감지됐던 이 의원의 얼굴에도 미소가 펴오르기 시작하며 일부 당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심지어 이날 당원들은 이 의원의 발언에 앞서 “이석기 의원님 사랑한다”고 외치기도 했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이어갔다.

이를 뿌듯하게 바라보던 이 의원은 당원들을 향해 “동지 여러분 반갑다. 동지들 웃는 모습을 보니 뭉클하다”며 운을 뗀 뒤 “이 싸움은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는 역사의 정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저들은 역사의 정 반대 방향으로 가기 때문이다”며 “사랑과 의리로 뭉친 통합진보당을 막을 자는 없다. 조금 힘들어도 웃으며 함께 할 것이라 믿는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현장에 있던 당원들은 좀 전보다 더 큰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짖거나 “사랑한다” “이 의원님 믿는다” “힘내시라”고 이 의원을 응원했다.

이정희 통진당 대표도 이날 이 의원의 발언에 앞서 “진보당과 나는 모든 것을 걸고 진보와 진보정치를 지키겠다”며 “숨죽이고 몇십년 후 무죄가 나기만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이름도 설립 시기도 회원도 지휘체계도 없이 프락치 거액 매수로 사건을 조작했다”며 “진실을 밝히고 누명을 벗겨 바로 이 자리에서 이석기 의원이 다시 국회로 들어가는 것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본회의에서 통진당 대표로 첫 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오병윤 원내대표는 “법률 취지에 맞게 판단해 달라”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번 표결은 마녀사냥이나 자당의 당리당략이 아닌 법의 취지에 맞게 적용할 것인지 판단하는 자리”라며 “민주당만큼은 내란죄가 법리 구성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반대표결 할 것으로 믿는다”고 민주당을 향해 마지막까지 호소했다.

통진당 당원들 “이석기 사랑해요” 이석기 “뭉클하다”

이날 약 10분간의 브리핑을 마친 통진당 의원들은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이석기 위원과 이정희 대표는 연신 조그만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특히 이 의원은 이 대표에게 “나 좀 뭉클했다”라고 말하자 이 대표도 미소로 응답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열고 해당 사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으로 당론을 정했다. 또 다른 야당인 정의당도 찬성 당론방침을 밝혔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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