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찾은 박 대통령에 파격적 환대
G20 2차 세션 선도발언 맡겨…양자 정상회담도 정상회의 뒤로 잡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별대우를 선사하며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이튿날인 6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열리는 세션2 ‘일자리 창출과 투자’ 선도발언을 박 대통령에게 맡긴 데 이어, 박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 일정을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로 잡았다. 또 러시아 보도전문채널 ‘러시아TV 24’는 박 대통령과 인터뷰를 단독인터뷰 형식으로 방영했다.
먼저 G20 정상회의의 선도발언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선도발언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창조경제 실현, 고용률 70% 달성 등 우리 정부의 정책을 알릴 계획이다. 여기에 해외 정상들이 어느 정도로 공감하느냐에 따라 향후 G20 내 우리 정부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고용이 세계경제의 주요 의제로 부상한 시점에서 박 대통령이 해당 이슈에 대한 선도발언을 맡은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신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청와대는 이 같은 배경에 한미·한중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신뢰에 기반한 대북정책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러시아 정상회담 일정이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잡힌 점도 푸틴 대통령의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G20 기간 중 정상회담은 시간에 쫓겨 형식적 만남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일정 배정은 박 대통령과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만나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지난 5일 박 대통령과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 간 양자 정상회담도 추후 일정 문제로 35분 만에 끝났다.
아울러 ‘러시아TV 24’는 지난 2일 박 대통령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 4일 오후 특집방송 ‘Exclusive Interview with th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단독인터뷰)’ 형식으로 방영했다. G20 회의에 참석하는 다른 정상들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편성이라 볼 수 있다.
청와대는 ‘러시아TV 24’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해외 정상 19명 중 이례적으로 박 대통령의 단독인터뷰 전문을 약 20분 분량으로 편성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TV 24’는 지난달 30일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비롯한 해외 지도자들과 인터뷰한 방송을 명당 2~3분씩, 총 23분 분량으로 방영한 바 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이 러시아에 도착한 지난 4일에는 영접을 위해 나온 로고노프 연방 국서관구 대통령 전권부 대표가 화려한 립 서비스를 선보이며 박 대통령을 환대했다.
로고노프 대표는 “이렇게 오느라 고생했다. 와줘서 감사하다”, “러시아 대통령을 대신해 각하가 온 것을 환영한다”, “(이곳에 온 대통령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대통령일 거다. 가장 다이나믹한 대통령이기도 하다”면서 거듭 환영의 뜻을 전했고, 박 대통령은 웃으며 “감사하다”고 답했다.
특히 로고노프 대표는 “러시아 국민들은 한국 사람들을 좋아한다. 한국을 존경한다.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나 한국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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