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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토막 SM, '으르렁 태풍' 살리나


입력 2013.09.17 09:44 수정 2013.10.23 12:01        민교동 객원기자

강호동 장동건 영입하고도 주가 반토막

아이돌 엑소 등 활약 힘입어 반등 성공?

SM 야심작 엑소가 '으르렁'으로 각종 음악프로 순위를 장악했다. ⓒ KBS '뮤직뱅크' 캡처

주가 정보만 놓고 볼 때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분명 위기다. SM의 위기는 단순히 한 개의 연예기획사가 위기에 내몰린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SM은 K팝의 중심 근원지이자 최근 들어서는 톱스타급 예능 MC와 배우를 연이어 영입하며 연예계에서 더 큰 영역을 확보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1년 새 SM의 주가 변화부터 살펴보면, 1년 전인 지난 해 10월 5일 종가 기준 SM 주식은 716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그 이후 거듭 주가가 하락하더니 지난 6월 26일엔 2910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9월 13일 종가는 34800원이다. 최고가이던 지난 해 10월에 비해 1/3 정도까지 하락했던 주식이 최근 조금 반등했지만 여전히 반토막 난 수치다.

지난 해 8월 17일 SM은 계열사 SM C&C를 통해 강호동을 영입했다. 이어 신동엽 이수근 김병만 등을 연이어 영입하며 인기 MC 군단을 확보했다. 이는 곧 예능 외주제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또한 그해 9월 19일엔 장동건 현빈 한지민 등의 소속사 에이엠이엔티를 흡수 합병했다.

당연히 SM C&C의 주가는 요동을 쳤다. 그해 4월까진 1000원도 되지 않았던 SM C&C 주가는 9월 28일 8000원으로 8배 이상 폭등했다. 연예기획사가 대형 스타를 영입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법칙이 그대로 적용된 것.

또한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 ‘해피선데이-여걸식스’ ‘뮤직뱅크’ 등을 연출한 이훈희 프로듀서가 주축인 훈미디어를 합병해 본격적인 예능 외주제작 시스템을 구비했으며 지난 8월 9일엔 인피니티, 넬, 테이스티 등이 소속돼 있는 울림엔터테인먼트(대표 이중엽)까지 합병했다.

그렇지만 SM C&C의 주가는 올해 들어 거듭 하락하고 있다. 강호동 장동건 등을 영입하며 지난 해 9월 8000원까지 폭등했던 주가는 다시 급락해 올해 1월 2일 장 시작 당시엔 3750원까지 내려갔다. 올해 들어서도 계속 하락세, 지난 9월 13일 종가는 2990원이다. 인피니티 등을 영입한 대형 합병 역시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 과정 동안 주축 회사는 SM 주식도 동반 하락했다. 자회사 SM C&C가 강호동 장동건 등을 영입하며 주가가 급등하자 동반 상승했던 SM 주가는 이후 동반 하락하기 시작해 반토막 이상 급락하고 말았다. 자회사 SM C&C를 활용한 톱스타 대거 영입과 예능 외주제작 시장 진출이 반짝 효과로 그쳤을 뿐이다.

당연히 이수만 회장의 주식 지분 가치도 급락했다. 재벌닷컴이 지난 6월 17일 종가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이수만 SM 회장은 주식 1401억 2000만 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사장에 이어 연예계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올해 초와 비교해서도 벌써 549억 원의 손해를 봤다. 보유 주식가치가 연초 대비 28.2%나 감소한 것.

SM에 기대감이 집중됐던 부분은 단연 강호동 영입이다. 탈세 문제로 잠정 은퇴를 선언했던 강호동이 SM을 통해 예능계로 복귀했다. 여기에 신동엽 김병만 이수근 등을 연이어 영입하며 스타 MC 군단을 확보했다. 과거 SBS ‘강심장’ MC 시절 강호동은 SM 소속인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찰떡궁합을 선보이며 시청률 견인에 성공한 바 있다. 이젠 강호동이 SM 소속 연예인이 된 터라 본격적인 SM 아이돌 스타들의 강호동 지원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강호동이 MC를 맡고 있는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는 같은 SM 소속 연예인인 이수근과 최강창민이 투입됐다. 본래 강호동의 KBS 컴백작은 ‘달빛프린스’였으며 최강창민은 이때부터 강호동과 함께 투입됐다. 그렇지만 그다지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조기 종영하고 ‘우리동네 예체능’이 시작되자 SM은 기존 최강창민에 더불어 이수근까지 고정 투입했다. 심지어 초반엔 김병만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사실 SM 위기의 한 축은 강호동의 위기다. 잠정은퇴 선언을 철회하고 SM을 통해 예능계로 복귀한 강호동은 여전히 과거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유재석과 예능계를 남북국으로 양분했던 ‘국민 MC’ 시대의 영광은 사라지고 이제 예능계 춘추전국시대의 한 ‘군주 MC’가 됐다.

만약 강호동이 예능계 복귀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유재석과의 국민 MC 체제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강호동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신동엽 이수근 김병만 등이 맹활약하고 이들을 기존 아이돌 스타들이 돕는다면 SM이 예능계를 제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계획은 빗나갔고 SM과 SM C&C의 주가 역시 이들을 영입했을 당시의 기대치에 따른 주가 급등 역시 반짝 효과에 머물고 말았다.

그렇지만 진정한 위기는 SM의 핵심인 아이돌 파워의 급감이다. 우선 JYJ로 분리 독립한 세 명을 제외한 2인조 동방신기가 5인조 동방신기에 비해 훨씬 인기가 줄어들었으며 최근 몇 년 새 SM의 중심이었던 슈퍼주니어는 이특 예성 등 일부 멤버들이 군 입대 했으며 내년에도 다른 멤버들의 줄 입대가 예정돼 있다. 중국어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슈퍼주니어가 멤버들의 군 입대로 당분간 정상 활동이 어려워진 부분은 확실히 치명타가 됐다.

SM의 한류 주력 국가였던 일본 시장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보수 정권 탄생 이후 우경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혐한류 기세가 만만치 않은 데다 엔저 현상 역시 SM 입장에선 심각한 악재다.

다행히 최근 SM은 새로운 아이돌 스타를 만들어 내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으르렁’의 그룹 엑소(EXO)다. SM의 야심작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데뷔 첫 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인 엑소는 사실 SM 위기론의 핵심이었다. 어차피 강호동 등을 내세운 예능계애 SM의 신사업으로 모험수가 있는 영역이었다. 반면 아이돌 파워가 흔들릴 경우 SM의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그렇지만 지난 6월 ‘늑대와 미녀’로 반등의 계기를 잡은 엑소는 최근 ‘으르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하고 있다. ‘크레용팝 열풍’ 역시 엑소의 ‘으르렁 태풍’ 앞에선 열대성 저기압 수준으로 약화되고 말았을 정도다.

엑소는 멤버 구성부터 한류를 염두에 뒀다. 한국 무대에서 주로 활동한 EXO-K는 한국인 멤버 6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EXO-M은 중국인 멤버 4명과 한국인 멤버 2명로 이뤄져 있다. 총 12명의 멤버로 이뤄진 엑소는 사실 두 개의 그룹이 하나로 뭉쳐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슈퍼주니어가 병역의 의무로 중국 시장을 잠시 비운 사이 그 공백을 엑소가 확실하게 메꿔줄 것이라 기대했던 SM이 데뷔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흔들렸던 SM은 ‘으르렁’ 태풍을 시작으로 다시금 아이돌 제국의 면모를 드러낼 예정이다.

연예관계자들은 엑소의 인기 급상승을 바탕으로 SM이 조금씩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강호동을 중심으로 한 예능 MC들도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고 있는 데다 장동건과 현빈 등도 영화 출연을 통해 조금씩 발동을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반등세가 SM 주가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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