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주 우회상장 주역 '알짜배기 주식부자'
우회상장 주역들 강호동 신동엽 장동건 등
과거부터 소속사 주식 보유, 진정 알짜 부자
양현석 이수만 배용준 박진영. 연예인으로 출발해 지금은 대형 연예기획사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양현석 이수만 박진영 등은 3대 가요기획사로 불리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그리고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수장들로 세 회사 모두 상장돼 있는 터라 상당한 주식 부자들이기도 하다.
배용준 역시 한류스타인 본인을 중심으로 스타급 배우들이 다수 소속된 연예기획사 키이스트의 수장이다. 키이스트 역시 상장사인 터라 배용준 역시 대표적인 주가 갑부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양현석 이수만 배용준 박진영, 사실 이는 연예계 주식부자 순위다. 지난 23일 재벌닷컴에서 발표한 연예인 주식부자 순위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주식 평가액이 1973억9000만 원에 이르는 양현석이며 이수만(1576억9000만 원) 배용준(306억6000만 원) 박진영(72억3000만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가수들 위주인 3대 가요기획사가 모두 주춤하면서 연초 대비 주식 평가액이 모두 줄어들었다. 반면 배우 위주인 키이스트는 오히려 주가가 다소 오르며 배용준만 유일하게 연초 대비 주식 평가액이 20.3%(51억7000만 원) 증가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주식 평가액은 그리 유의미한 부분은 아니다. 직접 회사를 이끄는 수장의 자리에 있는 터라 해당 주식은 재산가치보다는 경영권 방어 등 회사 운영을 위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 변동에 따라 주식 평가액이 달라지고 있을 뿐이다.
한 때 배용준 역시 1000억 원대 주식 부자였지만 지금은 300억 원대다. 700억 원 가량의 주식을 차익실현해서 주식 평가액이 300억 원대가 된 것이 아니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1000억 원대 주식 평가액이 300억 원대로 줄어든 것이다.
결국 연예인 주식부자 1~4위의 주식 평가액은 현재 그들의 이끌고 있는 연예기획사의 주가 등 회사 규모를 말해주는 수치일 뿐이다. 이들이 주식 평가액을 차익 실현해 개인 재산으로 바꾼다는 의미는 곧 자신의 이름을 땄을 만큼 심혈을 기울인 현재의 회사를 떠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연예인 주식 부자는 5위 이후로 봐야 어느 정도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된다. 재벌닷컴 발표 결과에 따르면 16일 종가 기준으로 연예인 주식 부자 5위는 장동건(37억8000만 원), 그리고 공동 4위는 신동엽과 강호동(각각 20억9000만 원)이다. 개그계 절친 김병만과 이수근이 나란히 8위와 9위를 기록했는데 주식 평가액은 2억5000만 원과 1억7000만 원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사안은 5위부터 9위까지가 모두 SM의 자회사인 SM C&C 소속이며 소속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이들은 5위와 공동 6위인 장동건 신동엽 강호동 등이다. 이들은 과거에도 연예인 주식 부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당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SM C&C가 아닌 당시 소속사 주식이었다. 어찌 보면 한때 광풍처럼 몰아쳤던 연예기획사 우회상장 열풍의 중심 서 있던 연예인들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주식에 대핸 뭔가를 조금 아는 연예인들이라는 것. 이는 반대로 SM C&C가 어떻게 단기간에 스타급 연예인을 대거 영입했는지를 가늠케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우선 이들의 주식 취득 과정을 살펴보자. SM C&C가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잠정 은퇴 중이던 강호동이 연예계로 컴백하며 선택한 연예기획사라는 점이다. 당시 강호동은 신동엽과 함께 SM C&C에 들어왔다. 영입 당시 이들은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SM C&C 주식 68만9500주씩을 취득했다.
김병만과 이수근도 같은 방식으로 SM C&C 주주가 됐다. 이들 역시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7만4500주와 4만9500주를 취득한 것.
또한 장동건은 자신이 대주주이던 연예기획사 에이엠이앤티가 SM C&C에 합병되는 형식으로 영입됐기 때문에 회사 합병 과정에서 123만4137주를 취득했다. 다만 장동건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이수근 등은 모두 1년 동안의 보호예수 기간이 설정돼 있다.
SM C&C 측은 소속 연예인에게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해주기 위해 주식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SM C&C가 이들 연예인을 영입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전속계약을 바탕으로 한 소속 연예인과 소속사의 관계 이상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에 서로 동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을 확보한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이수근 등은 현재 대한민국 방송가의 대표적인 MC들이며 SM C&C는 예능 프로그램 등 외주제작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고의 MC들이 소속돼 있을 경우 방송사로부터 외주제작권을 따내는 과정이 용이해진다. 게다가 그냥 그런 예능 프로그램의 외주가 아닌 정상급 MC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이수근 등의 MC 군단을 확보한 SM C&C에는 SM 소속의 아이돌 스타까지 갖추고 있다. MC 군단을 내세우고 소속 아이돌 스타를 게스트로 내보내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며 SM C&C를 통해 그런 예능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하려 하는 것이다.
SM C&C에 합류한 스타들의 경우 이런 전략적 파트너 관계 형성을 위해 주식 취득의 기회를 제공받았다. 이렇게 서로의 요구조건이 일치하면서 전략적 파트너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강호동 신동엽은 과거 팬텀 신화의 일원이다. 팬텀엔터테인먼트는 대표적인 우회상장 연예기획사로 디초콜릿이앤티에프 스톰이앤에프 등 여러 번 회사명을 바꿨다. 기사에선 편의를 위해 팬텀으로 명칭을 통일하기로 한다.
신동엽은 유재석 김용만 노홍철 등 MC 군단이 소속된 DY엔터테인먼트(이하 DY)를 만든 뒤 추후 팬텀에 합병돼 팬텀의 주요 주주 가운데 한 명이 됐다. 나중에는 경영권 분쟁에도 뛰어 들었을 정도다. 팬텀은 본래 골프공 제조업체였는데 연예기획사 이가엔터테인먼트가 우회상장한 회사다.
강호동 등 인기 방송인을 비롯해 배우와 가수 등 수십 명의 스타를 거느린 팬텀은 DY까지 합병하며 공룡 연예기획사가 된다. 우회상장 이후 주가가 폭등했으며 나중에는 이 과정에서의 불법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에도 강호동은 팬텀 주식을 보유해 주주 연예인이었고 이로 인해 한창 연예계에 우회상장 열풍이 불 당시 신동엽과 강호동은 연예인 주식부자로 자주 거론됐었다.
반면 유재석은 팬텀 소속이지만 주식을 소유하진 않았다. 나중에 팬텀이 흔들리면서 소속 연예인의 출연료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유재석은 출연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강호동은 주주인 터라 출연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에 동참하지 못했다.
장동건 역시 우회상장 시절에 큰 관심을 끈 스타였다. 지난 2006년 반포텍(현 웰메이드)이 우회상장하는 과정에서 주식 65만 6325주(5.3%)를 보유하며 연예인 주식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2008년 해당 회사와 전속계약이 종료되면서 증권가를 잠시 떠났다가 이번에 다시 컴백했다.
신동엽 강호동이 팬텀 주주로서 화제를 양산하고 나중에는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던 데 반해 장동건은 우회상장 과정에서 주식을 확보한 뒤 조용히 상당한 이익을 남겼다고 알려져 있다.
증권가에선 과거 우회상장 붐이 일었을 때처럼 엔터주가 폭등할 가능성이 없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지만 다시 강호동 신동엽 장동건 등 우회상장 시절을 대표하는 주식부자 연예인들의 증권가 컴백은 상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양현석 이수만 배용준 박진영 등 회사 경영 차원에서 엄청난 주식을 보유한 연예인과 달리 이들이 진정한 연예인 주식부자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들이 주식에 대해 잘 알고 관심이 많은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이 SM C&C에서 어떤 활동을 펼칠 지, 이로 인해 SM C&C는 물론 SM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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