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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사고 현금결제...지하경제 활성화될라


입력 2013.11.06 15:18 수정 2013.11.06 16:20        윤정선 기자

신용카드 사용 하락에 이어 현금영수증 발행 건수도 줄어

지난달 18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5만원권 지폐 회수율이 절반 이하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지하경제가 '양성화'되는 게 아닌 오히려 '활성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같은 투명한 거래가 줄어들고,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이 고액권을 중심으로 숨어들고 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금영수증 발급건수(25억6000만건)는 지난해 동기(25억2300만건)보다 1.4% 감소했다. 제도 도입 이후 전년 동기 발급건수가 줄어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달 25일 카드업계에서도 불투명한 거래 증가가 감지됐다. 여신금융협회가 당시 공개한 '9월 및 3분기 카드승인 실적 분석'에 따르면 9월 신용카드 승인 금액은 3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과 비교했을 때 1.7% 감소했다. 사상 처음으로 신용카드 승인 금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 여파로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금영수증 발행 감소와 연결 지었을 때 불투명한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특히 5만원권 회수율 감소는 절대적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연도별 5만원권 회수율(한국은행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지난달 18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5만원권 지폐 회수율이 절반 이하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기재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발행된 5만원권은 2억6800만장이다. 이중 환수된 것은 1억2900만장(48.1%)에 그친다.

연도별로 보면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2009년에는 7.3%였지만, 2010년은 41.4%, 2011년59.7%, 2012년 61.7%로 매년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48.1%로 처음 하락세를 보였다. 그것도 13.6%포인트나 급감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5만원권 환수율 감소가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아니냐"며 "과세를 피하기 위해 고액자산가들이 회사 금고나 개인 보관처에 현금형태로 5만원권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민간최종소비지출에서도 지하경제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남아있다.

민간최종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 사용액 비중(이용섭 의원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올해 상반기 전체 민간최종소비지출에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90.5%다. 지난해 90.6%와 비교했을 때 0.1%포인트 하락했다.

2007년 민간최종소비지출에서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 투명한 거래가 차지한 비율은 58.5%다. 이후 2008년(65.8%), 2009년(69.8%), 2010년(77.4%), 2011년(83.4%) 그리고 지난해 90.6%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체 소비 중 과세당국이 확인할 수 있는 거래가 올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한편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최종소비자지출 증가율은 비교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카드사용의 감소는 소비가 위축되었다기보다 카드 사용 둔화로 증가율이 낮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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