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규제에도 은근슬쩍 신규출점 잇따라
올해만 이마트 2곳, 홈플러스 5곳, 롯데마트 4곳
홈플러스 사장 "10년내 5천개 매장 열겠다" 발언 물의…'상생의지' 의심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정부의 신규 출점 규제 강화에도 점포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최근 향후 10년간 국내에서 5000개 매장을 운영하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상권과의 ‘상생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까지 받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안산 선부점을 오픈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7월과 8월에 각각 경기도에 있는 의정부점과 별내점을 오픈했고, 홈플러스는 9월에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남현점을 오픈했다.
대형마트들은 과거 신규점을 오픈할 시 대대적인 오픈 이벤트를 벌였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약속이나 한 듯 보도자료 조차 제공하지 않은 채 소리 소문 없이 신규 점포 출점에 나섰다. 정부가 지역 중소 상인들과의 상생차원에서 대형마트의 출점을 제한하는 분위기 속에 정부의 뭇매를 맞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부각되기 시작한 골목상권 이슈로 인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직접 나서 대형마트 출점시 상권영향평가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하는 등 출점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상황 속에 대형마트의 신규출점은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것이 그동안의 업계 평가였다.
그러나 예년만큼은 아니더라도 올해 이마트가 2곳, 홈플러스가 5곳, 롯데마트가 4곳씩 추가로 문을 여는 등 대형마트들의 신규 점포 출점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최근 경기도 안산시에 신규 점포를 낸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12월 안산시가 지역 중소상인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신규입점 중지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했음에도 점포를 새로 출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번에 출점한 안산 선부점을 비롯해 이미 경기도 안산시에만 4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9월 서울 관악구에 신규 점포를 출점한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홈플러스 경영사례를 발표하면서 향후 10년간 국내에 5000여개의 매장을 만들겠다는 발언과 함께 새삼 주목받고 있다.
홈플러스 남현점의 경우 지난해 10월 회사 측이 관악구청에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날짜가 대형마트들이 자발적으로 신규 출점을 자제하겠다고 발표한 바로 다음날이어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측에서는 홈플러스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최근 도 사장의 ‘5000개 매장’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정부의 상생의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상태라 신규로 점포를 낸지 두 달여 가까이 시간이 흘렀음에도 홈플러스가 ‘상생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계속해서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출점 등으로 인해 경쟁업체 출혈 경쟁 및 지역 중소상인과의 마찰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단순히 정부 정책의 정치적 논리에서 벗어나 유통 기반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차원에서 문제를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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