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에 뛰어드는 베이비부머, 빚 부담에 '휘청'
베이미부머 자영업자 연평균 3만 명 증가…대출비중도 급증
전문가 "은퇴자, 채무상환능력 떨어져…자영업 유인요소 줄여야"
노후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음식·숙박, 도소매 등 '레드오션'으로 뛰어들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대출비중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어 고연령 층의 대출부실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됨과 동시에 1955~1963년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포화상태인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그들의 대출 규모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제기 됐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1~2013년 3월 기준 60대 이상의 대출 증가율은 66.5%를 기록했다. 50대는 29.8%, 40대는 10.6%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2013년 3월말 대출비중도 60세 이상의 연령층은 25.5%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전체 자영업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은퇴를 앞두거나 퇴직한 베이비부머 자영업자의 수는 월평균 3만여 명씩 증가하면서 이들 세대의 대출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자영업자 증가율은 올해 감소추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10월 0.8%의 증가율을 보이던 자영업자 증가율은 올해 들어 0.4%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이같은 하락세가 지속돼 지난 7월에는 1.9%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반면 베이비부머 세대 자영업자들은 지난해 12월 297만9000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 7월 기준 327만2000명을 기록했다.
베이비부머들의 소득대비 대출이 400%가 넘어가는 비율도 43.9%로 50세 미만(38.6%)보다 부채의 잠재적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영업은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영세업으로 편중되고 있어 소득대비 부채비율이 상당히 높다. 때문에 이들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져 부채의 잠재적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이미 자영업계는 진출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베이비부머들의 안정적인 수익도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박장호 한국은행 거시건전성분석국 조기경보팀 과장은 "50세 이상의 경우 소득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채무 상환능력이 떨어진다"면서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자영업자 확산추세는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자영업자 부채규모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자영업계는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이 분야 뒤늦게 뛰어드는 베이비부머들의 경쟁력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면서 "때문에 그나마 있던 담보도 차츰 잃을 수 있고 채무 상환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베이비부머들의 자영업 진출을 최대한 통제할 수 있는 정책적 여건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동안의 경력과 인적 인프라를 활용한 신규 사업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베이비부머들의 새로운 사업구축과 시장진출을 위해 은행권과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 과장은 "자영업 진출 유인을 통제할 수 있는 여건 정비가 정책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은퇴자들이 스스로의 경력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재취업 통로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음식·숙박, 도소매 등 자영업계는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베이비부머들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진출로의 유도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은퇴 연령층을 위해 시중은행들이 인적자원 부문을 대출심사에 적극 포함시키는 것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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