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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청와대의 사제단 종북몰이, 분노 느껴"


입력 2013.11.28 10:48 수정 2013.11.28 19:30        조소영 기자/이슬기 기자

민주당 의원들 국회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기원미사 열어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 참석에 앞서 기자들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박창신 신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한 질문에 “청와대의 종북몰이가 도를 넘어섰다. 분노를 느낀다”라고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 민주당 가톨릭신도의원회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에서 함세웅 신부와 문재인, 원혜영 의원 등이 미사를 준비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기사추가 : 2013.11.28. 19:25]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8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박창신 신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종북몰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문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기원미사’ 참석에 앞서 사제단 관련 의견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청와대의 종북몰이가 도를 넘어섰다. 신부들에게까지 종북몰이를 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문 의원은 “한 신부가 미사에서 한 강론에 대해, 사제가 한 강론에 대해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한다고 하는데 아마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의 공분을 살 일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부끄러운 행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는 비공개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김병상, 함세웅 신부와 문재인, 이석현, 윤관석, 원혜영, 노영민, 이종걸, 김재윤, 유은혜, 오영식, 조정식, 신학용, 김상희, 이학영, 인재근 민주당 의원 등 가톨릭신도의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문 의원은 11시 15분경 미사를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면서 취재진이 박 신부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아까 들어갈 때 말씀을 드렸다”고만 답했다.

또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에 관해선 “오늘은 다른 이야기는 안 하겠다”며 더 이상의 답변을 거부한 채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안 의원은 이날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신당을 위한 정치세력화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가졌다.

"불의한 사람들, 공권력 남용하는 자들 퇴치해주소서"

당일 미사에서는 국가정보원(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 박근혜정부를 겨냥한 발언들이 주로 나왔다.

김 신부는 미사를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 믿음과 정의 실천을 위해 성실하게 살며, 우리 시대 모두 불의한 사람들과 공권력을 남용하는 자들을 퇴치해주소서”라고 말했다.

함 신부는 “국회의원에 매달리지 마라”면서 “더 중요한 민족·정의·평화·인간의 가치·하나님의 가치를 앞세워야 한다. 사자 굴에 들어가도 살아날 수 있는 신념은 순교자 신념으로, 그러면 우리 주변에 불의한 세력들을 다 퇴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여론을 언론이 때로 조작하지만, 그런 것에 상관없이 나가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함 신부는 또 “안타까운 건 민주당 내 언론이 부추기는 게 있지만, 작은 것 때문에 갈등이 있다. 작은 걸 넘어서야 한다”며 “감정의 앙금을 넘어서서 항일독립투사 정신, 자유당 박정희·전두환 독재를 타파한 4.19 혁명 정신, 광주 5.18민주화항쟁 정신, 87년 6월 항쟁 정신 등이 신자 의원들의 정신이 돼야 한다. 혼이 돼야 한다. 그러면 뭔들 못하겠나”고 말했다.

그는 “제주강정마을 평화 일꾼들, 밀양송전탑 저지를 위해 싸우는 노인들, 쌍용자동차 희생자들을 함께 기억한다. 이들의 어려운 삶을 굽어 살피고 아름다운 평화·민주 공동체를 이룩해 달라”며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에 관여된 모든 공무원·정치인, 불의한 자들을 퇴치해 아름다운 평화, 정직한 공동체를 실현해 달라”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노 의원은 이날 미사 취지를 설명하면서 “한반도 평화 문제는 새 정부가 들어선 초기라 이때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임기 내내 정말 어렵고, 국민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간단 생각을 했다”며 “결국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우리가 지향(점을) 두고 기도해야할 주제가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당 오 의원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기도하자”면서 “세속적 권력과 억압이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 침묵해야 할 때가 있고, 외쳐야할 때가 있다면 지금은 크게 외쳐야할 때”라고 기도했다. 그는 “부르심 받은 이들이 깨어있는 양심으로 무장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유 의원은 “교회의 거룩한 사제직을 수행하는 모든 사제들이 세상의 온갖 불의와 악덕에 맞서 하나님 나라 사람과 정의를 오롯이 구현하도록 당신의 권능을 풍성히 내려주소서”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미사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등을 옹호해 문제가 된 ‘사제단 사건’과 같이 구설에 오를까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함 신부는 미사 중 “어젯밤 인 의원이 전화가 와 내일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미사니 다른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한 뒤 “(그래서 인 의원에게) ‘강론은 사제 권리이니 내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미사는 노 의원이 제안하고, 인 의원이 함 신부에게 요청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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