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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쟁탈전, 선구자인가 설레발인가?


입력 2013.12.18 16:26 수정 2013.12.18 16:37        목용재 기자
국내 최초 비트코인 결제 제과점인 파리바게뜨 인청시청점ⓒ연합뉴스

전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시장으로 뛰어드는 업체가 하나둘씩 늘어감에 따라 이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비트코인 사용자가 조금씩 늘어나는 등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비트코인 가치의 등락폭이 너무 커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비트코인 시장에 발을 내딛은 사람들에게 비트코인 활용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힘쓰고 있다면서 '선구자'라는 평가를 내리지만 한편으로는 가치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진출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인천시청역점이 지난 1일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이후 비트코인 결제 전용 온라인 쇼핑몰이 탄생했고 비트코인용 앱을 개발한 회사도 나왔다. 한 업체는 2014년까지 비트코인 전용 자동화기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파리바게뜨 인청시청역점은 18일 현재까지 13건의 비트코인 거래가 있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11만 원 가량의 액수다. 하지만 이종수 점장은 거래를 통해 얻은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환산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다. '투자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종수 점장은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유하려 한다"면서 "우선 비트코인 발행수가 한정돼 있고 사용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점장은 앞으로도 비트코인 결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9일 국내최초로 비트코인 결제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코인마켓'을 연 신진욱 대표도 신용카드 보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가 수익성에 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진욱 대표는 단순한 호기심을 가진 구매자들이 코인마켓의 저가 상품을 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코인마켓을 찾은 구매자들은 10~20만 원대의 비교적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신 대표는 아직 코인마켓의 실적은 좋지 않지만 최근 20만 원 상당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판매되는 등 '호기심'이 아닌 구매 목적의 고객들이 마켓을 찾고 있어 전망이 좋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비트코인은 신용카드 보다 결제대금 회수가 빠르기 때문에 사업상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신용카드 결제대금이 들어오는데 최소 7일정도 소요되는데 비트코인을 받자마자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면서 "확보한 비트코인의 10%정도는 꾸준히 장기적으로 축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앱메이커는 비트코인 활용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나선 기업이다. 지난 17일 무료로 출시한 어플리케이션(앱) '비트코인천국'은 ㈜앱메이커가 향후 비트코인 시장에서 선제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했다.

이 앱을 다운받거나 관련 이벤트에 응모한 사람들에게는 0.0002~0.002(36.4~364원 마운틴곡스 거래소 기준)비트코인을 무료로 제공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있는 대중에게 비트코인을 무료로 제공해 체험하게 하고 비트코인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비트코인천국'은 출시 3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0명을 넘어섰다. 이 앱에는 향후 비트코인 지갑, 비트코인 채굴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유도욱 ㈜앱메이커 이사는 "향후 비트코인 한국형 지갑사업과 비트코인 거래소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앱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무료 배포용 비트코인을 오늘도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브플렉스의 김병진 대표는 국내최초의 비트코인 전용 현금인출기(ATM)의 도입, 거래소 개설, 온라인상 비트코인 거래 시스템 개발을 위한 제반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캐나다에서 사용되고 있는 비트코인 전용 ATM기는 현지 제작 업체인 '로보코인'사와 제휴하고 ATM기를 한국형으로 개선해 국내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비트코인의 온라인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 '코리아비트'를 개발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비트코인 거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시작단계인 비트코인 시장이 한국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현금인출기 사용이 활성화 되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환전의 불편함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투기를 위한 사업모델이 나왔다면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이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금결제 시스템의 편리성을 도모하는 비트코인 시장 생태계 조성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비트코인 리스크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감원, 한은 등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을 화폐로도, 투자자산으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가치 변동 폭이 너무 크고 사용인구도 너무 적다는 것이 이유다.

김중수 한은총재도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비트코인이 법정화폐가 될 것인지는 논의 대상도 안 된다"고 선을 그으면서 "수용성, 가치 변동성 등으로 봤을 때 발전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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