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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살아있는 장터 체험’ 서울 촌놈 남원 가다


입력 2014.01.10 14:19 수정 2014.01.11 10:33        여행데스크

[Wanna Be There]전통과 역사 살아 있는 전통 장터

요즘 지방의 체감 경기가 계속해서 안 좋다는 말을 한다. 전통시장으로 대변되는 골목시장이 마트로 대표되는 대기업 상권에 점점 힘들어지는 가운데 지방시장이 변신을 하려는 노력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소셜다이닝 업체와 중소기업청, 남원공설시장, 전라북도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된 ‘서울촌놈 남원가다’라는 이름의 재미있는 투어가 12월의 마지막 주 남원일원에서 열렸다.

남원 공설시장은 매달 끝자리 4일과 9일에 열리는 전통 5일장을 기반으로 생긴 상설시장이다. 그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6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장터로 남원장은 전국의 손꼽히는 큰 규모 장의 하나였다.

지금은 전주나 익산 등에 비해 발전이 더디게 되어 쇠락했지만 예로부터 남원은 ‘천부지지 옥야백리’라고 불리는 지역으로 비옥한 지역이었다. 천부지지는 ‘하늘이 정해준 땅’이란 뜻이고 옥야백리는 ‘비옥한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다’는 뜻으로 전라북도 지역에서도 손꼽히는 기름지고 비옥한 들과 산에서 온갖 풍성한 먹거리와 물건들이 생산되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

남원은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현대화, 간편함의 물결은 거스르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남원에서 느끼는 장터의 느낌은 여유로움과 넉넉함이라는 두 단어로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튼실한 갈치. ⓒ 투어익스프레스

새콤한 파김치의 매력. ⓒ 투어익스프레스

전라도의 밥상은 참으로 풍성하다. 20여 가지의 반찬이 나오는 갈치백반이 6,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다. 서울에서도 반찬으로 보기 힘든 새콤한 파김치가 주인공인 갈치를 밀어낸다.

얼마나 맛있던지 밥 한 그릇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 듯 뚝딱 해치운다. 여수에서 먹었던 돌산 갓김치와 자웅을 겨룰 만하다. 식당 안에서 하얀 도포와 갓을 입고 손님을 응대하시는 주인의 모습에서 남원의 멋을 살짝 느껴본다.

남원을 이야기하면서 성춘향과 이몽룡이 주인공인 소설 춘향전을 빼놓을 수 없다. 이팔청춘 16살의 두 젊은 연인이 첫 만남을 가졌던 곳이 바로 광한루이다. 요즘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 나이 인데.

우스갯소리로 아동 청소년법에 저촉되는 나이다. 광한루는 세종조에 정승을 지냈던 황희가 광통루라는 이름으로 세웠다. 이후 하동부원군 정인지가 광한루로 이름을 바꾼 후에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광한루는 우리나라 4대 누각 중의 하나로 일컬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누각이다.

오작교와 광한루. ⓒ 투어익스프레스

시인과 묵객들은 궁궐에는 경회루가 있고, 지방에는 광한루와 더불어 평양의 부벽루,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가 있는데 그 중 으뜸은 광한루라 했을 정도로 예로부터 명성이 있던 곳이다. 광한루는 1419년에 지어 1597년 정유재란 때 불탔으나 1626년에 복원한 건물로 누각 중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건물이다.

광한루가 있는 광한루원은 한국 고유의 대표적인 정원으로 꼽히고 있는데 중심이 되는 광한루를 비롯한 주변 건물들과 동서 100m, 남북 59m에 이르는 정방형의 호수, 호수 속의 3개의 섬(삼신산), 그리고 서편에 4개의 홍예로 구성된 오작교로 구성되어 있다.

오작교와 방장정. ⓒ 투어익스프레스

만약 춘향이의 이야기를 모르더라도 광한루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볼거리가 되는데 광한루 앞의 호수를 가로지르는 오작교(1582년)와 호수주변을 걷는 것이 상당히 호젓하다. 날이 따뜻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찾겠지만 쓸쓸한 겨울철의 정취도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오작교를 밟으면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 어린 곳이기에 그런 전설이 생겨난 것 같다.

오작교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다리가 되는 스토리가 있는 곳이다. 광한루 보다는 오작교을 배경으로 하는 광한루원의 배경이 더 멋진 것 같다. 겨울의 쓸쓸함이 묻어나오는 배경이 오히려 더 처연한 느낌을 주며 예전의 사랑을 공감하게 한다. 남원에 서울 촌놈 촌년 40명이 몸빼바지를 입고 나타나다

몸빼 바지는 새로운 패션 아이템이다. ⓒ 투어익스프레스

이 여행은 재래시장이 위축되고 외면 받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문화와 체험이란 소프트웨어로 해결하기 위해 만든 ‘문화관광형 육성사업단’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어른들은 알지만 젊은 세대는 모르는 전통시장에 대한 체험으로 SNS를 통해 다양한 관심을 끌어 모으며, 재래시장으로 여행가는 새로운 ‘테마여행’을 기획하였다.

광한루 앞에서 몸빼바지를 입고 활보하는 청년들, 노년층이 가득한 느낌이 아닌 젊고 활달한 느낌, 여기에 노년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몸빼 바지가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다가온다. 따뜻한 누비옷의 느낌과 알록달록한 패턴은 오히려 젊은 사람에게 어필한다. 조금은 낯설지만 편안함이 자기 옷을 입은 듯하다.

이것은 마치 영국 런던 중심가에 있는 코벤트 가든 - 애플 마켓(Apple Market)을 벤치마킹한 아이디어에서 앞으로의 지향점을 찾을 수 있다. 영국의 시장에는 디자이너 소품이나 먹을거리를 파는 소규모 매장과 중앙의 조그만 광장에는 오픈 레스토랑이자 무대가 있다. 음악이나 악기 연주 같은 퍼포먼스가 열린다.

남원에서는 외국과 같이 세련된 퍼포먼스는 열리지는 않지만 조그만 공간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시장에서 준비한 전통주 장인과 함께 누룩 만들기 체험은 남원에서 즐기는 전통의 새로운 경험이다. 참가한 사람들의 관심 그리고 전통주가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다들 환호한다.

시장은 활기차다. 시장은 원래 있던 가게들과 더불어 난전이 형성된다.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가득한 상인들, 이들은 원래 상인이 아니다. 집에서 생활하거나 소일거리로 농사짓던 동네 주민들이다. 이들이 나와서 조금씩 물건을 판다. 남원 외곽에서 오셨다는 할머니는 집에서 말린 늙은 호박과 무말랭이를 판다.

“총각 이거 봐, 물건 좋아”
“싸게 줄게”

시장에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 투어익스프레스

동네 사람같이 친근하게 대하는 이분들에게서 외할머니의 느낌을 받는다. 많이 사드리고 싶은데 잘 모르니 아는 것만 사게 된다.

시장의 주전부리. ⓒ 투어익스프레스

시장에서의 주전부리는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시장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즉석에서 튀겨내는 다양한 튀김은 바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그 옆에서 파는 호떡은 방금 밥을 먹었지만 계속 들어가게 만든다. 남쪽지방에서 올라온 해산물, 특히 순천 쪽에서 올라온 꼬막 트럭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손으로 직접 만든 김부각은 얼마나 고소한지. 또한 시장에서 맛보는 난전의 팥 칼국수는 단돈 3000원등 장터의 저렴한 매력에 퐁당 빠져보는 기회다.

곱창 ⓒ 투어익스프레스

곱창과 선지가 가득 들어간 피순대,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닭발 튀김 그리고 해물이 가득한 해물짬봉국밥(6,000원)은 홍합과 게 반마리, 오징어, 미더덕이 가득하다. 너무 배불러서 남기고 만다. 주인 할머니께 죄송하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푸근한 인심과 서울에서 남원을 보러왔다는 말에 이것저것 더 내주시던 주인 할머니의 마음에서 시장이 사람들과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해준다.

해물이 가득 들어간 해물짬뽕국밥. ⓒ 투어익스프레스

시장 상인회에서 준비한 사주팔자 애정운과 신점은 새로운 경험이다. 신기하게 맞는 것들이 많다. 무릎을 탁 친다. 처음과는 달리 눈빛이 초롱초올해진다. 이렇게 관심을 끄는 점은 우리네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들이다. 재미로 보는 경험 속에서 조상들의 지혜를 엿본다.

요즘 우리나라도 많은 예산을 들여 재래시장을 활성화하면서 각 지역의 독특한 먹을거리와 재미있는 문화체험까지 이어지는 공간으로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문화와 예술을 품고 거기에 지역감성이 더해져 체험테마로서 시장이 발전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면서 재미와 독특함을 찾게 되면서 전통 시장의 변신은 점점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 민족의 핏속에 가지고 있는 광장문화, 장터문화는 남사당, 사물놀이와 각종 명절 등의 축제를 통해 발전되어 왔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만들어진 장터는 물건의 매매가 아닌 문화의 중심지를 더해 변모하는 것이 지방의 시장들의 앞으로 지향해 나가야 할 고민이 아닐까?

지리산의 추운 기운 속에서도 계곡물은 흐른다. ⓒ 투어익스프레스

지리산 자락에서 경험하는 산촌체험마을, 겨울 추위에도 계곡물은 흐른다. 그리고 소박한 밥과 반찬을 나누는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가진 따뜻한 정이 한겨울의 추위를 녹이며 더욱 뜨거워진다.

밥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 ⓒ 투어익스프레스

소셜다이닝 업체(www.zipbob.net 집밥)와 전통시장의 결합을 통해 사람과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의 시도는 관심을 갖고 환영할 만하다.

문의 : 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 02-2022-6547
데일리안과 투어익스프레스, 호텔트리스(www.hoteltrees.com)의 제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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