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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마오가 전부?’ 일본 피겨의 부러운 현실


입력 2014.02.09 09:12 수정 2014.02.09 20:4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첫 도입된 피겨 단체전에서 4위로 쇼트 통과

김연아에게만 매달리는 한국과 전혀 다른 현실

일본 피겨에는 아사다 마오만 있는 게 아니다. ⓒ 게티이미지

일본 피겨가 단체전 선전으로 막대한 투자에 대한 성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은 9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종합 4위로 상위 5개국이 벌이는 프리스케이팅 참가를 확정지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된 피겨 단체전은 참가 자격이 상당히 엄격하다. 일단 피겨 개인전 4개 종목(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일본과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 단 10개팀만이 조건을 충족했다. 김연아 포함 여자 싱글에만 3명의 선수를 내보낸 한국은 당연히 참가 자격이 없다.

이후 개인전과 마찬가지로 남자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여자싱글 순으로 쇼트프로그램을 펼친다. 순위는 점수 합산이 아닌 등위 합계로 가린다. 즉, 1위에게는 10점, 2위부터 10위까지 9점~1점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또한 개인종목에 여러 명의 선수들을 내보낼 경우 쇼트와 프리에 다른 선수를 출전시켜도 된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아사다 마오가 출전한 뒤 프리에는 스즈키 아키코가 나서는 일본이 좋은 예다.

이미 쇼트프로그램이 끝나 러시아(37점), 캐나다(32점), 미국(27점), 일본(24점), 이탈리아(23점)가 예선을 통과했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역시나 일본이다. 그동안 피겨 발전을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했던 일본은 전종목 출전 선수를 배출해냈고, 이번 단체전에서 전통의 강호인 프랑스, 독일 등을 제치고 상위 5위 진입에 성공했다.

물론 일본의 경우 남녀 싱글에서 강세를 보이지만 페어와 아이스댄스는 아직 세계적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로 일본은 이번 단체전에서 하뉴 유즈루(남자 싱글)가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셴코(러시아)를 꺾은데 이어 아사다 마오도 3위로 선전을 펼쳤다. 반면, 페어와 아이스댄스에서는 나란히 8위에 그쳤다.

메달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일본의 단체전 선전은 열악한 한국 피겨 현실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현재 한국 피겨는 김연아라는 불세출의 스타를 제외하면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선수를 배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김연아 역시 이번 소치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기 때문에 당장 4년 뒤인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출전 선수가 나올지도 미지수다.

일본과의 직접적인 비교가 무리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80년대 경제호황과 함께 스포츠 산업 육성에 큰 힘을 기울였다. 피겨의 경우, 선수들의 전용링크장이 속속 건설됐고, 세계 유명 코치들을 영입해 선수들 기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와 달리 한국은 전용링크장이 없어 이곳저곳을 전전했던 김연아의 등장 자체가 기적일 정도다.

아사다 마오는 분명 일본 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선수로 많은 언론과 팬들이 그녀의 개인전 금메달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아사다가 아닌 남자 싱글의 하뉴 유즈루다. 아사다가 일본 피겨의 전부가 아니란 뜻이기도 하다. 씁쓸하면서도 부러운 일본 피겨의 현실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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