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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중소형 증권사, 특화만이 '살길'


입력 2014.02.12 14:54 수정 2014.02.12 15:02        이미경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도 특화된 증권사들 위주로 재편

데일리안DB

금융당국이 내린 '특화' 처방전이 증시침체와 공급과잉이라는 이중고에 시름하는 중소형 증권들에게 특효약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시장에는 대형사를 포함해 총 62개사의 증권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이중 자기자본 1조원이 넘는 증권사의 수는 10여개 수준 안팎에 머물러있어 외국계 법인을 제외하면 40여개의 중소형 증권사들이 침체된 시장에서 과당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증권사 영업활력 제고방안'을 통해 대형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간의 기능분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으며 특화 정책에 불을 지폈다.

대형증권사들은 해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선진 투자은행(IB) 기능을 강화하고, 중소형 증권사들은 자산관리와 법인영업 등 전문화된 사업모델로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비슷한 사업구조를 영위하며 경쟁을 해온 탓에 특화된 사업을 찾는 것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슷한 수익구조로 과당경쟁을 하는 국내 증권사들이 일찍이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M&A)를 거치며 대형화와 특화의 길을 걸어온 글로벌 증권사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의 찰스 스왑(Charles Schwab)의 경우 미국의 3대 온라인 브로커(online broker)이면서 자산관리(WM) 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정평이 나있다.

이 회사는 펀드 슈퍼마켓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며 수익구조를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글로벌 증권사들은 리테일과 홀세일을 총망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증권사와 IB 특화 증권사, WM 특화 증권사 등이 차별화전략을 통해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말 금융 빅뱅으로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던 증권사들이 피합병되거나 청산되며 대폭 정리됐다. 이후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갖춘 증권사들은 틈새시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며 사업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처한 환경이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글로벌 증권사들과는 차이가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 금융업 자체가 규제산업으로 묶여 있는 만큼 비교적 규제가 완화돼있는 글로벌 시장보다는 좀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게 현실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앞으로 고객과 상품, 지역 등에 특화되는 특화·전문화 증권사로 변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진입과 퇴출관련 규제 환경이 증권사의 M&A나 기업분할이 활성화되고 변화된다면 다수의 특화 전문화된 금융회사의 진입으로 경쟁이 촉진되고 다양한 틈세시장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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