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캐나다FTA 9년 만에 타결 "역사적 이니셔티브"


입력 2014.03.11 16:07 수정 2014.03.11 16:29        김지영 기자

발효 24개월 뒤부터 자동차 무관세, 농산물 개방은 최소한

공동기자회견서 "북핵 폐기 촉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공감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가 11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과 캐나다 정부가 협상 개시 9년여 만에 FTA(자유무역협정)를 타결했다. 이로써 캐나다는 한국의 12번째 FTA 협정국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11일 청와대에서 한·캐나다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한·캐나다 FTA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을 발표하게 된 것은 작년에 양국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기념한 데 이어 양국이 함께 이룩한 획기적인 성과”라며 “이러한 역사적인 이니셔티브(initiative·제안)로 한·캐나다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두 정상은 FTA가 가급적 조속히 발효되도록 할 것이라는 의향을 공유하며, 법률 검토와 필요한 국내 절차를 신속하게 완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또 “(FTA 발효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양국간 교역·투자관계를 강화시킴으로써 양국 국민에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 창출은 물론, 수출 기회의 증대와 혁신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양국 경제, 중소기업을 포함한 업계, 그리고 소비자들 모두에게 상당한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한·캐나다 FTA는 양국 경제관계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호혜적 양국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현존하는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에 기초한 한반도 평화통일의 비전을 공유하며, 이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우리는 또한 동북아시아에서 신뢰구축의 수단으로서 역내 대화와 협력의 중요성과 역할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14차례 공식협상 끝 타결…FTA 교역국 GDP 세계 GDP 60%대까지 확대

한편, 이번 협상 타결은 2005년 7월 협상을 시작 9년여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은 협상 개시 이래 2008년까지 13차례 공식협상을 진행했으나 2009년 협상 중단이라는 시련을 맞았다. 이후 지난해 11월 협상을 재개해 12월 통상장관급회담, 지난 2월 수석대표급 협의를 거쳐 협상을 마무리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FTA 타결을 통해 한·캐나다 양국간 무역과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캐나다는 GDP 기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우리나라와 교역규모(100억달러) 기준으로는 25번째에 머물러 있었다. 이는 세계 12위 호주의 무역규모인 300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와 FTA를 맺고 있는 국가들의 GDP 규모는 세계 GDP의 54%를 차지하는데, 호주와 캐나다를 더할 경우 60%대까지 확대된다.

특히 청와대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외에 아직까지 주요국들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캐나다와 FTA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또 아시아 지역 국가로서 처음으로 캐나다와 FTA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캐나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캐나다는 현재까지 파나마, 요르단, 콜롬비아, 페루, EFTA(유럽자유무역연합), 코스타리카, 칠레, 이스라엘, NAFTA 등과 FTA를 체결했으나 NAFTA가 교역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조 수석은 “원칙적으로 보면 그만큼 교역확대의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FTA를 통해) 우리가 아직 개척이 안된 (분야의), (양국이) 서로 무역을 확대할 잠재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어려움 때문에 못했던 부분의 걸림돌을 뽑아내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효 24개월 뒤 자동차 무관세…농축산물 개방은 최소한

이번에 타결된 한·캐나다 FTA는 상품, 원산지, 통관, 무역구제, 서비스, 투자, 통신, 금융, 전자상거래, 정부조달, 지적재산권, 경쟁, 노동, 환경 등을 망라하는 포괄적인 FTA다. 특히 상품 분야의 경우 양국 모두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대다수 품목(97.5%)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가장 기대가 큰 분야는 완성차 수출이다. 양국은 이번 FTA 타결을 통해 전체 캐나다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3년, 실질적으로 24개월 만에 철폐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현재 캐나다와 FTA를 협상중인 일본, EU(유럽연합)의 합의 내용과 비교해도 유리한 조건이다.

또 캐나다의 자동차 관세율(6.1%)이 한·미 FTA 타결 전의 미국(2.5%)보다 높고, 관세를 일괄 철폐하는 기간(3년)도 미국(5년)보다 짧은 점을 고려하면 전향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청와대 측은 “자동차 관세가 24개월 만에 철폐될 경우 캐나다와 FTA를 체결한 미국, 멕시코 업체와 동등한 경쟁여건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서 “대(對)캐나다 직접 수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캐나다 내 한국차의 시장 점유율은 12%로, 현재까지는 미국(44.5%)과 일본(33.6%)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국은 섬유 분야의 높은 관세율(평균 5.9%, 최대 18%)도 대부분 3년 내에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한·미 FTA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또 원산지도 한·미 FTA의 원사기준(yarn-forward) 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합의해 향후 우리 중소기업의 대캐나다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청와대는 내다봤다.

양국은 다만 농축산물 분야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한·미, 한·EU FTA보다 보수적인 수준에서 합의했다. 양국은 전체 농산물 가운데 쌀, 감귤 등 211개 품목을 비롯해 282개 품목(18.8%)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쇠고기(15년), 돼지고기(5년, 13년) 등 20개 품목에 대해서는 세이프가드(ASG)를 설정했다.

농축산물 개방을 둘러싼 일각의 우려에 대해 조 수석은 “한미 FTA를 보면 3년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5% 늘었는데, 국내 쇠고기 소비량은 20%가 늘었다”며 “전체 자급률을 기준으로 보면 2003년 43%였던 것이 작년에는 50.5%까지 늘어났다. 캐나다도 미국의 사례와 크게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수석은 이어 “한미 FTA 실적을 보면 (캐나다) 축산물의 경우에도 그렇게 두려워할 만한 상대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캐나다가 우리 시장에 들어오는 데에 유리한 점이 있겠지만, 우리도 얻은 것 많고, (결과적으로는) 우리 FTA의 지평을 크게 넓히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조 수석은 “9년의 난항 끝에 합의된 FTA다. 양국이 이 균형을 맞추느라 그동안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서 “그런데도 양국이 서로 호혜적인 정신으로 (협상에 임해) FTA가 타결에 이른 것에 대해 대단히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지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