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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에게 '유가족' 운운, 해경에 분노 폭발


입력 2014.04.22 13:34 수정 2014.04.24 11:25        진도 = 데일리안 윤정선 기자

해경 기획조정관, 브리핑하며 실종자 가족 마음 헤아리지 못해

22일 오전 김광준 해경기획조정관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을 '유가족'이라고 불렀다. 또 그는 "이제는 현실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품격 있게 장례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체육관에 있던 사람들은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이다. ⓒ데일리안

  세월호 참사 특별취재반  
이충재 기자
김수정 기자
백지현 기자
조성완 기자
윤정선 기자
사진 박항구 기자
       홍효식 기자
정부가 세월호 침몰 관련 실종자 가족에게 브리핑을 자청했지만, 오히려 더 큰 상처만 안겨줬다. 구조의 끈을 놓지 않고 힘겹게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가족을 정부 관계자는 시종일관 '유가족'이라고 호칭했다.

22일 오전 김광준 해경기획조정관은 진도실내체육관 강단에 올라 지금까지 구조상황을 가족들에게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기획조정관은 "이제 현실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장례 지원 부분도 부처 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기획조정관은 "유가족이 품격 있게 장례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순간 실종자 가족의 어머니는 소리 없는 통곡과 함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체육관에 남아 있는 사람은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이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김 기획조정관은 이들을 유가족이라고 부르는 것은 물론 '품격'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장례를 언급했다.

김 기획조정관은 학부모가 누차 반대해온 세월호 '인양'에 대해서도 장황하게 설명했다. 결국, 한 학부모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 김 기획조정관의 말을 끊었다.

김 기획조정관은 "저희는 인양 계획도 세우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배가 침몰한 적이 없다. 세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학부모는 강당 앞으로 나와 "지금 '인양'이라고 했느냐, '구조'라고 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는 무조건 구조"라며 "인양이라는 말을 왜 함부로 쓰느냐. 인양을 검토하는 것도 학부모 요청 없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갑작스러운 제지에 당황한 김 기획조정관은 "유기적으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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