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까지 피해’ 손연재 악플러 또 징역형…비극 계속?
손연재 비방글 40대 김 모 씨에 징역 1년 선고
익명성에 기댄 더티플레이 '나의 스타'도 보호 못해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20)에 관한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인터넷 공간에 유포해 온 40대 네티즌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8단독 강문경 판사는 2일 손연재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로 기소된 김 모 씨(47)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컴퓨터 그래픽디자이너인 김 씨는 '손연재와 소속사 IB스포츠가 연기 장면을 애국가 영상에 넣어달라고 방송국에 로비했다' '손연재의 국제대회 성적이 조작됐다'는 등 허위 사실을 2012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반복적으로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지난 1월 기소됐다.
검찰이 지난 1월 김 씨를 기소할 당시 기소 내용을 살펴보면, 김 씨의 범행 동기는 손연재의 현 소속사이자 ‘피겨퀸’ 김연아 전 소속사인 아이비스포츠(현 IB월드와이드)사가 손연재를 홍보하기 위해 고의로 김연아의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판단, 인터넷상에서 손연재에 대한 비방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손연재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영식 판사는 지난 해 11월 11일 손연재와 그의 소속사 '아이비스포츠(현 IB월드와이드)'를 욕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상 명예훼손 등)로 기소된 40대 신 모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한 바 있다.
작년과 올해 손연재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가 유죄판결을 받은 이들 두 명의 네티즌이 인터넷 공간에서 벌인 일이나 이후 법원의 판결은 대동소이하다.
이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손연재를 비방한 글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손연재와 소속사 IB스포츠가 연기 장면을 애국가 영상에 넣어달라고 방송국에 로비했다' ‘손연재 선수의 리본과 의상에서 일본색(일본 전범기 등)이 느껴진다’ '손연재의 국제대회 성적이 로비로 조작됐다'는 등 다소 허무맹랑한 내용들이다.
이에 대해 법원의 판단은 이들의 손연재에 대한 비방 행위가 건전한 비판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일관된 입장이다.
문제는 두 명의 누리꾼 행동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고, 건전한 비판도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 하에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손연재를 비방하는 네티즌들의 태도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이들 네티즌들은 유죄판결을 받은 두 명의 네티즌이 징역형을 선고 받기는 했으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실제로 수감생활을 하지 않게 됐다는 점을 내세우고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서 손연재에 대한 비방 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손연재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똑같은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비슷한 판결을 받고 전과자가 되는 네티즌들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번에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김 씨의 경우 범행의 배경에 애꿎은 김연아까지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 동안 손연재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과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의 정체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연아 팬임을 자처하는 일부 잘못된 생각을 가진 네티즌이라는 의심은 있었지만 실제로 손연재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행위의 동기가 김연아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임이 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례는 김 씨가 처음이다.
한 마디로 김연아의 팬임을 자처하는 김 씨가 김연아를 보호한다는 생각을 한 행동이 결국 김연아에게 피해가 가는 쪽으로 결론이 난 셈이다. 물론 김연아가 시킨 일도 아니고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몰랐지만 과정이야 어쨌든 자신의 팬이 자신을 보호한다는 미명 하에 저지른 행동이 김연아 자신에게는 정신적 고통이 따를 문제다.
김연아의 팬으로서 김연아가 불이익을 받는 것이 싫고, 그를 보호하고 싶었다면 김연아에 대해 격려를 보내고 응원을 했어야지 손연재와 그의 소속사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행동은 스스로를 전과자로 만들 뿐만 아니라 김연아를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김연아를 난감하게 만들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를 사랑하는 바람직한 방법은 응원과 격려다. 누군가를 향한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과 같은 방법으로는 결코 ‘나의 스타’를 보호할 수도, 빛을 낼 수도 없다. 스포츠 선수가 경기장 안에서 페어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면 팬은 경기장 밖에서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 익명성에 기댄 더티 플레이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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