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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시대 성큼 '삼성전자홀딩스' 탄생할까?


입력 2014.06.03 18:02 수정 2014.06.04 11:38        데일리안=이강미 기자

에버랜드 상장 경영권 승계 마지막 수순 …3세 계열분리 현실성 떨어져

에버랜드-삼성전자 합병설 유력시 … 지배력 강화·승계 부담 최소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3일 상장추진을 발표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막판 정지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정문을 오가는 임직원들.ⓒ연합뉴스
삼성그룹은 3일 전격적으로 삼성에버랜드 상장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6)의 승계를 위한 막판 수순에 돌입했다. 이와관련, 재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 상장 이후 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와 증권가 등에서는 지난달 삼성SDS 상장 계획 발표에 이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까지 상장 계획을 밝힘으로써 사실상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마지막 수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두 딸인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41) 제일기획 사장도 에버랜드 지분을 8.37%씩 보유하고 있다. 삼 남매는 연내 상장을 앞둔 삼성SDS 지분도 나눠갖고 있다. 이 부회장이 11.3%, 나머지 두 명은 3.9%씩이다.

재계에서는 상장으로 양사의 자산가치가 높아지면서 세 자녀의 보유 지분 평가액도 크게 늘어날 것을 보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삼성그룹이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는 삼성에버랜드가 상장된 이후 삼성전자와 합병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후, 지주사와 에버랜드를 합병하는 '삼성전자홀딩스'를 만들 것이란 전망이다.

사실 적은 지분으로 이 회장 일가가 그룹을 지배하는 것은 그동안 순환출자 구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계열사 간 출자구조에 대해 법적인 제약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데다 특히 기존 금산분리 움직임으로 인해 순환출자마저 앞으로 금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 →삼성물산'이 큰 축인데,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의 최대주주 관계자 지분율은 20% 미만이다. 상속으로 지분율이 일부 상실된다고 가정하면 지배력이 취약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삼성에버랜드를 상장한 뒤 삼성전자와 합병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최대주주 지위를 삼성전자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 3.4%를 포함 오너 일가 지분율이 4.7%에 불과하고, 삼성물산 역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 1.4%가 전부다.

현재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는 지분 7.6%를 보유한 삼성생명이지만 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금산분리)규정상 의결권 5% 제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를 상장한 뒤 삼성전자와 합병할 경우 지분 25%로 에버랜드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율이 10%대선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얻게 된다.

에버랜드에서 생명, 전자, 물산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상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이 상대적으로 희석, 현행법상 그룹 지배의 취약점이 됐던 의결권 제한 또는 향후 삼성생명의 금융 지주사 전환시 보유 지분 매각 등에 따른 부담 등도 줄어들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에버랜드와 삼성전자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되고, 사실상 삼성전자의 지배력이 강화되면 최근의 계열간 재편으로 삼성전자를 축으로 새롭게 짜고 있는 순환출자 고리, 즉 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종합화학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역시 함께 강화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삼성SDI 지분 19.6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삼성SDI는 삼성물산의 지분 7.8%를, 또 삼성물산은 합병을 결정한 삼성종합화학 지분 약 3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물산과 삼성SDI(제일모직 합병)는 삼성엔지니어링의 1,2대 주주다.

전자와 금융, 건설, 화학 등 삼성그룹 계열 전체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동반 상승하는 셈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속이 이뤄질 경우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금융지주회사가 되고,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계열사 소유를 금지한 현행법에 따라 그룹구조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은 보유한 자사주를 바탕으로 인적분할을 한 후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하고 삼성생명은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해 지배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영권 승계 작업이 궤도에 오름에 따라 3세들 간의 영역을 구분짓는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수년 전부터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들을, 이부진 사장은 유통·레저·서비스 계열사를, 이서현 사장은 패션·미디어 계열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현재 삼 남매의 역할 분담으로 볼 때 계열분리를 전제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는 경영권 승계 후에도 경영 대권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낙점된 이 부회장을 주축으로 현재의 그룹 체제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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