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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건강비법 '오일풀링' 둘러싼 갑론을박, 왜?


입력 2014.07.31 08:29 수정 2014.08.04 09:04        민교동 객원기자

SBS '매직아이' 방송 직후 누리꾼 관심 급증

무작정 따라하는 건 금물…부작용 주의해야

가수 이효리가 29일 방송된 SBS '매직아이'에서 자신의 건강비법으로 오일풀링을 꼽았다. 방송 직후 오일풀링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SBS

요즘 시청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콘텐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건강이다. 건강 정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방송에선 건강 정보 프로그램이 핵심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부각되고 있을 정도다.

물론 시청자들이 꾸준히 관심 있어 하는 영역은 연예인의 사생활이다. 열애와 결혼 등에도 관심이 많지만 연예인들은 평소에 뭘 하며 어떻게 지내는 지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들이 시시콜콜한 사생활 관련 잡담을 나누는 방송들도 꾸준히 방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예인이 사생활 관련 대화를 나누며 건강 관련 정보를 얘기한다면 어떨까. 이야 말로 금상첨화다. 게다가 건강에 다이어트까지 포함된 내용이라면. 연예인의 몸매를 동경하며 그들의 다이어트 방식에 늘 관심이 많은 시청자들은 큰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건강 정보라는 게 참 민감하다. 심지어 하나의 사례를 두고 전문의들이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아마도 비타민이 아닌가 싶다. 어떤 의사는 비타민이 몸에 좋다고 주장하지만 또 다른 의사는 비타민을 굳이 꾸준히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그런데 전문가도 아닌 연예인이 건강 관련 정보를 얘기하는 경우에는 더욱 논란의 여지가 커진다. 건강 정보의 경우 잘못된 정보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며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 정보의 경우 오히려 이를 언급한 연예인까지 논란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최근 이효리가 건강 비법이라고 소개한 오일풀링 역시 마찬가지다. 이효리는 29일 방송된 SBS ‘매직아이’에서 자신의 건강비결로 오일풀링을 소개했다.

방송에서 이효리는 “나는 오일풀링을 6개월 째 하고 있다. 오일풀링은 아침에 일어나서 식물성 오일로 가글을 하는 것으로 입안에 있는 독소가 오일과 함께 나온다”며 “입안에서 독소가 나가기 때문에 피부도 좋아지고 살도 빠진다는 후기도 있다. 민간요법이라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내 주변에는 오일풀링을 통해 효과를 본 사람이 있다”고 오일풀링 예찬론을 펼쳤다.

이어 “식물성 오일이면 된다. 콩기름뿐만 아니라 해바라기씨유, 올리브유, 들기름도 괜찮다”며 구체적인 오일풀링 방법까지 소개했다.

다른 출연자들도 오일풀링 예찬론에 동참했다. 배우 문소리는 “우리 부모님은 잇몸이 안 좋았는데 오일풀링을 하니 효과가 매우 좋다고 했다”고 말했으며 홍진경은 “나도 (오일풀링) 효과를 봤다”며 “시작한지 며칠 만에 바로 치아가 미백되더라. 그리고 양치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상쾌하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오일풀링 시작 후 개운해서 좋다”고 말했다.

당연히 방송 직후 오일풀링이 온라인에서 엄청나게 화제가 됐다. 이미 연예인 등을 중심으로 관심있는 이들 사이에선 오일풀링 효과가 상당히 화제가 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효리의 오일풀링 예찬론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오일풀링 붐이 일었다. 당장 다음 날 아침부터 오일풀링을 시작했다는 직장인들도 많을 정도다.

가수 이효리가 29일 방송된 SBS '매직아이'에서 자신의 건강비법으로 오일풀링을 꼽았다. 방송 직후 오일풀링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_해당 방송 캡처

문제는 오일풀링이 상당한 논란의 대상이라는 부분이다. 심지어 바로 얼마 전에 한 건강 프로그램에서 오일풀링을 직접 다루기도 했다. 지난 8일 방송된 케이블 채널 SBS Plus의 ‘메디컬X‘에서 오일풀링 효과의 실체를 다룬 것.

‘메디컬X’에는 의료계에 떠돌고 있는 소문을 직접 확인해보는 ‘카더라 통신’이라는 코너가 있다. 이 코너에서 최근 해독 요법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오일풀링의 효과를 두고 스튜디오에서 직접 실험까지 진행한 것.

MC 박종진과 현영이 직접 실험 대상자로 나섰고 정확한 검증을 위해 박종진과 현영은 입안 세균을 채취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실험 결과 오일풀링은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방송에 출연한 의사는 오일풀링이 효과가 있다고 느껴지는 까닭은 오일풀링을 할 때 입과 혀를 움직인 것이 칫솔질 대용 효과와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실제 입안의 세균은 오일풀링 이후에 거의 사라지지 않았음이 방송을 통해 입증됐다.

효과가 있다는 느낌을 받을 뿐 실제로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 이에 출연 의사는 오일풀링을 매일 20분씩 하는 것 보다는 치과를 찾아 스케일링 등의 치료를 받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오일풀링은 예전부터 인도에서 행해지던 민간요법으로 의학서 ‘아유르베다’에 실려 있다. 공복상태에서 한 숟가락 정도의 식물성 오일을 입에 머금고 10분에서 20분 정도 혀를 이용해 오일을 입안에서 굴리다 뱉어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입안의 노폐물과 세균, 독소 등을 씻어내는 일종의 디톡스 요법이다.

치아 건강 개선과 만성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곤 있지만 아직 과학적 근거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오일풀링의 효과를 두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오일풀링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는 SCI저널인 국제 결핵 및 폐질환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Tuberculosis and Lung Diseases) 2014년 2월호에 ‘오일 풀링과 연관되어 발생한 반복적인 흡인성 폐렴(Recurrent lipoid pneumonia associated with oil pulling)’이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김 교수는 2년 전 6개월 사이에 4번이나 폐렴이 걸린 50대 여성 환자를 경험했다. 거듭되는 폐렴으로 인해 김 교수는 기관지내시경과 면역상태에 대한 철저한 검사에 들어갔다. 연이어 세 번이나 폐렴이 발병한 것을 이상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특이 소견을 발견하지 못한 김 교수는 평소 복용하는 약을 확인했지만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만한 약을 복용하고 있지도 않았다.

이 여성 환자가 네 번째 폐렴으로 입원하자 김 교수는 평소의 습관과 건강요법 등을 체크했고 이 과정에서 이 여성 환자가 첫 폐렴 발병 직전부터 오일풀링을 시작했음을 파악하게 된다.

김 교수는 이 여성 환자가 오일풀링을 하던 과정에서 입 안의 다양한 균들을 머금고 있던 기름의 일부가 목 뒤로 넘겼을 것이라는 추정에 이르렀다. 그렇게 들어간 기름이 후두와 기관지를 거친 뒤 폐로 스며들어가면서 반복적인 염증을 유별한 것. 폐에 염증이 생긴 것이 바로 폐렴이다.

이에 김 교수는 오일풀링 중단을 권고했으며 실제 오일풀링을 중단한 뒤 해당 여성 환자의 폐렴도 더 이상 재발하지 않았다 이런 내용을 논문을 통해 소개한 김 교수는 오일풀링이 반복적인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물론 아직까지 오일풀링의 정확한 효과와 부작용 등이 완벽하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는 건강 요법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이효리의 언급으로 다음 날인 30일 오전 온라인에서 엄청난 화제가 됐던 오일풀링은 결국 더욱 다양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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