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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아드님도 외고출신 아니냐"는 학부모 항의에...


입력 2014.07.30 17:34 수정 2014.07.30 17:39        김수정 기자

학부모들 "조 교육감, 조만간 2차 학부모 간담회 갖기로 약속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시교육청에서 자사고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폐지 추진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자사고 학부모들간 첫 간담회가 3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성사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중앙고와 숭문고 등 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서울지역 8개 자사고 학부모 8명이 참석했으며 학부모들은 10분간의 공개회의부터 작심한 듯 조 교육감을 향해 십자포화를 쏟아내는 등 쌓여있던 응어리를 풀어냈다.

이에 간담회 시작 전 분위기를 환기하려던 조 교육감은 “앞으로 자주 보자”며 말문을 열었지만 한 학부모는 화가 난 표정으로 “앞으로 안 보겠다”고 말을 잘랐다.

그러자 조 교육감은 인사말을 통해 “자사고 학부모들이 항의집회를 하고 있는데 내용이 어쨌든간에 죄송하다”고 다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또 다른 학부모는 “죄송하다고 얘기하지 말고 우리가 길거리에 나오지 않게 해달라”며 “형식적으로 말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이어 조 교육감이 “내가 100% 옳은 것은 아니나 내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개혁에는 약간의 진통이 따른다. 정책 집행을 하는 기관이나 추진자 입장에서 보면 개혁의 피해를 보는 집단이 있을 수 있다”고 다시 말을 이어갔지만 한 학부모는 “우리나 우리 아이가 무슨 죄를 저질렀나. 우리 아이들 어찌할거냐. 왜 우리 아들 흔들리게 만드느냐”고 따지는 등 시작부터 불편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이 때문에 한 교육청 관계자가 “흥분하시지 마시라”며 중재에 나섰지만 그 학부모는 “흥분 안하게 됐느냐”고 맞서면서 곧바로 학부모들의 집단 성토가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말씀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개혁에는) 피해보는 집단이 나온다고 했는데 그것이 하필 자사고냐”며 “교육감 아들 2명은 외고 보내면서, 본인은 되고 우리 아이들은 왜 안 되느냐”고 항의했다.

그 학부모는 또 “(수술 대상에) 외고 등 특목고는 제외시키느냐. 잘 다니고 있는 학교를 왜 없애려 하느냐”며 “(그런 논리라면) 자사고외에 특목고와 특성화고, 자공고도 모두 평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강하게 조 교육감을 몰아세웠다.

이후 약 47분간 이뤄진 비공개 회담에서도 조 교육감을 향한 학부모들의 송곳질의는 계속됐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간담회 직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비공개 회의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우리의 불만과 요구사항을 조 교육감에게 상세히 전할 수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조 교육감은 ‘선거에서 공약한 사항이기 때문에 나로서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학부모는 이어 “다만, 조 교육감이 시종일관 우리 얘기를 경청해주고 일정부분 우리 입장을 이해했다는 취지의 말을 건냈다”며 “3차 ‘자사고 재지정 종합평가’ 시행 여부 전에 우선 오늘처럼 조만간 2차 학부모 간담회를 열어 (학부모들로부터) 더 많은 얘길 듣고 고민해보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물론, 오늘 간담회에서 조 교육감과 완벽한 의견일치가 이뤄졌거나 어떤 해결책이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그간 우리를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자사고 폐지’를 추진하려던 움직임과는 달리 우리의 이야길 들어주고 2차 간담회를 제안한 점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양측이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직후 양순지 자학연 회장(중동고 학부모)은 기자들과 만나 “교육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자사고 폐지가 결정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조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를 철회한다는 말을 할 때까지 학부모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고 인근 학교의 설문을 담은 공교육영향평가에 대해서는 “급조된 평가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또 “학부모들의 뜻을 교육감에게 잘 전달한 것 같다”면서 “조 교육감께서 긍정적으로 받아줄 것으로 믿고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밖에도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은 ‘자사고 폐지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조 교육감의 아들 2명이 외고를 졸업한 점을 지적, 기타 특목고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거론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통화에서 “외고, 과학고를 포함해 기타 특목고도 문제가 있다면 폐지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우선 자사고 문제에 대한 논의가 끝나면 2차적으로 그 부분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일부 여론에서 우리를 비판하는 시각이 있는데 제발 사실을 호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우리는 아이들이 무한경쟁에 놓이는 걸 바라지 않는다. 되레 마구잡이로 ‘어디를 없애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식의 교육은 바라지 않는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교육환경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커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호소했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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