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전자' 3분기엔 위기극복 가능할까
단기적 실적개선보다는 장기적 수익성 강화할 '바닥다지기'
IM부문 라인업·시장 확대… DS 'V낸드'·CE 'UHD' 신성장 집중
삼성전자의 위기의식이 31일 진행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2분기 '어닝쇼크'에 가까운 저조한 실적을 보인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위기 의식을 반영하듯 조심스러우면서도 강하게 재도약을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3500억원, 영업이익 7조1900억원의 확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2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매출 2%, 영업이익 15% 감소한 수치다.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은 증권가 및 관련업계에서 예상했던 수준보다 못미치는 저조한 성적으로, 지난해부터 제기됐던 성장둔화설이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8조원대를 밑돈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위기설이 이달 초 잠정실적에서 현실로 나타나자 삼성전자는 곧바로 한계 돌파를 위한 위기 경영에 돌입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인 스마트폰을 비롯 주요 사업부문별 제품의 라인업 강화와 시장 확대를 통해 ‘바닥다지기’에 나선다는 전략을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들어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이 앞장서 확실한 '바닥다지기'에 나선다.
'갤럭시 쇼크'…중저가·중국 시장 공략
IT·모바일(IM) 사업부문은 이번 2분기 매출 28조4500억원, 영업이익 4조4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무려 30% 가까이 감소한 수치로 위기 상황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수익성 강화에 나서는 한편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하고 중국 등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등 제품군과 시장폭을 넓히는 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준 무선사업부 전무는 "하반기 대화면 카테고리에서 혁신적인 소재를 적용한 매력적인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소재, 디자인을 적용해 일상 생활을 편하고 가치있게 만들 기술 혁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알파(가칭)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이 두 제품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국가와 지역별로 시장 특성이 달라 정확한 상황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트랜드"라며 "제품 모델력과 가격경쟁력을 통해 시장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 의지도 강하게 밝혔다.
김 전무는 "현재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중저가 시장에서 스펙, 가격 등 모든 측면에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마진 압박의 우려는 있으나 전략모델에 리소스를 집중하고 자원도 적극 투입해 규모의 경제를 적용해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전무는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신제품 출시 등으로 증가하겠지만 업체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분기보다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단기적인 실적 개선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바닥다지기'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선방' 반도체·TV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익성 강화"
IM사업부문과 달리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적을 보인 반도체·디스플레이의 디바이스솔루션(DS) 분야와 소비자가전(CE)은 하반기에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DS 반도체 부문은 전세계전인 D램과 낸드플래시 호황 기조 속에 매출 9조7800억원, 1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5.7% 상승한 수치다. 이 같은 메모리 반도체의 호조 속에 삼성전자는 V낸드 등 새 먹거리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명진 IR담당 전무는 "3분기 전체 D램 시장의 비트그로스(생산량 증가율)은 한 자릿수 후반을 기록할 것이며 삼성전자는 시장 평균을 웃돌 것"이라며 "낸드플래시는 경우 10% 초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성장동력인 V낸드에 대한 계획도 함께 밝혔다. 삼성전자는 V낸드의 높은 고정비를 우려하는 질문에 "프리미엄 제품군이 출시됐고 조만간에 메인스트림 제품도 나와서 판매가 많아지면 고정비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V낸드는 고신뢰성과 고용량 특성에 맞게 SSD에 집중하고 이외 제품은 모바일 저장장치나 카드, 기타 소비자 제품군을 컨슈머 제품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DS의 디스플레이 부문은 갤럭시 시리즈의 부진 영향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2분기 매출 6조3300억원, 영업이익 22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디스플레이 분야 역시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통해 웨어러블과 플렉서블 시장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A3라인은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활용될 계획”이라며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램프업(생산량 증가) 시점은 조절 중”이라고 밝혔다.
CE부문은 지난 2분기에 중국과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초고화질(UHD) TV 시장이 1분기 대비 2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하고 브라질 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로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7% 상승한 13조원, 영업이익은 무려 79.6% 오른 770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3분기에는 UHD TV 등 새 먹거리를 통해 전세계 TV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를 확고히 수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일경 영상디스플레이 상무는 "UHD TV시장은 올해 12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각 업체들이 신모델들을 도입하며 수요가 성장하고 있어 올해를 기점으로 UHD TV의 수요가 본격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했다면, 하반기에는 초대형 TV를 비롯해 중대형 제품까지 강화해 TV시장 업계 1위로서 UHD TV의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7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53조9천459억원, 영업이익 8조862억원이다. 일반적으로 실적 전망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향 조정되는 경향이 있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역시 큰 폭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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