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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CJ '계절밥상 vs 이랜드 '자연별곡', 직접 체험해보니


입력 2014.08.03 12:40 수정 2014.08.27 08:32        김영진 기자

'자연별곡' 음식의 질 많이 떨어지고, 어두운 인테리어 '칙칙함' 느껴...가격보다 질로 승부

서울 목동에 입점한 자연별곡.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CJ그룹의 CJ푸드빌과 이랜드그룹의 이랜드파크가 '한식뷔페'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해, 1개월 사이 두 레스토랑을 모두 방문해봤다.

지난달 6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CJ푸드빌의 '계절밥상'([르포] '집밥이 대세' CJ푸드빌 '계절밥상' 가보니, 7월 6일 기사 참조)에 이어 지난 2일 서울 목동에 있는 이랜드파크의 '자연별곡'을 방문한 것.

주관적 결론부터 말하면 '계절밥상'의 승이라고 말하고 싶다. 형만 한 아우 없다고 CJ푸드빌이 먼저 한식뷔페로 성공하자 이랜드파크가 뒤따라 비슷한 브랜드를 런칭했지만 결국 따라가지 못한 꼴이다.

용산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계절밥상은 7층에 있어 매장 전체가 밝아보였고 인테리어가 '모던'에 가깝지만, 목동 현대41타원 지하에 위치한 자연별곡은 지하여서 전망이 안 나오는데다 인테리어를 검은색과 갈색으로 잡아 '칙칙한' 느낌을 줬다. 접시도 검은색에다 직원들의 복장도 검은색이라 활기찬 느낌이 없었다.

즉 계절밥상이 한국적 모던함을 추구했다면 자연별곡은 전형적인 토속 한식 콘셉트를 지향하는 듯 했다.

음식 콘셉트 역시 계절밥상은 '농가상생'과 '제철음식'을 지향한다면 자연별곡은 세종, 문종, 정조 등의 '왕의 이야기를 담은 팔도진미 한식'을 지향했다.

가격은 평일 점심의 경우 자연별곡이 계절밥상보다 1000원 저렴하고 주말과 저녁의 경우 3000원 더 저렴했다.

하지만 음식을 직접 맛본 결론은 5000원을 더 주고라도 계절밥상을 가겠다는 거다.

특히 고기의 질에서 많이 차이가 났다. 계절밥상에서는 고기에 냄새도 안나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자연별곡에서는 특히 제육구이가 힘없이 부스러져있었고 마치 군대에서 먹던 고기처럼 질이 좋지 않았다.

고구마 맛탕도 있어 맛봤는데 힘이 없고 눅눅한 것이 오래된 음식 같았다. 보통 맛탕은 겉은 바삭하고 안이 부드러워 달콤한 맛이 전해져야하지 않는가.

또 계절밥상은 완전한 오픈키친이라 직원들이 요리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어 믿을 수 있었는데 자연별곡은 한편에 오픈키친이라고 있었지만 완전히 오픈해놓지는 않았다. 계절밥상은 호떡도 직접 만들어주는 등 즉석 코너도 있었지만 자연별곡은 그렇지 않았다.

자연별곡에는 고추장 양념이 많이 들어간 음식들이 많아 전체적으로 짰다. 그나마 차(티백) 종류를 다양하게 구비해놨는데, 직원이 맨손으로 티백을 병에다 채우는 걸 보고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개별 포장도 안 돼 있는 티백을, 그것도 직원이 흡연자라면 어쩔 것인가.

여느 부페와 달리 자연별곡에는 10여종의 전통차를 준비해놓고 있다. 하지만 손님들에게는 티백을 꺼낼때 집게를 사용하라고 하면서 정작 직원들은 맨손으로 차를 리필하고 있었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과일도 수박과 홍시, 포도, 파인애플이 있었는데 홍시와 포도는 냉동이었고 수박과 파인애플의 당도는 매우 떨어졌다.

자연별곡은 '10만원대의 한정식 전문점의 코스요리가 부럽지 않다'고 홍보하지만, 7000~8000원짜리 저렴한 한식뷔페의 업그레이드 버전, 그 이상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나마 수육과 떡갈비는 아주 맛있었다. 또 9첩 접시가 있어 뷔페에서 음식끼리 쉽게 섞이는 걸 싫어하는 고객들에게 좋아 보였다.

아이스크림은 계절밥상이나 자연별곡 모두 녹아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직원들의 서비스 역시 계절밥상이 한수 위였다. 계절밥상은 직원들이 젊고 인사도 활기차고 곳곳에 자주 돌아다녀 큰 불편은 없었다. 하지만 자연별곡 직원들은 친절도도 좋지 않았고 표정도 굳어 있어 접시 치우는 직원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직원들 복장도 검은색에다 잘 웃지도 않고 전체적으로 재교육이 필요해 보였다.

자연별곡에 대한 결론은 한식뷔페 후발주자로서 계절밥상과 경쟁하기 위한 수단이 '가격'이외에는 없었다는 판단이다.

애슐리도 그렇지만 이랜드가 경쟁으로 내세우는 것이 가격 경쟁밖에 없는지 묻고 싶다. 질과 맛으로 승부할 뜻은 없는 것인가.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블로거 시식단을 대거 모집해 블로그 마케팅을 한 것 같은데, 그런 식의 마케팅보다 맛과 질로 승부했으면 한다.

또 인테리어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언더우드, 헌트 시절부터 이랜드의 디자인 콘셉트를 봐 왔지만, 검은색과 갈색의 어두컴컴한 색을 언제까지 이어갈지 모를 일이다.

비록 그것이 그룹의 아이덴티티라고 하더라도 레스토랑 사업에는 적절한 컬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신세계푸드에서도 한식뷔페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좀 더 가격을 높게 받더라도 질 좋은 한식뷔페로 나간다면 성공 가능성은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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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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