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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이 선택한 '명량', 이유있는 질주


입력 2014.08.10 10:42 수정 2014.08.17 00:29        부수정 기자

사극 블록버스터 전쟁 속 최단 기간 천만 클럽 가입

'명불허전' 최민식 연기 호평…성수기 개봉 인기 한몫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명량'이 개봉 1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국내 개봉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 CJ 엔터테인먼트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명량'이 한국 영화 흥행사를 다시 썼다.

10일 오전 '명량'의 투자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는 '명량'이 누적 관객 수 1022만 6042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봉한 지 12일 만의 성과로 역대 국내 개봉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천만 영화 '괴물'(2006)이 세운 기록(21일)을 9일이나 앞당긴 것.

이로써 '명량'은 한국 영화로는 10번째로 1천만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외화까지 포함하면 12번째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 최고 흥행작 '아바타'(1362만명)를 넘어 1400만 관객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한민 감독은 배급사를 통해 "우리에게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관객들이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순신 역을 맡아 명불허전의 연기를 보여준 최민식은 "이순신 장군의 용기와 신념, 그리고 그분께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공감해주신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왜국 용병 장수 구루지마 역의 류승룡은 "천만의 주역은 역사를 기억하려는 국민들의 마음"이라고 했고, 왜군 장수 와키자카를 연기한 조진웅은 "역사에 대한 관심과 위인에 대한 존경이 함께 한 영화라서 관객들의 사랑이 더욱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연이은 기록 경신…극장가에 부는 '명량' 열풍

'명량'은 개봉 첫날부터 극장가를 장악했다. 지난달 30일 68만명을 동원해 '군도:민란의 시대'가 기록한 역대 개봉일 최다 관객 수 기록(55만명)을 가뿐히 돌파한데 이어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세운 평일 최다 관객 수(67만명)을 넘어섰다. 이튿날에는 70만명을 끌어모으며 전날 세운 평일 최다 관객 수 기록을 경신했다.

개봉 4일째인 지난 2일 하루 동안 122만 관객을 동원해 '트랜스포머3'가 보유한 일일 최다 관객 수 기록(95만 6500명)을 갈아치웠다. 하루 동안 100만명이 넘는 관객이 한 영화를 관람한 건 '명량'이 처음이다.

이후 최단기간 내 200만(3일), 300만(4일), 400만(5일) 관객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수립하며 거침없는 흥행 질주를 이어갔다. 개봉 10일째인 8일에는 800만 관객을, 11일째는 900만관객을 불러 모았다.

좌석 점유율도 높았다. 지난 2일과 3일 87.6%와 86.1% 등 매진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1000만 영화 '아바타'(87.5%), '변호인'(83.3%), '7번 방의 선물'(75.3%), '도둑들'(73.8%), '광해, 왕이 된 남자'(73.6), '설국열차'(76.6%), '은밀하게 위대하게'(79.8%) 등을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명량'이 개봉 1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국내 개봉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 CJ 엔터테인먼트

'에듀테인먼트'(교육+오락) 가족 관객 흥행 이끌어

여기저기서 '명량', 또 '명량'이다. 이 같은 '명량' 현상을 이끈 주역은 가족 관객들이다. 맥스무비 영화 연구소가 개봉 뒤 3일까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40대 예매자 중 48%는 영화표를 두 장 이상 샀다. 영화표 세 장을 구입한 경우도 40%에 육박한다.

맥스무비 측은 "이는 가족 관객이 극장을 찾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명량'은 부모가 자녀에게 보여주고 싶은 교육적 효과를 지닌 영화"라고 분석했다.

아이디 jj**를 쓰는 누리꾼은 "전 세대가 볼 수 있는 영화"라며 "가족 관객들이 많아서 놀랐다"고 영화평을 남겼고 아이디 yo**의 누리꾼은 "중·고등학생들이 함께 보고 우리 역사를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학생 아들과 영화를 본 40대 주부는 "이순신 장군 이야기라 아이와 함께 봤다"며 "아이가 영화를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바라는 사람들

'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명량대첩을 그린다.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을 새롭게 보여줄 생각은 없었다"고 말할 만큼 이순신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의 영웅이다. 영화에는 꽃미남·꽃미녀 스타도 나오지 않고,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주제도 사뭇 진지하고 무겁다.

단순한 여름 오락영화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초반부 이순신은 "신하의 충은 임금이 아니라 백성을 향해야 한다"라며 민심을 바라봤고, 명량대첩을 앞둔 상황에서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며 위기 속에도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이순신이 보여준 이런 리더십이 큰 울림과 감동을 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이디 kh***의 누리꾼은 "국가가 혼란할 때 리더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고 감상평을 내놨다. 또 다른 누리꾼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엄청난 리더십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청춘 멘토 김난도 교수는 배급사를 통해 "'명량'은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나라를 위한 희생이 무엇인지 잊고 있었던 우리에게 굵직한 화두를 던져주는 영화"라고 분석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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