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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목숨 걸고 북한내 기자를 양성한다고? 왜...

  • [데일리안] 입력 2014.08.17 09:23
  • 수정 2014.08.17 10:58
  •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인터뷰>북 언론개혁 팔 걷어 붙인 이시마루 지로 대표

"저널리즘이야말로 민주사회 정착에 필수적인 인프라"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지부 대표.ⓒ북한민주화네트워크 제공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지부 대표.ⓒ북한민주화네트워크 제공
북한은 언론이 통제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통신' 등 언론기관이 있지만 이들은 김정은 정권을 찬양하고 홍보하는 '나팔수'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기관을 견제·감시하는 등 전통적인 언론의 기능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 같은 통제된 언론은 북한을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되고 극심하게 통제된 비정상 국가로 전락시켜버렸다. 혹자들은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내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정권에 의해 통제된 북한에서 사회비판·교양 등의 기능을 갖춘 언론이 자생적으로 생기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하지만 북한 언론 개혁이라는 불가능한 사업에 도전하고 있는 이가 있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지부 대표다. 지난 12일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최하는 '2014통일리더캠프'의 강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입국한 그는 지난 20여년 동안 북중 접경지대를 100여 차례 가까이 방문취재하며 900여명의 북한 주민·탈북자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북한 내부 언론인 양성'이라는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혀 추방당한 것도 10여 차례가 넘는다.

실제 한국의 주요 방송에 소개되고 있는 북한 내부 영상들은 이시마루 대표의 교육을 받은 북한 언론인들이 목숨을 걸고 찍어 외부로 내보낸 영상들이 대부분이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13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저널리즘이란 것은 민주화사회 발전에 꼭 필요한 인프라 중 하나"라면서 "이를 위해 내부에서 북한 사람이 직접 기자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내부 기자를 양성하기 위한 첫 단계로 북한주민 혹은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를 통해 북한 내부 정보를 얻어내고 이 과정에서 인터뷰어의 성향, 자질, 활동 의지를 가늠한다.

이들 가운데 북한 내부 기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을 가려내고 이들 중에서도 북한으로 다시 돌아갈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식량사정, 장마당 물가 등 간단한 연구조사 의뢰를 요청한다.

이 의뢰를 받은 북한주민이 일정 기간동안 성실하게 활동을 하며 이시마루 대표와의 연결 끈을 유지하면 이를 북한 언론인으로 채택, 좀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진행한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경제적인 동기를 갖고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북한 내부로 들여보낼 사람이 정해지면 수시로 연락할 수 있는 선을 유지한 채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시마루 대표는 "보통 처음 연을 맺은 사람이 북한 내부로 돌어갔다가 '기자로 활동해 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나오는데 1년 정도 걸린다"면서 "아시아프레스의 한 팀은 북한 주민들을 처음 접촉하는 역할을, 또 다른 팀은 다시 돌아온 북한 주민을 언론인으로 교육시키는 역할을 하는 등 역할이 구분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지부 대표.ⓒ북한민주화네트워크 제공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지부 대표.ⓒ북한민주화네트워크 제공

다음은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지부 대표와의 일문일답.

-북한 저널리스트를 육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 것인가?

"우리 멤버가 일본 오사카, 한국, 중국에 있다. 중국팀은 북한사람들을 찾아다닌다. 북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 인터뷰를 하고 이를 통해 관계를 형성한다. 인터뷰를 통해 그 사람의 자질, (활동)의사, 보안 문제에 민감한지 여부 등을 검증한다. 이 검증에 통과된 사람은 추가적으로 만나는 자리를 갖는다.

처음 저널리스트로서 교육을 시키기란 힘들다. 먼저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장마당 물가, 식량 사정 등 어렵지 않은 조사를 의뢰한다. 물론 이들에게 우리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조사의뢰를 진행하는 과정에 이 사람의 성실도, 신뢰도 등을 평가해 기자로서 활동할 수 있을지 가늠한다."

-저널리스트로서 북한에 활동할 후보들의 자질은 어떻게 평가하나.

"중국으로 넘어오는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경제적 동기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나쁘다고 평가를 할 수는 없다. 월급이 적거나 주지 않으면 일을 하기 싫은 것처럼 이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많은 활동비를 주지는 못하지만, 후보자들에게 북한 내부의 사정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설득한다. 그래서 반년에서 1년 정도를 함께 활동한다.

그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면 우리의 원칙, 팩트와 루머의 구분법 등 좀 더 높은 레벨의 교육에 들어간다. 아울러 우리는 신뢰가 쌓이지 않은 후보에게는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 검증된 북한 주민에게만 우리의 신분을 밝히고 같이 활동하자고 제안한다.

북한 언론인을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사람을 접촉하고 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한 후 다시 북한으로 들여보낸다. 이런 임무를 전담하는 팀이 있고, 다시 의지를 가지고 오는 북한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팀이 따로 있다. 북중 접경지대에서 만난 북한주민이 북한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나오는데 보통 1년여가 소요된다. 씨앗을 뿌리는 팀이 있고, 열매를 맺도록 돕는 팀이 따로 있는 셈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이준'이라는 이름의 북한 언론인, 어떻게 만난 것인가?

"그 사람은 가족들과 함께 탈출한 탈북자였다. 인터뷰 대상으로 만나면서 인연을 가졌다. 이 친구는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있어서 돈을 전달하기 위해 수시로 북한을 넘나들었다. 아주 용감한 사람으로 세계에 북한을 알리고 싶다고 자원한 인물이다.

이준은 '북한 사람들은 자신이 인권유린을 당한다는 것조차 모른다. 북한 내부사정을 알리는 나의 일이 발각되면 민족반역죄로 처형당하겠지만 나 한사람 (민주주의를 위한) 불씨가 될 수 있다면...'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한다."

-자주 만나나?

"현재 국경 통제가 강화돼서 활동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 또한 그 친구가 국경연선 사람이 아닌 내륙사람이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만나도 좋으니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일년에 한번조차 만나기 힘들다. 올해 만나기는 했지만 당시 겨우 넘어와서 어렵게 만났다."

-국경 경비가 강화된 이유가 무엇인가?

"장성택이 숙청당하자 그의 친인척, 관계자들을 탈출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로 본다. 특히 외부에 북한 내부의 정보가 자꾸 유출되다보니 김정은 스스로 이같은 요인들이 체제의 위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북한 내부 영상이 지속적으로 새어나가고 북한주민들의 고정된 탈북 루트까지 생기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굉장히 퍼진 모양새다."

-북한에서 민간 대중교통 수단이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원인은 무엇인가.

"이동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고 주민들의 이동을 촉진시키는 근간은 장마당이다. 예를 들어 황해도에서 중국 물건 수요가 있으면 이 물건을 가져다 파는 사람이 있는 것이고, 황해도의 해산물,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있는 지역이라면 주민들을 이 물건을 구해 해당 지역으로 간다.

북한 정권이 운영하는 대중교통이 유명무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이동수요 충족을 위한 민간 대중교통수단이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장마당 경제가 북한 경제에서 민간영역을 확대시키는 주요 촉매제다."

-북한은 이동의 자유가 없는 국가인데, 이렇게 이동 수요가 많을 수 있나.

"통행증이 있어야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변함없다. 다만 평양과 휴전선, 북중 접경지역 이외 지역의 통행증은 뇌물을 주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북한 당국으로서도 이익을 발생시키는 기회가 많아진다. 당에서 적극적으로 통행증을 판매하기도 한다."

-최근 북한의 식량사정이 나아졌다는 견해가 많다. 현재 식량 사정은 어떤가.

"식량사정이라는 것은 제도권에서 배급을 받는 사람들과 장마당에서 식량을 해결하는 제도권 밖의 사람들로 구분해야 한다.

현재 북한 당국은 군대, 평양시민, 경찰, 보위부, 당간부 등 국민 전체의 20%만 배급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부분의 북한 주민 80%는 북한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장마당에서 식량의 수요가 있다면 식량은 어떻게든 장마당으로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장마당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현재 북한의 식량 문제라는 것은 식량의 '절대량' 문제가 아니라 빈부의 차이다. 돈이 있는 사람은 굶지 않고, 돈이 없는 사람은 굶는다는 것이다. 결국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 문제와 빈곤문제인 셈이다."

-북한 당국의 장마당 통제 상황은 어떤가?

"기본적으로 장마당을 제한하려는 성향은 있지만 김정은의 방침이라기 보다는 어떤 이권다툼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즉, 국가차원에서 판매하는 통제품이 따로 있다. 기계류, 금속류, 전자제품류 등이 그것이다. 국영상점이나 관계 기업소를 통해서만 해당 상품들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이 캔 약초 같은 상품도 수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국가지정 상점에 강제로 헐값에 팔게 한다. 때문에 주민들은 통제품을 거래하기 위해 암시장에서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김정은 정권 출범이후 스키장, 워터파크 등 위락시설이 건설됐다.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평양에 해당 시설들이 집중적으로 생겼는데, 지방 사람들은 이를 동경해 평양을 한 번이라도 관광하고 싶어한다. 때문에 지방에 어떤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평양으로 관광보내주겠다'는 식이다. 그런사람들이 평양 오락시설에서 놀면 반응이 좋은 것 같다.

김정은이 등장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새로운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기대를 많이했다. 그런 기대감을 갖게 한 아이템이 리설주의 등장,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착용한 모란봉악단, 국가적 행사에서 등장한 미키마우스 등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기대감이 다시 낮아지고 있다. 고모부인 장성택까지 죽였으니 '아버지보다 더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최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반북인사 블랙리스트에 이시마루 대표를 올려 놓고 일본 방송사에 출연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상황이 어떤가.

"그동안 일본 방송언론에 출연하며 북한의 실상을 전해왔는데 최근 방송사들의 요청이 급감했다. 결론적으로 방송일이 줄었다. 북한의 내부영상이 아시아프레스를 통해 외부로 유출되다 보니 북한 당국이 조총련에 그 같은 지시를 내린 것 같다."

-조총련은 그 위세나 규모가 약해진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일본 방송언론에 그런 압력이 가능한 것인가.

"조선(북한)과 일본의 관계가 일본인 납북자 조사를 전제로 최근 진전됐다. 일본 방송 언론들은 아베 신조 총리가 방북했을 때, 납치자 문제가 거론될 경우 이 장면을 자신들의 카메라에 직접 담고 싶어한다. 북한은 이를 이용해 '반북인사를 출연시키는 방송사들은 평양 방문을 제한하겠다'는 식으로 압력을 가한다.

과거 조총련은 일본의 부·도·현에 지부를 뒀지만 이 조직이 모두 와해돼 현재는 위원장 1인의 개인지부로 격하됐다. 영향력이 축소된 조총련이지만 일본 방송 언론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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