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캡틴', 미소 남기고 떠난 로빈 윌리엄스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
'죽은 시인의 사회' 등 영화 70편 출연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늘 웃음과 짠한 눈물과 감동을 줬던 최고의 희극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났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로빈 윌리엄스는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이다.
대중에게 늘 웃음을 주는 배우였지만 사실 개인 로빈 윌리엄스는 알코올과 마약 등에 중독돼 힘겨운 나날을 보내왔다. 힘겹게 중독을 극복한 대표적인 연예인으로 분류되기도 했던 그가 결국 최근 들어 다시 알코올 중독으로 힘겨워 한다고 알려져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우울증까지 더해진 힘겨운 상황에서 그는 자살이라는 안타까운 결정을 했다.
70년대에 데뷔한 그는 TV에서 주로 활동하는 코미디언이었다. TV 연속극 ‘모크 앤드 민디(Mork and Mindy)’에서 외계인 모크(Mork) 역을 맡아 유명세를 얻은 그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통해 TV에서 각광받았다.
1980년 영화 ‘뽀빠이’를 통해 영화계에 데뷔하지만 흥행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그리고 당시 그는 심각한 약물 중독 상태였다. 이렇게 80년대 초반의 로빈 윌리엄스는 TV 스타였지만 영화계에선 실패한, 개인적으로는 마약과 알코올에 의존하는 중독자였다.
그의 인생을 뒤바꾼 사건은 지난 82년에 벌어진다. 역시 유명 코미디언으로 영화계로 활동 영역을 옮겨 대성공을 거둔 존 벨루시의 사망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존 벨루시는 한 호텔에서 파티를 벌이다 마약 과다 복용으로 돌연 사망하는 데 바로 그 자리에 로빈 윌리엄스가 함께 있었던 것.
이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기도 한 로빈 윌리엄스는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존 벨루시는 당시 영화 ‘아툭’에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돌연 사망하면서 다른 배우가 대신 캐스팅 됐지만 캐스팅 된 배우들이 연이어 사망하면서 결국 ‘아툭’은 제작이 무산된다. 바로 이것이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괴담 가운데 하나인 ‘아툭의 저주’다.
친한 친구의 사망을 지켜본 로빈 윌리엄스는 재활원에 들어가 본격적인 치료를 받기 시작하고 86년경에는 마약과 술을 완벽하게 끊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비로소 중독의 나락에서 벗어난 로빈 윌리엄스는 승승장구하기 시작한다.
‘가프’ ‘생존자’ ‘발디미르의 선택’ ‘베스트 오브 타임즈’ ‘씨즈 더 데이’ ‘지상의 낙원’ 등 82년에서 86년 사이 개봉한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모두 실패한 데 반해 중독의 나락에서 벗어난 뒤인 87년작 ‘굿모닝 베트남’을 통해 로빈 윌리엄스는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른다.
‘죽은 시인의 사회’ ‘후크’ ‘토이즈’ ‘알라딘’ ‘미세스 다웃 파이어’ 등의 대표작이 연이어 개봉하며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중반에 이르는 동안 로빈 윌리엄스는 세계적인 스타로 각광받게 된다. ‘굿 윌 헌팅’ ‘패치 아담스’ ‘제이콥의 거짓말’ 등 그의 전성기는 90년대 후반에도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2002년 그는 확실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기존의 코믹하면서도 따스한 이미지와는 정반대 이미지의 배역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 ‘스토커’ 와 ‘인썸니아’가 바로 그의 연기 변신을 알리는 작품들이었다. 두 작품 모두 흥행 성적도 좋아 로빈 윌리엄스의 이미지 변신은 대 성공이었다. 이로써 코미디 배우가 아닌 연기파 배우로 불러도 무방한 경지에 오르게 된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는 흥행 성적이 급감한다. 여전히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에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지만 주연작은 연이어 흥행에 실패한다. 90년대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를 접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은 오히려 그를 2007년 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악역으로 기억할 지도 모를 정도다.
그리고 2006년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 로빈 윌리엄스가 20여년 만에 다시 알코올에 손을 댄 것. 어렵게 중독의 나락에서 빠져나온 그는 또 다시 쉽게 나락 안으로 빠져 들었다. 결국 2006년 그는 알코올 중독을 치료받기 위해 또 다시 재활원에 들어간다.
그렇지만 2006년 이후 완벽하게 술을 끊지는 못했으며 다시 마약에도 손을 댄다는 의혹까지 커지게 됐다. 최근인 지난 7월에도 로빈 윌리엄스는 알코올 치료를 위해 재활원에 들어갔었다. 그렇지만 심각한 중독 증세에 우울증까지 더해진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로빈 윌리엄스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
왜 로빈 윌리엄스는 지난 2006년에 다시 20여 년 동안 끊었던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일까. 2002년 연기 변신에 성공했지만 이로 인해 인기가 오히려 급감하는 상황이 엄청난 스트레스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이런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지만 음모론으로 보이는 이색 주장도 있다.
그것은 바로 그가 지난 2005년에 출연한 영화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크레이그 퍼거슨’이다. 이 영화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제임스 벨루시를 만난다. 제임스 벨루시는 바로 로빈 윌리엄스의 친한 친구로 마약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존 벨루시의 동생이다.
20여 년 동안 잊고 지내던 절친 존 벨루시의 사망에 대한 고통이 그의 동생과 만난 뒤 되살아나 로빈 윌리엄스를 힘겹게 만들었다는 것. 이로 인해 결국 다시 술을 마시게 됐다는 것이 바로 문제의 이색 주장이다.
그렇지만 이런 주장이 음모론 정도로 취급되는 까닭은 바로 두 사람이 같은 영화에 출연하긴 했지만 둘 다 단역으로 나와 출연 분량이 적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영화를 통해 두 배우가 만나 오랜 기간 함께 촬영한 것은 아니다. 둘 다 단역이라 아예 촬영 현장에서 만난 적 조차 없을 가능성이 크다.
여하튼 2006년 이후 다시 알코올 중독의 나락에 빠진 로빈 윌리엄스는 가족들을 위해 재활 치료를 받고 괜찮아졌다가 또 다시 알코올 중독으로 힘겨워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럼에도 로빈 윌리엄스는 2000년대 후반에도 연기 활동은 중단하지 않는다. 미국의 실존 대통령 역할을 맡아 출연한 영화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와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를 통해 비록 조연이지만 좋은 모습을 선보이는 등 로빈 윌리엄스는 알코올 중독과 힘겹게 싸우면서도 배우로서의 열정을 불태운다.
또한 2007년 ‘어거스트 러쉬’에선 악랄한 역할을 소화해 영화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많은 영화 팬들은 그가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 피터 팬으로 출연했던 ‘후크’에서의 모습과 어린 아이들을 괴롭히며 갈취하는 ‘어거스트 러쉬’에서의 모습을 많이 비교하곤 한다. 말 그대로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인 셈이다.
2013년 8월 세계적인 배우였던 로빈 윌리엄스는 안타깝게도 이 세상을 떠났다. 그렇지만 그가 남긴 영화들과 함께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영화 팬들의 마음속에서 길이길이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아카데미 측이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밝힌 추모 문구(‘지니, 넌 이제 자유야’-참고로 로빈 윌리엄스는 영화 ‘알라딘’에서 지니 목소리 연기를 맡았음)처럼, 이제 중독의 나락에서 힘겨워하던 로빈 윌리엄스는 분명 이제 자유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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