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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와처럼?’ 구자철이 그릴 빅클럽행 밑그림


입력 2014.08.25 10:51 수정 2014.08.25 15:3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마인츠가 치른 3경기서 모두 골, 에이스 부상

많은 득점과 팀 성적 끌어올리면 단숨에 주목

벌써 3골째를 터뜨린 구자철은 최고의 폼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마인츠의 구자철(25)이 3경기 연속골로 새 소속팀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인츠는 24일(한국시각) 벤텔러 아레나에서 열린 '2014-15 독일 분데스리가' 1라운드 파더보른 07과의 공방전 끝에 2-2로 비겼다. 이날 구자철은 경기 종료 직전 천금 같은 PK를 성공시키며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건져냈다.

벌써 3경기 째 골 행진이다. 구자철은 앞서 공식 개막 경기였던 UEFA 유로파리그와 DFB포칼컵에서 잇따라 골문을 연 바 있다. 특히 이번 리그 개막전에서는 자신이 직접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등 카스페르 휼만드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은 모습이다.

구자철의 올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는 단지 골 때문만은 아니다. 구자철은 지난 1월 구단 역대 최고액인 500만 유로(약 68억원, 추정)의 이적료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여기에 구단 측은 2018년까지의 장기 계약을 선사, 팀 내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월드컵이 끝난 직후로 소속 클럽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구자철에게 호재다. 구자철은 그동안 분데스리가에서 후반기 막판 뚜렷한 체력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올 시즌 간헐적으로 열리는 A매치를 제외하면 줄곧 독일에만 머물 것으로 보다 좋은 환경에서 컨디션을 가다듬을 수 있다.

또한 마인츠가 유로파리그와 DFB 포칼서 일찌감치 탈락하는 비운을 맛봤지만 이는 반대로 리그에 온 힘을 쏟아 부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2009-10시즌 1부 리그도 돌아온 마인츠는 이듬해 리그 5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절대 강자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 레버쿠젠을 제외하면 뚜렷한 강팀이 없어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까지도 내심 노려볼만하다.

마인츠는 지난 시즌 구자철 영입에 이어 ‘세르비아의 카카’로 불리는 필립 듀리치치를 벤피카로부터 임대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등 빅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듀리치치는 구자철과 같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제 포지션이다.

이에 휼만드 감독은 구자철의 자리를 왼쪽으로 이동시켰고, 결과는 지금까지 대성공이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축구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은 빅클럽 스카우트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구자철 역시 변경된 포지션에서 클래식 윙어의 스타일보다는 최근 대세로 굳혀진 윙포워드 역할에 치중한 모습이다. 이는 수비력이 다소 취약한 구자철에게 보다 잘 어울리는 옷일 수 있다. 패스와 드리블이 뛰어난 대신 중원에서의 힘싸움, 특히 수비적인 부분이 약점이었는데 측면으로 빠지면서 좀 더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가장 기대가 되는 점은 가가와 신지가 도르트문트 시절 그랬듯 팀의 에이스로 발돋움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가가와는 2010-11시즌 도르트문트 첫해 주전 자리를 꿰차며 팀 우승에 일조했고, 이듬해에도 누리 사힌의 이적과 마리오 괴체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며 2연패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가가와가 도르트문트에서의 2년간 기록한 성적은 71경기 29골-16골이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표였다.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클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고, 이적료는 클럽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1600만 유로(약 216억원)였다.

구자철도 동갑내기 가가와의 전철을 충분히 밟을 수 있다. 아시아 출신의 미드필더답지 않게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공격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때때로 쉐도우 스트라이커 등 다양한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구자철이 지닌 최고의 경쟁력이다.

물론 구자철의 빅클럽행이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가가와가 그랬듯 뚜렷한 팀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많은 득점도 중요하지만 이번 파더보른 07전과 같이 극적인 순간 팀을 위기에서 건져내는 영양가 높은 골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올 시즌 구자철에게 주어진 숙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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