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올해 목표달성 빨간불…수주 달성률 40%
3사 목표액 545억달러…9월까지 230억달러에 그쳐
고가 해양플랜트 수주가 관건…오일메이저 발주 '잠잠'
국내 조선업계를 이끌고 있는 이른바 ‘빅3’의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년의 3분의 2가 지난 시점에서 목표액 대비 수주액이 40%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연말까지 추가 수주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연초 올해 수주목표로 제시한 금액은 총 545억달러였지만, 이날까지 수주실적은 도합 230억달러로, 달성률이 4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현대삼호중공업(현대중공업이 영업 총괄)을 포함한 올해 수주목표가 250억달러였으나, 9월 현재까지 122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액의 48.8%를 달성했다.
수주 내역은 컨테이너선 15척과 유조선 28척, 벌크선 7척, 가스운반선 27척, 기타 4척 등 선박 81척과 해양플랜트 6기다.
그나마 현대중공업은 경쟁사에 비하면 실적이 좋은 편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로 150억달러를 제시했으나, 현재까지 50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수주 달성률은 33.3%다.
금액 비중이 높은 해양플랜트는 드릴십 2척과 FLNG 1척 등 3척에 불과하고, 상선 부문에서 가격이 높은 편인 LNG선도 2척에 머물렀다. 나머지는 컨테이너선 5척, 유조선 3척, 가스운반선 6척 등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수주목표 145억달러 중 9월 현재까지 달성한 수주실적은 58억달러로, 달성률은 40.0%에 불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해양플랜트로만 40억8000만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올해는 단 한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그나마 척당 선가가 3억1600만달러에 달하는 야말 쇄빙 LNG선 10척을 수주한 게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연말까지 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제히 고개를 내젓고 있다. 시기적으로 얼마 남지 않는데다, 시장 상황도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가시권에 들어온 수주 가능 물량은 대우조선해양의 야말 쇄빙 LNG선 잔여 수주분 5척(약 16억달러) 정도로, 10월 정도에나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이달 말까지는 대규모 수주 계약 소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3사 모두 4분기에 지난 1~3분기동안 계약했던 것보다 많은 물량을 수주해야 목표에 근접할 수 있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수십억 달러에서 백억달러 규모의 잔여 수주목표를 채우려면 남은 세 달간 상선을 팔아서는 어림도 없다”며, “척당 가격이 5~6억달러에 달하는 드릴십이나, 20~30억달러짜리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와 같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덩치 큰 수주계약이 몇 건 정도 터져야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또 다른 조선업체 관계자는 “상선 시황도 좋지 않고 해양플랜트는 발주 소식이 워낙 잠잠하다”며, “오일메이저들이 수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해양플랜트를 발주하다 보면 한 번씩 공백기가 찾아오는데 올해가 그 시기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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