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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최고의 기술의 경지에 오른 도박사 이야기


입력 2006.10.02 15:45 수정        

인생을 건 한판 승부. 큰 거 한판에 인생은 예술이 된다!

목숨을 걸 수 없다면, 배팅하지 마라!

- <타짜>가 되려면! -

명량했던 열혈남아 고니는 도박인생에 끼어든 순간부터 인생이 갈 데까지 가버렸다.

첫째, 타짜의 첫 자세는 야수성! 폭력이 박력이다.
둘째, 손이 눈보다 빠르다.
셋째, 이 세상에 안전한 도박판은 없다. 아무도 믿지 마라!
마지막, 이 바닥에는 영원한 친구도 원수도 없다!

영화는 열 단계의 타짜 인생에 대한 교훈을 전개로 시작된다. 명량한 청년 고니가 도박에 빠져드는 과정과 함께 야수성에 눈을 띄어가는 과정의 전개는 영화전체에 걸쳐 희로애락을 보여주고 있다.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남루한 삶을 사는 고니는 열혈 천방지축 청년으로 어느 날 일하던 가구공장 한편에서 박무석 일행이 벌이는 화투판에 끼게 된다.

예술경지에 오른 타짜 풍경작을 만나 도박과 타짜의 철학을 배워가는 고니

스무 장의 화투로 벌이는 ´섯다´ 한 판! 쉬어보이는 노름에서 고니는 삼년 동안 모아두었던 돈 전부를 날리고 만다. 앉으나 서나 잃어버린 돈이 아까운 그는 누나의 이혼 위자료를 훔쳐내고 다 날려버린다.

그것이 전문도박꾼 타짜들이 짜고 친 판이었단 사실을 뒤늦게 안 고니는 박무석 일행을 찾아 전국을 이 잡듯 뒤지다 도박으로 시비가 붙은 한 창고에서 운명처럼 전설의 타짜 평경장을 만나고.

평경장으로 부터 갈 데까지다 간 놈이란 소리를 들은 고니는 전설과 같은 타짜의 경지에 오른 평경작의 제자가 되어 화투와 함께 그의 철학과 삶의 미학을 함께 배운다. 누나에게서 훔쳐온 돈의 다섯 배만 따면 집으로 돌아간다는 약속을 하고서.

고니는 정마담과 만난 순간 인생의 욕망을 움켜쥐게 된다.

드디어 타짜의 길로 들어선 고니! 평경장과 지방원정을 돌던 중 도박판의 꽃, 설계자 정마담을 소개 받고 둘은 서로에게서 범상치 않은 승부욕과 욕망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고니는 정마담이 미리 설계해 둔 판에서 큰돈을 따지만, 결국 커져 가는 욕망을 이기지 못한 채 평경장과의 약속을 어기고 만다.

도박을 버리고 집으로 낙향하라는 스승 평경작의 말을 듣기위해 헤어지는 기차역의 화장실에서 손가락을 잘라내려는 고니는 운명적으로 아귀를 만난다. 아귀는 ‘어차피 나중에 누군가가 잘라줄 손가락을 왜 자르냐고’ 비웃어준다.

정마담과의 화려한 도박인생, 평경장과의 헤어짐을 택한 고니. 도박인생에서의 친구 고광렬과의 만남의 영화의 재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고 도박이라는 마약 같은 재료로 관객들을 빠져들게 한다.

부산에서 호구 한명을 가볍게 요리해버린 그들은 각자의 길로 나뉘어 가게된다.

정마담과 헤어져 고광렬과 전국을 떠돌며 원정도박을 즐기던 고니는 드디어 그이 인생을 도박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든 장본인인 가구공장의 도박판을 판쓸이한 박무석과 곽철용을 만나고 그들과의 대결에서 큰돈을 싹쓸이 하지만 인생의 쓴맛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피할 수 없는 죽음 같은 매력, 도박, 스승인 평경작의 죽음과 복수를 위해 아귀를 찾아 헤매는 고니. 그리고 고니에 대한 소유욕과 함께 오로지 돈을 벌기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악마 같은 여자 정마담의 욕망이 얽히면서 끈끈한 피처럼 처절한 사투가 도박판에서 벌어진다.

일장춘몽처럼 물러설 곳 없는 꽃들의 전쟁. 각자의 원한과 욕망, 그리고 덧없는 희망, 이 모든 것이 뒤엉킨 한 판이 관객들을 숨결마저 사로잡아버리는 영화 ‘타짜,’ "겁날 것도, 억울할 것도 없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나도 다치거나 죽는다. 그게 타짜이니까..."

오로지 돈만 좋아하는 정마담. 그러나 생애 처음으로 갖고싶은게 생겼다. 남자 고니. 그러나 욕망은 커져서 혼자서는 빠져나올 수 없는것이 화투판의 세계다.

고니는 스물 대여섯 살의 귀여운, 천방지축 청년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병은 바로 승부욕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고니의 승부욕에 관한 영화, 고니의 욕망과 일장춘몽 같은 꿈같은 삶이 조승우라는 배우가 펼쳐 보인다.

평경장은 고니의 스승으로, 북한에서 내려온 인물이다. 고니가 불나방처럼 끝까지 승부욕을 불태우는 사람이라면 평경장은 낭만적이고 큰 욕심 없이 언제나 돈은 나눠먹어야 탈이 없다.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유유자적 세상을 떠도는 인물로 평경작에 딱 어울리는 배우 백윤식이 열연한다.

원작과 가장 많이 다른 인물 중 하나인, 정마담은 캐릭터를 고치면서 각색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마담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꼭 손에 넣어야만 하고 자기 곁을 떠난 것들은 모두 다 파괴하고 싶어 하는 여자로,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단 1%도 반성하지 않는다.

정마담에게서 벗어난 고니는 고광렬과 한패가 되어 전국의 도박판을 휩쓴다.

김혜수는 정마담의 화신. 바로 그녀 자체일지도 모른다. 냉정하고 매혹적이고 어딘지 모를 따스함까지 가지고 있는 여자가 바로 그녀이다.

고광렬(유해진)은 아주 평범하고 직장인다운 마인드를 가진 타짜이다. ´내 나이 또래 삼성생명 다니는 사람이 버는 만큼만 벌 수 있다면 이 직업도 괜찮은 직업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고니와 함께 친구처럼 돌아다니고 여행을 하게 되는 인물. 그래서 이 영화는 고니와 고광렬의 버디무비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의 주인공이 되는 아귀는 타짜세계의 공포의 대상이다. 평경작과 같은 신의 경지에 이른 아귀는 평경작과 달리 무차별하고 잔인하다. 아귀는 사디스트 성향을 지닌 인물로, 타짜이지만 실은 기술을 부리는 것보다 기술을 잡는 것에 더 쾌락을 느끼는 인간이라고 볼 수 있다. 김윤석이 분했고 연극무대를 주름잡던 실력 있는 배우이자 감동 최동훈이 ‘범죄의 재구성’에서부터 손잡았던 배우이다.

위험천만한 곽철용의 도박장에서 거금을 손에 쥔 그들은 그때부터 악연에 시달리게 된다.

‘타짜’의 감독 최동훈은 마지막 장면에 경찰 역으로 까메오 출연도 했다. 그가 누구인가. 우리나라 범죄영화의 최고걸작이라 일컫는 ‘범죄의 재구성’을 만들어낸 감독이다. 필자는 영화의 개봉 전부터 묘한 흥분을 느꼈다.

장땡을 붙잡고 배팅을 하는 그런 기분과 같았을 것이다.

야누스적인 여자 김혜수가, 팔색조 같은 조승우가 그리고 최동훈 이라는 걸출한 감독이 만나 이 시대 최고의 만화가 허영만의 타짜를 현대적인 무대로 옮겨온다니. 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있나.

사면초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목숨을 거는 고니는 이미 야수 그 자체였다.

‘타짜’에는 꽃을 들고 싸우는 화투도박의 최고봉 ‘섯다.’판과 함께 날이 시퍼런 칼날들이 난무한다. 손을 망치로 으스러뜨리고 도끼로 손목을 날려버리고 도박판은 조폭들의 귀중한 돈벌이 이므로 언제나 핏빛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 속에서 박진감 있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니는 사회의 아웃사이더지만 누구보다도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인간이다.

영화속의 타짜들은 말한다. 그냥 마약이나 하라고. 왜? 도박판은 죽음이 도사리는 지옥의 입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옥의 야찰귀고 아수라이다. 그래서 영화는 치명적이고 무서운 독기로 관객을 중독 시키기에 충분한가 보다.

인생이여. 아듀. 인생무상 일장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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