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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도 유족도 접은 다이빙벨, 전세계에 알리겠다고?


입력 2014.09.16 08:44 수정 2014.09.16 08:52        이슬기 기자

부산국제영화제, 이상호 '다이빙 벨' 다큐 상영 논란

시민단체 "정치색 드러내기, 유가족 더 힘들게 할수도"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세월호 참사 구조 당시 다이빙 벨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의 데뷔작 '다이빙 벨'을 상영키로 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5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바지선에 다이빙벨을 싣고 세월호 침몰 현장으로 나서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자료사진)ⓒ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내달 2일부터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최 측이 이번 영화제에서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가 제작한 ‘다이빙 벨’ 상영 계획을 밝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상호 기자가 세월호 참사 당시 다이빙 벨 문제의 핵심 당사자였던 만큼,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가 된 것이다.

문화예술 관련 시민단체인 차세대문화인연대(이하 차문연)는 15일 성명을 내고 “어느 한 쪽의 주장만을 담은,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인물이 만든 영화가 영화제에서 상영된다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한다”며 “국론 분열의 핵심이었던 ‘다이빙 벨’ 문제의 실 당사자였던 이상호 기자가 만든 영화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차문연은 이어 “물론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최대한 보듬어 한다는 문화인들의 마음에는 본 단체도 분명히 뜻을 함께 한다”면서도 “하지만 ‘다이빙 벨’에 대한 여론이 극단으로 나뉘고 있는 현실에서 순수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여도 충분히 오해를 받을 수 있으며, 그로인해 유가족들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영화제 측은 지난 2일 서울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호 감독의 영화 ‘다이빙 벨’은 희망의 끈으로서 진실의 벨이 되길 바랐던 다이빙 벨이 정부와 언론에 의해 왜곡되고 해체되는 과정을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고스란히 보여준다”면서 “이런 점에서 매우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문제가 된 이상호 기자는 세월호 참사 구조작업이 한창이던 지난 4월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다이빙 벨에 대한 신뢰를 강하게 드러내며 ‘다이빙 벨을 투입하면 구조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식으로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다이빙 벨 투입을 가장 먼저 주장했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도 “다이빙 벨은 조류와 상관없이 20시간 연속해서 작업할 수 있는 장비”라고 확신하면서,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들에게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곧 “다이빙 벨을 이용한 구조는 실패”라고 인정하며 자진철수 의사를 밝혔다. 특히 그는 철수 이유에 대해 “우리가 나타나서 공을 세웠을 때 기존 수색 세력들 사기가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답해 여론은 물론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게다가 그는 ‘왜 일찍 철수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업상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정부에서도 경제적으로 보장해주고 사람을 돈 주고 사서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철수를 하는 건 그걸 다 맞바꾸는 것이다. 앞으로 사업하는 데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망언을 내뱉어 가족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일부 실종자 가족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다이빙 벨이라면 이제 꼴도 보기 싫다”고 분통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무조건 구할 수 있다’는 식으로 확언한 이 대표가 사업상 기회 운운하며 가족의 가슴에 두 번 대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상호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이빙 벨의 실패가 아니라 언론·해경 양심의 실패”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 대표조차 ‘효과가 없었다’고 인정한 다이빙 벨의 실패를 해경 등 구조당국의 탓으로 돌린 것이다.

한편 영화 ‘다이빙 벨’ 상영에 대해 최공재 차문연 고문은 1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영화제들이 어느 정도 정치적 성향을 띠는 경우는 있지만, 이건 너무 노골적인 정치색 드러내기”라며 “완벽히 결론이 난 사안도 아닌 문제를 다른 사람도 아닌 논란의 당사자인 이상호 기자가 제작해 상영한다니, 그야말로 최소한의 형평성도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고문은 이어 “더 심각한 건, 주최 측이 영화제 기간 내내 노란 리본을 달고 세월호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거다. 외신을 타고 다 퍼질 것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개최 보고회 때 주최 측이 ‘세월호 문제를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주최 측이 심사기준과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영작 선정 이유가 떳떳하다면 밝히지 못할 리 없다는 이유다.

그는 “심사위원회 측이 정말 정치적 편향성 없이 작품으로만 평가했다면, 심사위원을 공개하면 될 일”이라며 “심사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정치성을 알 수 있고, 그러면 선정이 정당한지 여부를 알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최 고문은 다이빙 벨 투입 자체에 대해서도 “나도 스쿠버다이빙 하는 사람이지만, 이쪽 사람들 들어보면 다이빙 벨 들어간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들 한다. 업계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이쪽 사람들은 이종인을 돈 벌려고 작정한 사람이지 순수 다이버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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