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의 미? 히딩크호의 심각한 역주행
화려한 마무리 꿈꾸는 히딩크 감독 초반부터 고전
약체 아이슬란드에도 0-2패..유로216 예선 통과여부 불투명
거스 히딩크호가 침몰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14일(한국시각) 레이캬비크 라우가르타르스베르르 스타디움서 열린 ‘유로 2016’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아이슬란드에 0-2 완패했다.
히딩크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루이스 판 할 감독 뒤를 이어 네덜란드 지휘봉을 잡았다. 불과 4개월 전인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무패로 3위를 차지한 전력이 건재한 데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이끌고 4강에 오르는 뛰어난 지도력의 히딩크가 지휘봉을 잡아 기대가 컸다.
하지만 ‘히딩크 2기’ 네덜란드는 초반부터 심각한 역주행을 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복귀전이었던 이탈리아전 0-2 패배는 평가전이고 상대가 상대인 만큼 이해할 수 있는 결과였다. 그러나 체코와의 유로예선 1차전에서 막판 수비의 결정적 실책으로 결승골을 헌납하며 1-2로 무너질 때부터 분위기는 묘하게 바뀌었다.
네덜란드는 최약체로 꼽히는 카자흐스탄과의 2차전에서 3-1로 이겼지만 경기력에서는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여기에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뼈아픈 일격을 당해 히딩크 감독을 바라보는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될 전망이다.
네덜란드는 이날 한 수 아래로 꼽히던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졸전을 거듭했다. 아르옌 로번(바이에른 뮌헨), 로빈 판 페르시(맨유), 베슬리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 클라스 얀 훈텔라르(샬케04) 등 네덜란드의 베스트 전력을 풀가동했음에도 슈팅수와 점유율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기성용 팀 동료이기도 한 질피 시구드르손(스완지시티)은 전반 10분 페널티킥 선제골에 이어 전반 42분 추가골까지 2골을 터뜨리며 아이슬란드의 승리를 이끌었다.
체코, 터키,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카자흐스탄과 A조에 속한 네덜란드는 이날 패배로 1승2패(승점3)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체코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강팀이 없는 데다 최소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유로 2016 본선 진출권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던 네덜란드는 초반 부진으로 앞길이 불투명해졌다.
주축 선수들은 월드컵 이후 슬럼프에 빠져있다. 주포 판 페르시는 소속팀 맨유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모두 부진에 빠졌고, 로번 역시 계속되는 잔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유로 2016을 통해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던 히딩크 감독의 목표가 초반부터 큰 위기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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