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원작 싱크로율 딜레마에 빠진 '내일도 칸타빌레'


입력 2014.10.15 10:02 수정 2014.10.20 10:01        민교동 객원기자

일본 원작 리메이크 드라마 참패 속 호불호 극명

만화 같은 캐릭터 설정에 OST 흥행 여부 '관건'

일본 인기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리메이크한 한국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가 방송을 시작했다. ⓒ KBS

과연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얼마큼 다를까. 일본 인기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리메이크한 한국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가 방송을 시작했다.

'꽃보다 남자'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 등 한국 드라마 업계는 일본 등 해외 드라마를 멋지게 리메이크해 원작보다 훌륭하다는 평을 받아온 바 있다. 그만큼 '내일도 칸타빌레'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지만 원작 드라마가 워낙 독특한 설정의 만화적인 드라마인 터라 우려감 역시 크다. 너무 싱크로율이 높아도 문제, 그 반대의 경우도 문제인 데 바로 리메이크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내일도 칸타빌레' 측은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가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 '노다메 칸타빌레'를 리메이크 했다는 입장이다. '노다네 칸타빌레'는 본래 만화인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끈 뒤 드라마로 제작돼 또 한 번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으며 나중에는 그 이후 유럽에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도 여러 편 제작됐다.

흥행은 만화부터 영화까지 꾸준히 이어졌으며 OST도 불티나게 팔렸다. 이처럼 일본 시장을 석권한 '노다메 칸타빌레'는 한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대박이 났다.

기본적으로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것으로는 부족함이 크다. 일본 드라마와 한국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일본 드라마는 대부분 11부작으로 회당 러닝타임도 45분 가량이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역시 11부작으로 1회만 1시간가량의 분량으로 특별 편성됐을 뿐 2회부터는 45분가량의 분량이다.

반면 한국 드라마는 회당 분량이 70여분이나 되는 데다 기본 16~20부작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도 기본 편성은 16부작이다. 따라서 일본 드라마 '노마데 칸타빌레'에 담긴 내용 보다는 훨씬 많은 분량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본 드라마보다는 훨씬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노다메 칸타빌레'를 원작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캐릭터가 최민희(도희 분)다. 최민희 역할의 일본 원작 캐릭터는 사쿠 사쿠라다. 그런데 사쿠라의 경우 일본 애니메이션에선 나름 사연이 비중있게 다뤄지지만 일본 드라마에선 짧게 나온다. 사쿠라는 가정 형편이 힘들어 음대를 그만둘 위기에 몰린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인데 알고 보니 그의 아버지는 부도 위기인데도 최고가의 바이올린을 모으는 병적인 수집가였던 것.

이런 사쿠라의 사연이 일본 애니메니션 '노다메 칸타빌레'에선 구체적으로 등장하지만 이를 압축한 일본 드라마에선 짧게 스쳐 지나간다. 도희를 캐스팅한 것으로 볼 때 한국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는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최민희의 사연이 구체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싱크로율 역시 일본 드라마가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 '노다메 칸타빌레'와 맞춰 보는 게 더 정확할 수밖에 없다.

첫 회만 놓고 보면 일본 드라마와 장면까지 일치하는 부분이 많이 엿보인다. 기본적으로 두 주인공인 원작의 노다메와 치아키, 한국판 설내일과 차유진의 캐릭터는 상당히 유사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독특한 설정의 만화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인공만큼 중요한 조연 캐릭터인 프란츠 슈트레제만(백윤식 분)은 아예 원작과 이름까지 똑같다.

일본 인기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리메이크한 한국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가 방송을 시작했다. ⓒ KBS

노다메, 정확한 이름이 노다 메구미인 캐릭터를 통해 일본 여배우 우에노 주리는 일본을 대표하는 여배우가 됐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출연 이전에도 가장 관심 받는 여배우 가운데 한 명이었던 우에노 주리는 이 드라마를 통해 일본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다.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치아키 역할의 타마키 히로시 역시 가능성만 인정받던 신인 배우에서 일본 최고의 톱스타로 성장했다.

노다메 역할을 두고 캐스팅 과정에 진통을 겪은 제작인은 힘겹게 심은경을 캐스팅했다. 이미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만화적인 설정의 캐릭터를 소화한 바 있는 심은경은 개인적으로 클래식 마니아이기도 해 노다메 역할에 가장 적합한 한국 여배우라는 평을 받아왔다. 과연 그가 노다메라는 일본 캐릭터를 어떻게 한국의 설내일로 만들어 내느냐가 이 드라마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설내일은 타이틀롤이기도 하다.

일본의 치아키 역할 히로시와 달리 한국의 차유진 역할의 주원은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청춘스타다. 설내일은 얼만큼 망가지느냐가 관건인데 반해 차유진은 얼마나 멋있게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음대 여학생들은 기본, 동성애 성향의 남학생들의 사랑까지 독차지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멋있는 이미지로는 이미 충분히 검증된 주원인만큼 심은경을 잘 뒷받침해줄 경우 드라마는 장밋빛 전망이 가능해진다.

매우 어지럽혀진 설내일의 방, 깔끔한 차유진의 방 등 드라마의 주된 배경이 되는 장소들도 원작과 매우 비슷해 보인다. 다만 일본 대학과 한국의 대학의 캠퍼스 분위기는 다소 많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방과 달리 대학교의 경우 각국의 캠퍼스 문화가 각기 다르다는 부분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작에선 여성 편력이 화려하고 음란한 유흥업소 마니아로 등장하는 슈트레제만을 한국 드라마의 수위에 맞춰 얼마나 다르게 표현했는지도 관심사다. 슈트레제만의 이미지에서도 큰 차이가 예상된다. 원작에서 슈트레제만은 유럽에 사는 백인이다.

일본 원작에선 연기파 배우인 다케나카 나오토가 출연했다. 민머리인 나오토는 백인의 금발 가발을 쓰고 등장해 코믹 요소를 배가시켰다. 실제 백인이 출연해야 하는 역할에 일본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나오토를 출연시킨 뒤 백인처럼 보이도록 금발 가발만 씌운 것.

그렇지만 이런 설정은 실제로 나오토가 백인처럼 보이기보단 더 코믹하게 만들 뿐이다. 이것은 제작진의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치아키가 동체착륙으로 비행기 탑승에 트라우마를 갖게 된 부분을 설명하는 장면에선 모형 비행기가 동체 착륙하는 장면을 활용했다. 이 부분 역시 CG를 활용하면 되지만 일부러 모형 비행기를 등장시켜 드라마의 유치한 설정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림수로 보인다.

반면 한국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에선 백윤식이 슈트레제만 역할로 나오지만 가발 따위를 쓰진 않는다. 따라서 백인인 유럽인이라는 원작의 설정을 가져다 쓸지, 아니면 한국계 유럽인으로 설정할 지 여부도 관심하다.

어떤 클래식 명곡들이 등장할 지도 관심하다. 일본 원작 '노다메 칸타빌레'에선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을 메인으로 활용했으며 거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가 클로징으로 쓰였다. 이 외에도 모차르트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등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베토벤의 교향곡은 3번 영웅, 5번 운명, 9번 합창 등이 유명한 곡이었지만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한때 7번 교향곡이 3번, 5번, 9번보다 더 유명세를 타기도 했을 정도다.

과연 한국 드라마에서도 원작의 클래식 넘버들을 그대로 활용할 지, 아니면 다른 곡을 활용할 지 여부도 관심하다. '노다메 칸타빌레'가 높은 인기를 끈 까닭은 쉽게 접하지 못하던 클래식 명곡들을 드라마의 전반부에 내세운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역시 드라마에 등장하는 클래식 명곡들이 함께 인기를 끌지 못할 경우 드라마의 완성도 자체가 뒤쳐질 수 있다.

게다가 OST 수입도 무시할 수 없다.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가 높은 인기를 끌 경우 드라마에 나온 클래식 명곡들이 각종 다운로드 차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고 이를 바탕으로 '내일도 칸타빌레' OST 발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본에선 OST 역시 대박이 났으며 국내에서도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OST가 꽤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원작 일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클래식 곡이 그대로 쓰일 경우 OST 수입은 예상외로 저조할 수 있다. 반면 새로운 클래식 명곡을 활용할 경우 OST 수입을 올릴 수 있지만 원작에서 검증되지 않은 곡들을 활용할 경우 드라마의 흥행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의 딜레마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민교동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