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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예산 낭비 심각" 그래도 조희연은 홍보 '열'


입력 2014.10.15 17:47 수정 2014.10.15 17:51        하윤아 기자

15일 혁신학교 율현초 개교식 참석, 교육청 "이례적인 것 아냐"

바른사회 "혁신학교 예산 낭비 심각" 공익감사 청구 예정

15일 서울 강남구 율현초등학교 개교기념식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모습. ⓒ조희연 네이버 블로그

서울 혁신학교의 예산 집행에 갖가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 강남구 율현동에 위치한 서울형 혁신학교, 서울율현초등학교의 개교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 교육감의 혁신학교 확대 정책 홍보 드라이브’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교육감이 혁신학교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별히 혁신학교 개교기념식에 참석함으로써 설립 취지나 역할을 충분히 지지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 사회실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조 교육감이 임기 내 혁신학교를 200개 이상 늘리겠다고 공언하지 않았나”라며 “이러한 정책을 밀고 가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행사에 참석하고, 또 미리 교육청 차원에서 보도자료도 낸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표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 측은 “오늘 조 교육감의 개교식 참석은 전혀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모든 개교식에는 교육감이 참석한다”며 “지난 4~5년간 서울시 교육감이 개교식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 측과 교육청 측이 사전에 합의해 교육감의 일정에 따라 개교식을 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14일 서울시교육청은 조 교육감의 혁신학교 개교식 참석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개교와 동시에 서울형 혁신학교로 지정된 서울율현초등학교는 서울교육이 지향하는 창의교육, 책임교육, 참여교육, 안심교육을 실현하려는 혁신미래교육의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혁신학교, 교육청 지침 위반하며 교사 관련 운영비에 예산 추가 지출

조 교육감이 자신의 핵심공약인 '혁신학교'의 개교식에 참석해 혁신학교의 우수성과 관련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서울시내 혁신학교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은 고사하고 교육청의 지침을 어기면서까지 특정 분야에 예산을 집행했으며 교육청이 이들 혁신학교의 ‘내 멋대로’식 예산집행을 사전·사후에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날 바른사회 측이 공개한 ‘혁신학교 현황과 예산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혁신학교 67곳의 2013년도 예산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서울시내 10개 혁신학교가 ‘교사 관련 운영비용은 전체예산의 5% 이내로 집행하라’는 교육청의 지침(2013년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10개 혁신학교는 교육청의 이 같은 지침을 위반하고 교사연수와 워크샵, 교원 컨설팅 사업 등에 전체 운영비의 5%를 초과하는 예산을 사용했다. 더욱이 이들 학교는 교사 관련 운영비 집행 내역을 여러 영역에 분산 입력해 겉으로는 지침 위반여부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일명 ‘예산 쪼개기’ 행태까지 보이고 있었다.

또한 조사 결과 교육청 지원예산에 포함된 서울시지원금 1000만원 사용 지침에 인건비 지출이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 일부 혁신학교는 외래강사 수당이나 행정보조인력의 인건비로 지원금을 사용하고, 심지어는 교사용 노트북 구입에 1000만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이밖에 1명의 행정보조인력이 지원되는 일반학교와 달리 혁신학교는 예산상의 이점으로 2~3명의 행정보조인력을 추가적으로 고용할 수 있어 일반학교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일반학교는 외부강연 1년 예산이 100~200만원 수준인 데 반해 일부 혁신학교는 8000여만원이 넘는 비용을 외래강사 수당으로 지출해 일반학교 수요자와 역차별을 불러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2013년도 서울시 혁신학교 지원예산 중 행정보조인력 급여와 외래강사 수당 등 ‘인건비’ 비중은 36.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바른사회는 이 외에도 혁신학교에서 △수익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 집행 △혁신학교와 무관한 기자재 구입과 시설비 집행 △일회성 축제-행사 과다 지출 △교사 취미 동아리 지원 등의 예산 집행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혁신학교 지원예산 집행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반학교와 형평성 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일반학교 교육수요자를 차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산낭비의 문제, 교육청의 점검 미흡, 일반학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감사원에 혁신학교 공익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5일 서울 강남구 율현초등학교 개교기념식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모습. ⓒ조희연 네이버 블로그

조희연 “새로 시작하는 혁신학교, 아이들 행복지수 높이길”

이 가운데 조 교육감은 개교식 참석 전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자신의 SNS에 “올해 2학기부터 서울시내에 혁신학교 1곳, 예비혁신학교 11곳이 추가 지정돼 서울에서 운영되는 혁신학교는 모두 68곳으로 늘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혁신학교는 아이들에게 좋은 성적을 낼 것만을 요구하는 학교가 아닌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고 강조하며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교사와 학생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 시작하는 혁신학교와 예비혁신학교들이 아이들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학교로 변신하기를 기대해본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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