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 파문' 서울시향 대표, 박원순의 '삼고초려' 결과물
내정 당시부터 직무연관성 논란에도 밀어붙이기 인사
시민단체들 "검증 시스템,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이사의 ‘성추행’ ‘폭언’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박원순 시장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박현정 대표는 지난해 1월 시향 대표로 내정될 당시 직무 연관성이 없는 인사로 박 시장의 ‘코드 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박 대표는 서울대 교육학과, 하버드대 사회학과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고 삼성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삼성화재 고객관리 파트장, 삼성생명 경영기획그룹장·마케팅전략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교향악단과 관련된 직무 경험이 전무한 셈이다.
하지만 서울시 측에서는 이 같은 박 시장의 ‘낙하산 인사’와 관련, 정명훈 감독이 음악적인 부분을 총괄하고 박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역할을 나눠 맡는 것이 좋다는 판단아래 영입을 결정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서울시향 대표로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박 시장과 박 대표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하지만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박 대표가 전 사무국 직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시향 측은 3일 ‘성추행’과 ‘폭언’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명예훼손과 관련된 법률 검토 후 입장을 내놓겠다며 기자회견 일정을 미뤘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박 시장이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18곳 가운데 7개 기관에 선거관련 인사를 임명한 전력에 대해서도 검증 절차가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도시철도공사, 세종문화회관, 서울여성가족재단 등에는 과거 박원순 선거대책본부에서 중책을 맡았던 인물들이 기관장 혹은 임원급으로 임명된 바 있다. 또한 농수산식품공사와 서울시복지재단 기관장도 박 시장 지지성명을 낸 바 있다.
또한 박원순 시장은 취임이후 시장실, 정무부시장실 등에 과거 박 시장과 연결돼 있던 NGO 관계자 상당수를 특별 채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3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박 대표 취임이후 상당수의 사무국 직원이 그만 두고 이런 내용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서울 산하 기관장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검증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지자체장 같은 경우 선거로 바뀔 때마다 주변 혹은 산하기관에 측근을 심는 경향이 있다”면서 “또 최근에 관피아, 측근인사, 보은인사 논란이 심한 상황인데 더욱이 직무연관성이 없는 사람을 앉혔다는 것은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의 ‘성추행’과 ‘폭언’ 의혹이 불거지자 네티즌들도 박 시장의 인사에 의문을 표했다.
트위터리안 '@krli*****'는 "서울시향 조폭 박현정이 음악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경영 분야라는데 그것도 박원순이 통사정해서 모셨다니 어디에 쓰려고 짱 박아 놓았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네이버 아이디 'jkoj****'은 박 대표를 "박원순 시장의 낙하산"이라고 지칭했고, 또 다른 아이디 'lyhl****'은 "또 박원순표 낙하산이 문제네... 그 밥에 그 나물이지"라며 혀를 찼다.
네이버 아이디 'ober****'은 "경력을 보니 삼성생명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여성인데 왜 음악도 모르는 여자를 저런 자리에 앉히는지?"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 측에서는 논란이 불거지자 박 대표와 관련, 사실여부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감사원도 박 대표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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