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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변'의 차기환 '언론 5적'에서 '대리기사 변호인'까지


입력 2014.12.28 10:01 수정 2014.12.31 10:22        목용재 기자

<인터뷰>"행변, 민변에 필적하는 단체로 만들고싶다"

"김현 측, 대리기사 폭행사건 CCTV 보고 폭행 부인"

차기환 변호사.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차기환 변호사.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언론 5적(敵)이라고 비난 받았던 내가 이렇게 시민사회로부터 상을 받으니 감개무량하다. 아이들에게 해줄 얘기가 생겼다."

'세월호 특별법 및 폭행사건', '통합진보당 해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최근 굵직한 사안에 대해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는 차기환(51) 변호사가 지난달 10일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수여한 '올해의 바른사회를 지키는 아름다운 사람상'을 수상하며 밝힌 소감이다.

우정합동법률사무소의 공동대표이자 ‘행복한 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행변)의 창립 멤버인 차 변호사는 이날 바른사회시민회의로부터 언론의 공정성 확보와 민주·법치주의 확립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의 바른사회를 지키는 아름다운 사람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9년 '언론 5적'으로 수많은 지탄을 받았던 차 변호사였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차 변호사는 최근 ‘행복한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창립 멤버로서 대한민국의 발전상과 현대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을 바로잡는 활동에 적극 나서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일부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 전 집행부와 대리기사 간 불거진 ‘폭행사건’에 연루된 대리기사에게 무료 변론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통합진보당 해산의 당위성,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불합리성 등을 사회 각계에 전파하느라 올 한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로 임명되면서 “언론 5적”, “정권의 나팔수” 등 맹비난을 받은 받았지만 여전히 그는 뚝심 있게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걷고 있다.

차 변호사는 지난 2009년 8월부터 현재까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방문진 이사로 처음 임명될 당시 “MBC는 노영방송”이라고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언론5적’으로 낙인 찍혔다. ‘MBC 민영화 추진’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그에 대한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차 변호사는 지난 2008년 MBC의 광우병 보도가 좌편향적이고 선동적이었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MBC를 비판한 바 있다. 특히 방문진 이사 선임이후 MBC 경영진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공영방송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노조와 함께하는 것”이라는 당시 보도본부장의 답변이 돌아오자 충격을 받았다.

차기환 변호사.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차기환 변호사.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차 변호사는 최근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노조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언론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편향된 ‘노영방송’ 체제로는 회사가 발전할 수 없다고 비판했었다”면서 “MBC의 위상이 미래에도 현재와 같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으로 올바르고 신뢰할 수 있는 유익한 보도를 주장했지만 ‘노영방송’ 발언으로 이미 난 언론5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아이들이 중고등학생 때였는데 ‘동방신기’를 검색하면 꼭 나와 관련된 내용들이 연결돼 검색됐다. 때문에 아이들이 ‘아빠 왜 이렇게 나와’라고 묻기도 했다”면서 “당시 ‘동방신기’ 검색에 내가 왜 연결돼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좋은 일 하는 거니까 신경쓰지마’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최근 NGO로부터 언론공정성을 위해 활동하고 있고, ‘바른사회’를 만들어가는데 큰 공로를 하고 있다며 상을 받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해줄 말이 생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차 변호사는 최근 창립한 ‘행변’을 통해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자랑스러워하고 법치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젊은 변호사 양성을 향후 과제로 꼽고 있다. 변호사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단체로 자리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 대응할 만한 변호사 단체를 만들어야 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차 변호사는 “앞으로는 젊은 변호사들을 양성해 그들이 10년 후에는 행변의 주축으로 활동할 수 있게끔 하려고 한다”면서 “변호사로서 법률뿐아니라 현대사와 자유민주주의를 공부하고 이를 통해 한국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인식을 사회에 심는 역할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변은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이념’이 있고 이를 공유해 나가기 때문에 성장했던 것”이라면서 “우리도 우리의 이념을 정립하고 이를 공유하는 노력을 통해 보수 사회에서의 수요를 충족시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활동이 활발한데, 한 때는 ‘언론5적’으로 지탄 받은 적도 있다. 당시 상황이 어땠나.

"2009년 8월 방문진 이사로 임명됐다. 이에 앞서 1년 전 MBC의 광우병 보도가 있었다. 당시 보도가 너무 좌편향적이고 선동적이었으며 팩트에 충실하지도 않았다. 이는 언론으로서 본분을 망각했기 때문에 ‘노영방송’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언론5적으로 지목됐다."

-당시 노영방송이라고 강하게 문제 삼을 만한 일이 있었나.

"광우병 보도도 있었고, 2008년 방문진 이사 선임이후 MBC 경영진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당시 보도본부장에게 질문했었다. ‘공영방송 요체가 무엇이냐’라고. 그랬더니 ‘노조와 함께하는 것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대답이 상징적인 의미 아닌가.

물론 직원들의 권익과 복지를 위해서 회사에 노조는 있어야 하지만 이 같은 대답은 경영진이 노조에 좌지우지 되거나 편승하고 있다는 것인데 과연 이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들었다."

-당시 개혁작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충돌이 있었을 것 같다.

"당시 엄기영 사장이 ‘뉴MBC 플랜’을 내놓으며 시정해보겠다고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당시 저는 언론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편향된 보도를 하면서 회사가 발전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MBC의 가치가 향후에도 현재와 같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난 이미 ‘언론5적’이었다."

-당시 언론5적으로 시끄러웠는데, 가족들 반응은?

"그때 아이들이 동방신기를 검색하면 나와 관련된 내용이 함께 떴다.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아이들이 ‘아빠 왜 (아빠가) 이렇게 나와?’라고 물어보면 ‘아빠가 옳은일 하고 있으니까 신경쓰지 말아라’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나 스스로도 기분이 안 좋았다. 하지만 최근 언론공정성에 기여했다고 바른사회시민회의에서 상을 받으니 아이들에게 ‘그때 아빠가 한 일이 틀린 것이 아니었다’라는 말을 해줄 수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최근에는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전 단원고 유가족 집행부와 대리 기사간 폭행 사건에서 대리기사 측 무료변호를 맡고 있다. 계기가 뭔가.

"지난 8월말 뜻이 맞는 변호사들이 모여 대한민국 현대사를 긍정하는 시각에서 바라보는 변호사 단체를 만들어보자고 만나서 논의를 하던 중에 일이 터졌다. 그런데 돌아가는 정황을 보니 피해자와 목격자가 오히려 가해자가 되버릴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의로운 행동을 한 목격자들은 쌍방폭행자로 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피해자인 대리기사를 돕기로 했다."

-현재 상황과 핵심 쟁점이 뭔가.

"검찰에 기소의견이 송치된 상태고 검찰에서는 대리기사, 목격자 등을 불러 조사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12월 중순 즈음에는 김현 의원도 부를 예정인 것으로 안다.

핵심쟁점은 아무래도 김 의원이 공동폭행에 가담했는지 여부다. 우리나라 법률 중에 폭력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2조 2항에 보면 2인 이상 공동폭행하는 경우, 처벌하게 돼있다.

여러 사람이 연루된 싸움은 여러 형태가 있는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김 의원이 주먹질은 하지 않았더라도 시비의 발단을 제공하고 싸움을 말리지 않았다면 실제 폭행을 가한 사람들과 공동으로 책임을 묻게 돼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은 언쟁만 있었을 뿐, 자신은 때리지도 않았고 폭행 장면을 보지도 못했다는 식으로 폭행의 공동성을 부인하고 있다."

차기환 변호사.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차기환 변호사.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아무래도 상대가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법정공방을 벌이는데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

"당시 사건현장 주변의 많은 분들이 증언을 했기 때문에 무혐의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염려되는 점은 폭행사건에 연루된 김 의원과 단원고 유가족 측이 '대리기사를 직접 때리지는 않고 실랑이만 벌였다'고 주장하는 근거를 확보했는지 여부다.

추정컨대 당시 사건은 17일 새벽에 터졌고, 연루된 유가족들은 19일 검찰에 출두했다. 이들이 18일 사건 현장조사를 했던 것으로 아는데 아마도 CCTV의 위치와 CCTV에 담긴 영상을 확인하고 직접 폭행을 부인하는 것 같다. CCTV에 본격적인 구타 장면이 찍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CCTV 사각에서 벌어진 폭행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는 말인가.

"우선 상대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대리기사와는 ‘실랑이’ 목격자들과는 ‘쌍방폭행’이라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대리기사가 갈비뼈에 금이 갈 정도로 맞았다면 ‘심하게 때리지 않았다’는 식으로 폭행행위를 축소시켜 말 할텐데 상대측은 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김 의원과 단원고 유가족 측이 CCTV 영상을 통해 직접 구타 장면이 찍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올해 변호사 단체인 ‘행변’을 만들었는데, 그 취지는 무엇인가.

"식민지였던 나라가 광복, 민주화,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가 없다. 우리 아버지 세대와 우리나라 체제가 긍정적인 점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것인데 이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가 이뤄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북한과 이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은 체제와 리더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면을 알리기 위해 창립됐다. 이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싶은 변호사들이 행변에 참여하겠다면 적극 환영할 것이다."

-한마디로 보수 변호사 단체인데, 진보 변호사 단체의 대표격인 ‘민변’에 비해 보수 변호사 사회는 조용하다. 이런 이유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

"민변 핵심 멤버들은 이념이 있다. 부정적인 의미의 이념이 아니라 구현해야 하는 보편적 가치의 이념을 말한다. 민변은 이 이념을 공유하며 단체를 이끌어왔다. 보수 변호사 단체는 단지 ‘생활’만 했을 뿐이다.

또한 민변은 소속변호사들에게 해당 자신들의 이념 하에 수익 창출 아이템을 잘 발굴하고 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민변의 인력이 정부나 국회로 상당수 진출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롤모델을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것이 현재 민변을 이끌고 있는 추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변호사들에게 민변이 인기가 있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젊은 변호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행변을 만들고 움직이면서 (보수)시민사회 수요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상당수 변호사들이 일거리가 없어서 고민할 것 같은데,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봤다가 수백 명에게 명예훼손으로 당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개인인권 수호, 안보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차원에서 이런 사람들을 돕는 것이 행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민변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지만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이 이럴 수 있나.

북한 전체주의체제 비판과 한국 자유민주주의 체제 옹호, 대한민국 안보 등 이런 가치를 중시하는 변호인들의 미래가 곧 펼쳐질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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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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