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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과민반응? 비활동기간 훈련 논란 해결책은


입력 2014.12.16 17:17 수정 2014.12.16 17:23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넥센 홈구장 훈련 사진 공개되며 논란 증폭

'지옥 훈련' 대명사 한화 김성근 감독에 불똥

선수협(회장 서재응)은 비활동기간 훈련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말 비활동기간 합동훈련이 또 도마에 오르고 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넥센 구단이 규정을 어기고 합동훈련을 시행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선수협은 "정확한 진상 파악 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중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최근 한 매체에서 넥센이 코칭스태프와 일부 선수들이 홈 구장에서 훈련하는 장면을 보도한 것에 대한 조치였다.

이에 넥센은 "선수들의 자율훈련이었을 뿐, 구단 차원에서 강요한 훈련이 아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선수협이 넥센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대응을 예고한 이유는 당초 비활동기간 합동훈련을 엄격히 금지하기로 결의한 방침 때문이다.

선수협은 지난 2일 열린 2014년도 총회에서 여론의 비활동기간 준수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프로야구 규정에 명시된 선수들의 비활동기간은 12월1일부터 이듬해 1월15일까지로 선수들의 혹사를 방지하고, 프로답게 구단의 강요가 아닌 자율훈련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의도로 마련됐다.

선수협 주장이 명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선수들에게 휴식만큼이나 훈련이 더 절실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미 프로에서 자리를 잡은 선수들이나 스타급들에게는 장기레이스를 마치고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직 성장이 더 필요한 신인이나 무명 선수들, 혹은 재활 선수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현실이다.

선수 본인은 훈련을 하고 싶은데 비활동기간이라고 운동에 손을 놓는다면 기존 선수들과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 개인훈련만으로는 코치들의 지도와 구단의 지원을 받는 단체훈련에 비해 효율성도 떨어지고, 개인적 비용부담도 평범한 선수들에게는 부담스럽기 마찬가지다.

실질적으로 선수협이 비활동기간 훈련에 반대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선수협의 입장은 현재 연봉이 10개월로 지급되고 있는 것은 노조 출범을 막기 위한 구단의 편법이라는 설명이다.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활동기간 훈련금지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형평성이 무너져 모든 구단들이 강제로 훈련을 시키려고 할 것이고, 선수협의 목소리가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더구나 논란의 불똥은 ‘지옥 훈련’의 대명사 한화의 김성근 감독에게로 향하고 있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성근 감독님이 12월에도 오키나와에서 선수들을 훈련에 참가시키려 하셨다. 김성근 감독님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협의 비활동기간 합동훈련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 부임한 시기와도 관련이 있다.

김 감독은 비시즌에도 강훈련을 통해 선수들을 성장시켜야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이미 한화는 김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일본 오키나와에서 강도 높은 마무리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당초 비활동기간에도 벌금을 감수하며 합동훈련을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선수협이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결국 한발 물러섰다.

야구계에서도 이번 사태는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많은 팬들 중에는 선수협의 주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협의 스타급 선수들이 과연 평범한 선수들의 고충을 얼마나 헤아리고 있느냐는 따가운 시선도 있다. 무조건적인 강경보다는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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