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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등등 김정은, 인권 역공 하면할수록 자충수 왜?


입력 2015.03.03 08:05 수정 2015.03.03 08:20        하윤아 기자

북한인권단체들 "수많은 탈북자 증언도 다 거짓?"

북 스스로 인권 문제 해명해야 할 상황 자초해

2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럽 유엔본부에서 제28차 유엔인권이사회가 개막한 가운데, 국내 북한인권단체들이 일부 탈북자의 증언 내용 일부 오류 인정 등을 사례로 들며 인권결의안 무효화를 주장할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대해 비판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수많은 탈북자 증언이 다 거짓이라고? 계속 인권유린에 대해 발뺌하려면 북한 스스로 검증에 나서야 한다.”

일부 탈북자의 증언 오류를 거론하며 참혹한 인권 실태를 줄곧 부인해 온 북한이 2일 개막한 제28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인권유린은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인권 문제에서 발뺌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 북한인권단체들은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의를 오로지 ‘거짓말’로만 몰고 가려는 북한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은 지난 1월 17일 한 탈북자가 과거 수용소 생활을 담은 자서전 일부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실토했다는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가 나온 후 탈북자의 거짓 증언을 집중 공략하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와 북한인권결의안 전체를 전면 부정하고 있다.

이에 안명철 NK워치 대표는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정치범수용소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려고 하다 보니 계속 탈북자가 말을 잘못한 것을 두고 꼬투리를 잡고 있다”며 “그러나 문제는 그 탈북자가 18호 출신이냐, 14호 출신이냐가 아니라 그 외에도 수많은 증언자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북한은 수용소와 관련한 COI 보고서에 대한 반응은 일절 없고 원초적으로 계속 (수용소가) 없다고만 한다. 위성자료와 증언자료가 다 있는데도 인정을 안 하고 있는 것”이라며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탈북자의 증언이 거짓이라는 데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려 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면서 아울러 수용소 등에서 자행되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 유린 상황을 지적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있는 모양새를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거짓 증언을 꼬투리 잡아 COI 보고서 전체 내용을 부정하려고 하니 북한 입장에서는 계속 이를 물고 늘어질 수밖에 없다”며 오는 27일까지 계속되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탈북자의 거짓말을 문제 삼으며 COI 보고서 내용과 결의안을 무효화하고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용상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국장 역시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과거 김정일 체제와 다르게 김정은 체제에서는 외부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증언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쪽으로 공격 또는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사무국장은 “한 탈북자의 증언과 그 내용이 파급효과가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이 이야기하는 북한의 인권유린 사례가 무수히 많고 이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국제사회가 COI 보고서의 내용이나 그 정당성을 뒤엎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탈북자들이 더욱 객관적으로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진술하고 스스로 허위·과장 증언을 자제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이를 통해 탈북자 증언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일부는 북한이 탈북자 거짓 증언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수용소의 존재를 부정하는 데 적극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관련, 결국에는 북한 당국 스스로에게 불리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사무국장은 “사실상 북한의 전략으로서는 거짓 증언을 공략한 것이 유효했다고 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북한이 자충수를 뒀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수용소가 없다’는 주장에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물론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증언한 수많은 희생자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는 설명이다.

권 사무국장은 “인권 유린 실태가 그야말로 다 알려진 현 시점에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인권 상황을 언급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볼 때 북한과 공개적인 장소에서 인권문제를 논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스스로 정치범수용소가 없다는 것에 대해 검증해야 할 상황을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체적인 하나의 증언이 거짓이라면 그 거짓 증언이 나오게 된 사회적·시스템적 배경도 모두 거짓인지 물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리가 할 일은 명백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빌려 북한이 직접 이에 대해 해명하도록 공개석상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월 29일 논평을 통해 “보고서 작성 시 증언자로 나섰던 신 씨가 거짓 증언을 했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서 미국 ‘인권 소동’의 허황성과 반동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미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들은 신 씨 등의 거짓말에 기초해 ‘인권 결의’를 날조한 것에 대해 당장 사죄하고 (결의를) 취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와 마이클 커비 전 COI 위원장,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등은 관련 당국과 관계자들은 북한에서 지속적인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나 탈출 직전까지 살았다고 주장해 온 탈북자 북한인권운동가인 신동혁 씨는 지난 1월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 내용 중 탈출을 모의한 어머니와 형을 고발했던 곳이 14호 수용소가 아니라 18호 수용소라고 오류를 시인했으며, 13세 때 수용소를 탈출했다가 다시 잡혀 고문을 당했다는 기술에 대해서도 20세 때의 일이었다고 증언을 번복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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