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권노갑 비밀 회동…'문재인 사퇴' 논의?
동교동계 중심으로 '문재인 책임론' 재점화 양상
동교동계 좌장인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의원이 8일 단독 회동을 하고 문재인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4·29 재보선 패배에 대한 '문 대표 책임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복수의 야권 인사들은 이날 회동에서 권 고문과 박 의원이 재보선 패배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지만,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이 돌발 사퇴를 선언하면서 한층 심각해진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서 권 고문은 문 대표가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퇴까지 주장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재보선 패배 직후 관련 언급을 자제해온 박 의원 역시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조치로는 부족하다"며 "문 대표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면 안 된다"고 문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이같은 발언이 문 대표의 사퇴를 의미하는 것인지 묻자 "그런 노골적 표현보다는 '그런 결정은 문 대표가 잘 해야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밝혀 우회적으로 문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어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잘하겠다는 걸로는 용납이 안 된다. 문 대표는 책임지고 국민과 당원 앞에 의사를 밝혀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앞서 지난 6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광주서을)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문 대표에 대해 "정치지도자는 책임질 일이 있으면 국민 앞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문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 여사가 "선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고 발언한 이후에 사퇴 요구 분위기가 잦아들었다.
그러나 이날 권 고문과 박 의원의 회동을 계기로 동교동계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방안이 다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서 이 여사가 "동교동계를 운운하는 것은 남편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동교동계 인사들의 입장 표명이 어느 정도에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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