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거짓말 말고 정직하게 살라" 일침...누굴 향해?
JP화보집 운정 출판기념회서 "다시 돌아봐도 정치는 허업"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14일 "정직하고 따뜻하게 살아 나가길 희구한다"고 말했다. 이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이완구 전 총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JP화보집 운정 김종필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이 전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불거진 '거짓말 논란'으로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정치 후배들에게 한 말씀'을 부탁하자 "정치를 하려면 때로는 편의상 말도 바꿀 수도 있지만 절대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며 "그건 아주 젊은 사람들 명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한 나라가 걸어가는데 늘 평탄하고 행복한 걸음이 계속 될 순 없다"며 "우리 국민들이 사기를 잃지 않고 힘차게 전진해 나가는 대한민국. 얼마나 좋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정계 후배들을 향해 "지금대로 가면 된다"며 "지금대로 노력하고 정진하면 된다. 오늘날의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그저 고맙단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이 세상은 정말 고마운 세상이다. 고마운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나갈 수 있는 그런 국민들이 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다"며 "그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고맙다"는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김 전 총리는 이날 답사를 통해 "여러 국면을 지나면서 발전된 조국을 보며 그래도 역사는 우리 편이란 생각을 해본다. 역사는 어긋나고 비틀거리더라도 결국은 정의를 향해 나간다는 사실을 경험했다"며 "지금 비록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역사 앞에 떳떳하다고 자부한다"고 본인의 정치 인생을 평가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본인의 좌우명으로 '사무사(思無邪·생각에 사특함이 없이 진실함)'를 꼽으며 "사(邪)를 버리고 정(正)을 취할 때 역사는 우리 편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다만 "책자를 출간하는 이즈음에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고도 걱정을 끼친 저의 정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정치는 허업이라는 생각을 다시 떠올린다"며 "정치의 열매를 국민에게 충분하게 돌려드리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후손들이 선인들이 못다한 미완의 과제를 이어서 성취해 줄 것을 기원한다"며 "화보집을 발행하고 한 달 째 지나온 길을 더듬어 봤다. 영욕이 있었지만 어려움이 더 많았던 과정"이라고 돌아봤다.
김 전 총리는 "혁명과 근대화 초기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서 바쳤던 정열은 지금 생각해도 대단했던 것 같다"며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두 손을 다 들어 못할지 모른다"고도 말했다.
한편 김 전 총리가 휠체어에 몸을 싣고 행사장에 들어오는 순간 행사장에 모여 있던 참석자들은 박수 갈채를 쏟아냈다. 90세의 노구임에는 그가 여전히 한국 정치사의 중요한 인물임을 역설하는 순간이었다.
출판기념회 행사장 연단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화환이 서 있었고 그 옆에는 의전 서열 1위인 정의화 국회의장 화환이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모이기 시작한 사람들은 김 전 총리가 도착하고 행사가 시작된 2시 40분께는 약 300여명 가량이 모였다. 행사장에 놓여 있는 의자에는 빈자리를 찾을 수가 없었고 행사장 관계자는 서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여분의 빈 의자를 더 가져와야 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여분 정도 자리를 함께 했고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은 입장하는 김 전 총리와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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