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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탐사 해저로봇 ‘크랩스터’ 문화재 발굴 성공


입력 2015.06.01 23:06 수정 2015.06.01 23:12        이소희 기자

6개다리와 로봇팔로 해저서 유물 회수, 심해 6000m 조사 수행할 CR6000개발 착수

다관절 복합이동 해저로봇 ‘크랩스터’ CR200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세계 최초로 최대 규모의 해저보행 로봇이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돼 최근 성공적으로 4차 수중시험을 마쳤다.

한국형 수중로봇 기술 개발로 태어난 다관절 복합이동 해저로봇 ‘크랩스터’는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을 계기로 국내 서해안의 강한 조류와 혼탁한 시계, 심한 수온차이 등의 특수한 환경에서의 탐사를 목적으로 연구·개발됐다.

해양수산부가 총 연구비 200억 원을 투입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5년 여 간에 걸쳐 완성한 해저로봇 크랩스터 CR200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현장에도 한달 간 구난지원에 나서 세월호 형상 수중 음파 촬영과 세월호 주변 물체를 식별하는 등의 해저조사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를 이어 지난 4~5월에는 태안 마도해역에서 금속탐지기를 탑재하고 해저로 내려가 문화재 탐사와 유물 회수 및 땅속 문화재 발굴 시험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해저로봇은 사람이 직접 내려갈 수 없는 최대 수심 200m까지 운용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서해안과 남해안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속도가 빠르며, 서해안은 황하의 토사 유입으로 물이 탁하고 수온차가 심하다.

이 같은 환경 탐사를 위해 개발된 수중로봇이 ‘크랩스터(Crabster)’로, 크랩스터는 게(Crab)와 가재(Lobster)의 영문을 혼합해 만든 단어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게와 가재처럼 6개의 다리를 이용해 보행 또는 유영으로 이동하도록 개발됐다.

크랩스터의 길이는 2.45m, 폭 2.43m, 높이 1.3m다. 공기 중 중량이 650kg이며 수중에서는 150kg을 유지한다. 선상의 원격제어실, 진수인양장치, 해저로봇 크랩스터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고해상도 스캐닝 소나(675kHz)를 이용해 혼탁한 수중에서 100m 반경 이내의 물체를 탐지 할 수 있고, 초음파카메라를 이용해 전방 15m 이내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총 8대의 광학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주변의 광학 영상 촬영과 수심, 온도, 전도도, 수층별 유속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제공한다.

크랩스터의 6기의 다리 중 앞의 2기는 7관절로 이루어진 로봇팔 겸 다리로, 필요시 안쪽에 접혀있던 로봇팔을 펼쳐 샘플 채취 작업도 할 수 있다.

수중로봇과 크랩스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다족 보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무인잠수정(ROV)은 울퉁불퉁한 해저 지형에 자세가 기울어지고 강한 조류가 있을 시 밀림 현상으로 조종이 용이하지 않다.

자율무인잠수정(AUV)은 해저구조물과 침몰 선박 등에 근접지원과 직접적 작업 지원이 어렵다. 하지만 크랩스터는 여러 개의 다리를 이용해 수중유영과 해저 보행에 의한 이동이 가능해 울퉁불퉁한 해저 지형에서도 탐색이 가능하며 자세 조종을 통해 강한 조류에서도 밀리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로봇팔로 직접적인 해저 작업지원도 가능하다.

크랩스터 CR200이 지난해 세월호 참사 현장에 투입돼 수중 음파 촬영과 세월호 주변 물체를 식별하는 등 해저조사를 담당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크랩스터가 가지는 임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해양과학 조사로, 해저환경에서 다족 보행으로 이동함으로써 해저의 교란을 최소화하면서 해양 물리·화학·생물·지질 등 연구에 필요한 과학조사 데이터를 취득하고 필요한 샘플을 채취한다.

다른 하나는 해저구조물이나 침몰선박의 조사와 관찰이다. 해저구조물이나 침몰선박 등에 접근하고, 광학 및 음향 장비를 이용해 악시계 해저환경에 존재하는 구조물을 조사·관찰한다. 조사·관찰을 위해 필요한 와이어 절단, 그라인딩, 드릴링 등의 작업은 로봇팔로 수행할 수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앞으로 한차례 더 수중실험을 거쳐 CR200의 개발이 완료되면 심해 6000m에서 과학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크랩스터 CR6000 복합이동 해저로봇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전봉환 수중로봇연구실장은 “다관절 해저로봇 ‘크랩스터’의 개발은 불규칙하고 험한 해저를 근접 이동하면서 장·단기간 정밀 조사와 관측 및 샘플링 작업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바닷속 탐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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