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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민간잠수사 "트라우마 심리치료? 정부 말 뿐"


입력 2015.09.22 11:28 수정 2015.09.22 11:34        하윤아 기자

"우리는 모든 것에서 배제됐다" 신체적·정신적 고통 호소

2014년 4월 30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인근 사고 해역에 계류된 바지선 위에서 민간 잠수사들이 강한 조류로 인해 세월호 선체 가이드라인 설치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지난해 세월호 사고 직후 자원해 구조 작업에 참여한 일부 민간 잠수사들이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사고 이후 설립된 트라우마 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민간 잠수사로 활동했던 김관홍 씨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같이 일하던 형님 하나는 잠수 인생이 완전히 끊어졌고, 저와는 대리운전을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어떻게 죽을까 그 생각만 하면서 지낸다”고 심정을 밝혔다.

김 씨는 또 “(세월호 구조작업 이후) 몸이 많이 작살났다”며 “많이 다쳐서 3월까지는 소변이 내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됐다”고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씨를 비롯한 일부 민간 잠수사들이 정신적·신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정부가 약속했던 트라우마 센터에서의 심리치료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승선자에 한해 심리치료가 되는 것으로 돼 있었고, 저희(민간 잠수사) 같은 경우는 그 치료에서 배제가 됐고, 모든 것에서 배제가 됐다”며 “(심리치료를 받게 해주겠다는 것은) 정부의 말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5월 6일 구조작업에 투입된 민간 잠수사가 작업 중 사망한 사건에 대해 해경 측이 당시 선임 잠수사였던 공우영 잠수사를 업무상 과실치사로 고발한 상황을 전하며 “토사구팽도 토사구팽 정도지 이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김 씨는 “(민간 잠수사들은) 자기 일만 열심히 하고 마냥 행복했던 사람들인데, 양심의 울림 때문에 뛰어간 사람들이다”며 “그런데 결과론적으로는 저희가 죄인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실제 그는 1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 민간 잠수사들의 상황을 직접 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김 씨는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변호사를 샀는데, 그 당시는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고 어디도 하소연할 데가 없었다”며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하는 것도 맞지만 한 국민이 한 행동에 대해 억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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