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죽었어야' 한홍구 부친 한만년 "미련한 인간"
일간지에 칼럼 "애비된 도리로 다른 부모들에 면목 없어" 한탄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나기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죽었어야 했다고 발언하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과거 한 교수의 아버지인 한만년 일조각 사장이 쓴 자신 아들에 대한 비판 칼럼이 주목받고 있다.
16일 조갑제닷컴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세상을 떠난 한 사장은 1989년 7월 20일 국민일보 칼럼에 ‘막내, 넷째아들’인 한 교수를 언급하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바 있다.
이 칼럼을 통해 한 사장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앉을 만큼 화가 치밀고 놀라기도 하는 것은 아들 중의 막내인 넷째를 생각할 때”라면서 “석사과정을 끝내고 나서도 뭉그적거리고 박사과정에 입학을 안 할뿐더러 취직도 안하고 있어서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현대사연구가’라는 희한한 신분을 자처하며 글을 쓰고 TV에 나오며 부모형제조차 만나보기가 힘들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이러다가 안 되겠다 싶어 하루는 불러놓고 정색하며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내앞에 있는 애는 기대했던 이제까지의 터부를 깨고 미개척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는 날카로운 소장학자의 모습이 아니었다”면서 “애비가 새삼 발견한 아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슬프게도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그리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미련한 인간 그것이었다”고 자신의 아들을 비판했다.
그는 “6.25를 몸으로 겪은 부모가 김일성에게 품은 증오와 경계, 그리고 전쟁통에 죽고 다치고 피난다닌 너무나도 현실적인 공포를 이른바 ‘구세대’의 상투적인 잔소리 정도로 치부했다”면서 “민중에 대한 지식인의 사명을 입에 담으면서도 정작 자기 스스로의 주장에 대한 회의라고는 전혀 없는 뱃속 편한 지적 기능인의 모습이었다”고 꼬집었다.
한 사장은 이 칼럼을 통해 한홍구 교수의 △사료를 다루는 기술과 해석할 안목이 부족한 점 △무수한 선학들의 시행착오와 업적을 등한시한 ‘우물 안 개구리’가 된 점 △무지한데서 비롯한 자신감과 용기에서 나오는 문제점 △부족한 능력으로 강연을 다닌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 사장은 “가만히 보자하니 저 혼자 정신 못차리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건 남의 자식까지도 혼란시키고 있는 것으로 애비된 도리로서 다른 부모들에게도 면목이 없다”면서 “타일러 보았지만 도무지 호두껍질이 단단한 자기 세계 속에 웅크리고 들어앉은 상태라 쇠귀에 경읽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도 끔찍한 것은 혹시라도 자식이 너무 늦게 제 미련함을 깨닫거나 혹은 끝끝내 깨닫지 못한 채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제 인생을 낭비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라면서 “그런 시나리오의 전개 속에서 비록 자식에게 버림받더라도 그 자식을 끝내 버릴 수도 없는 것이 부모의 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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