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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역사왜곡 사례 1위는 "제주4.3은 통일정부 수립운동"


입력 2015.10.19 18:13 수정 2015.10.19 18:15        박진여 기자

자경원 주최 '학자들이 뽑은 최악의 역사왜곡 사례 15선'

양동안 "제주 4.3 때 민간인이 진압군 학살한 사실 은폐"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이 현 검인정 교과서의 역사 왜곡 사례를 고발하고 나섰다. ⓒ데일리안
제주4.3평화공원에 위치한 제주4.3평화기념관 내부 전시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이 현 검인정 교과서의 역사 왜곡 사례를 고발하고 나섰다. 특히 제주4.3사건에 대해 그 원인과 사건 자체가 명백히 ‘폭동’임에도 불구하고 ‘무장봉기’로 미화해 공권력을 폄하했다는 것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양동안 한국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19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국사교과서 실패-연속세미나 제3차 학자들이 뽑은 최악의 역사왜곡 사례 15선’이라는 제하의 토론회서 “현 검인정 교과서들은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왜곡하고 있다”며 특히 제주4.3사건의 원인, 명명, 사실관계 은폐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양동안 명예교수에 따르면 제주4.3사건은 △‘무장봉기’가 아닌 ‘폭동’ △3.1절 기념시위와 거의 관계없이 남한 단독선거 반대 투쟁의 일환 △민간인이 진압군을 참혹하게 학살한 사실은 은폐됐다는 설명이다.

양 명예교수가 이 같은 사실을 고발하기 위해 제시한 자료는 천재교육(309쪽) 교과서의 ‘정부 수립을 전후한 갈등’ 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해당 자료를 보면 “1947년 3.1절 기념 시위에서 경찰의 발포로 사상자가 발생하자, 제주도민들은 이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관리들까지 가담한 총파업을 일으켰다. 미군정은 육지에서 경찰과 우익 청년 단체를 파견하여 이를 진압하였다. 이 과정에서 많은 주민이 가혹한 탄압을 받아 미군정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에 양 명예교수는 “제시된 내용만 보면 이 사건이 마치 1947년 3.1절 기념 시위서 경찰의 발포로 사상자가 발생해 일어난 것처럼 서술돼있지만, 사실 남로당이 1948년 2월 본격적으로 투쟁할 것을 지정한 남한단독선거 반대 투쟁의 일환으로 일어난 것”이라며 “거의 관계도 없는 3.1절 기념시위를 앞에 내세워 이 사건의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없게 기술해 놨다”고 개탄했다.

이어 양 명예교수는 ‘진압군의 가혹한 민간인 탄압’에 대해 “진압군이 민간인을 많이 학살한 것처럼 기술해놓고 당시 폭도나 반란군들이 경찰과 민간인들을 참혹하게 학살한 사실은 기술하지 않고 있다”면서 “어떻게 보면 진압군의 민간인학살은 애초에 폭도와 반란군들이 민간인을 참혹히 학살한 것에 대한 보복적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사건 관련 다수의 교과서들이 진압군 보복의 원인 제공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공권력 집행을 주민탄압으로 왜곡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고발했다.

또한 양 명예교수는 “거의 모든 검인정 교과서들이 ‘제주4.3사건’을 ‘폭동’이나 ‘반란’이 아닌 통일정부수립운동으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관련 자료를 보면 “이러한 가운데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주도아래 남한만의 단독 선거 반대와 통일정부수립을 주장하는 무장 봉기가 일어났다”고 기술돼 있다.

양 명예교수는 “현재 다수의 역사교과서들이 제주4.3사건이 ‘폭동’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무장봉기’, ‘저항’, ‘항쟁’ 등 긍정적 뉘앙스를 풍길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교과서를 보면 ‘통일정부수립운동’이라는 말을 포함해 이 사건을 ‘폭동’이나 ‘반란’으로 보지 않고 통일정부수립운동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양 명예교수는 현재 역사교과서들의 ‘북한 미화’ 논란과 관련해 △주체사상 미화 △대한민국은 ‘정부’수립 북한은 ‘공화국’수립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사실상 정부’로 표기한 것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먼저 양 명예교수는 ‘주체사상’관 관련해 “교과서만 보면 주체사상의 ‘자주성’을 부각해 사람중심의 사상에 포커스를 맞춰 누가 봐도 좋은 사상으로 보이게 기술했다”며 “북한 사람들의 애매모호한 서술을 갖다 옮겨놔 ‘주체사상은 자주노선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등장해 사상, 경제, 국방, 외교 등에서 대중의 자주성을 실현시키기 위함’이라는 등 ‘자주성’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명예교수에 따르면 북한 ‘주체사상’은 인민대중이 자발적으로 노력하면 공산주의혁명과정에서 부딪히는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 말은 결국 인민대중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수령과 당의 명령에 절대복종하게 하게 해 인민의 노력을 최대한 착취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 즉 수령의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주체사상의 본질과 핵심은 어디에도 기술해놓지 않고 ‘공산주의혁명사상’이라는 내용을 쏙 뺀 채 ‘자주성’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 명예교수는 검인정 교과서 ‘북한미화’와 관련해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고 표기해놓고 북한은 1948년 9월 9일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이 선포됐다고 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수립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하게 표현해놓고 북은 공화국이 수립됐다고 명확히 표기해 학생들이 국가설립연도를 바로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개탄했다.

더불어 그는 해당 교과서들에 기술된 “1946년 2월, 북에서는 소련의 후원 하에 김일성을 위원장으로 하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라는 ‘사실상 정부’를 구성해 무상몰수·무상분배·토지개혁을 단행했다”는 내용을 짚어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는 ‘사실상 정부’가 아니라 북한에서 만들어진 최초 단독정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두고 ‘우리 정부’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고, 오늘날 북 역사책에서 이 위원회는 ‘우리조선민족이 최초로 세운 인민민주주의독재정권이다’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고 근거를 더했다.

이어 양 명예교수는 “남북 사이에서 정부를 먼저 만든 건 북한으로 따라서 사회변혁조치를 먼저 취해 이질화를 먼저 시킨 것도 북한”이라며 “이로인해 남북사이 분단을 초래하게 한 1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다는 건 명백한 역사적 사실인데 그걸 뒤엎기 위해 이처럼 왜곡서술을 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명예교수은 “북한의 의도는 남한이 먼저 정부를 수립해 남쪽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덮어씌우는 것”이라며 “북조선인민위원회의 앞전 ‘임시’자 붙인 임시정부의 사실을 감추면서 북에서 먼저 선거가 있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모르게 만들어놔 선거는 남한에서 먼저 있었고 남한에서 정부가 먼저 수립돼 남한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덮어씌우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 “북한 사람들의 논리대로라면 그건 북한의 정부가 아니고 남북한 전체의 정부”라며 “북한이 남북한 전체의 정부 명분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만들었다는 논리를 우리가 잘 알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소개된 역사 왜곡 15선은 다음과 같다. △공권력 집행을 주민 탄압으로 (천재교육 P.309) △이승만은 분단의 원흉? (두산동아 P.270) △친일파 청산 가로막은 이승만? (비상교육 P.352) △북한의 농지개혁 좋아요! 대한민국 농지개혁 나빠요? (두산동아 P.276) △대한민국의 초라한 정부수립 VS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거창한 수립 선포 (두산동아 P.273) △소련과 중국의 전쟁 개입은 지원으로 미화, UN군 참전은 국제전 확대의 원흉으로 (천재교육 P.312) △소련의 원조는 선? 미국의 원조는 악? (미래엔 P.321) △읽다보면 주체사상은 좋은 사상? (금성출판사 P.407) △로동신문 사설 싣고 자주노선은 좋다? (천재교육 P.329) △북한 천리마 운동 찬양 (두산동아 P.286) △헬북한과 남한을 동일시? (두산동아 P.282) △대한민국 경제성장은 反국민, 외국 자본의 착취 역사? (미래엔 P.329) △대한민국 경제개발은 반노동자적? 정경유착? (미래엔 P.340) △기업인은 부도덕? 일방적 매도 (미래엔 P.340) △산업화 과정을 정경유착으로 매도 (천재교육 P.333)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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